北, 6.15공동행사 무산 이어 ‘메르스’ 거론 대남 비방…“그 따위 나발 불어대는가”
  • ▲ 인민군 병원을 찾은 김정은. 북한은 의료환경이 열악하다는 말에 한국의 '메르스'를 들고 나와 대남비방을 하고 있다. ⓒ北선전매체 캡쳐
    ▲ 인민군 병원을 찾은 김정은. 북한은 의료환경이 열악하다는 말에 한국의 '메르스'를 들고 나와 대남비방을 하고 있다. ⓒ北선전매체 캡쳐


    북한이 이번에는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를 대남 비방의 소재로 들고 나왔다. 비방의 주요 대상은 정의화 국회의장이다.

    北선전매체 ‘노동신문’은 지난 8일 ‘주제넘은 넋두리’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메르스’ 확산을 두고 한국을 맹비난했다.

    ‘노동신문’은 “최근 남조선에서는 호흡기성 전염병이 급속히 퍼져 사람들을 극도의 불안과 공포 속에 몰아넣고 있다”면서 “이런 판에 도대체 누구보고 험담질인가”라며 열을 올렸다.

    ‘노동신문’이 ‘험담질’의 주역으로 지목한 사람은 정의화 국회의장. 지난 5월 29일 ‘남북 보건의료 교류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하면서 “남북 간에 보건의료 교류협력이 활성화되면 열악한 의료 현실에 있는 북한 주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일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발끈한 것이다.

    ‘노동신문’은 “(정의화 의장은) 열악한 의료 현실이니, 공화국 주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이니 하며 우리의 존엄높은 사회주의 제도를 터무니없이 헐뜯었다”고 주장하며 “괴뢰 국회의장이 우리를 걸고든 것은 참으로 주책머리 없는 행실”이라고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이어 한국에서 ‘메르스’가 확산되는 상황을 거론한 뒤 “도대체 저들의 험악한 현실을 보기나 하고 그 따위 나발을 불어대느냐”며 난리를 피웠다.

    ‘노동신문’이 이처럼 북한의 의료 환경을 지적한 데 대해 열을 올리는 것은 김정은의 성격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2014년 11월부터 ‘에볼라 바이러스 전염’을 이유로 6개월가량 모든 외국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북한 사람들의 해외여행도 금지한 김정은은 전염병에 대해 지나친 공포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메르스’ 확산에 대해서 북한은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개성공단에 출입경하는 한국 사람들을 검역하기 위한 열감지기 설치와 북한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마스크만 요청했다.

    이는 김정은이 ‘메르스’가 ‘비말감염’되는 전염병이라는 사실을 보고받은 뒤 이 문제를 ‘남남갈등’을 유발하는 대남 선전선동의 소재로 적합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