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모임, "호남 볼모로 한 추악한 지역주의 뒷거래"
  • ▲ 새정치연합 추미애 최고위원이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구 정태호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정 후보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새정치연합 추미애 최고위원이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구 정태호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정 후보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 조짐이 격화되고 있다.

    각 계파들이 선거지원 여부를 놓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인데,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분당론이 조기점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다. 

    추미애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은 8일 권노갑 상임고문의 '6대 4' 지분 발언에 대해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은 지분 챙기는데 있지 않다"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와 권 고문은 지난 7일 "선당후사로 재보선과 총선, 정권 교체까지 모든 힘을 합치고 나아가는데 뜻을 모았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생전에 '무엇보다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4.29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당 정치 관행상 당 운영은 주류 60%, 비주류 40%로 배합한 관행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을 놓고 일각에선 "호남을 볼모로 한 추악한 지역주의 뒷거래"라는 비난이 나왔다. 

    추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권 고문의 발언을 언급하며 "지지 세력의 뜻을 받들고 챙기라는 것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언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 분의 뜻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채 묘소 앞에서 분열의 결의를 하는 것은 왜곡된 것"이라며 동교동계의 앞선 '지지 반대' 결정과 권 고문의'지분 챙기기' 발언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이 생전에도 사후에도 당신 자신의 지분을 챙기라는 것에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지 세력을 규합하여 전체 국민을 이끌고 나가는 세상을 만들라는 것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이었음을 우리 모두가 헤아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권 노문을 정면 겨냥하고 나선 것이다. 

    추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정동영 후보와 관련해 "권 고문이 정동영 후보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이렇게 하는 것은 정공법이 아니다"며 "싸우면서 6대 4 나눠먹기 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현재) 친노가 배타적이라는 울분이 있는 만큼 (김대중 정권 당시에는) 대통령 이름으로 사랑방 정치하는 동교동 가신에 대해 정풍운동이 일어났었고 나도 그 일원이었다"며 "그건 그 때 옳았던 것이고 그게 있어서 당이 쇄신됐지만 (그 뒤) 분열로 당이 망했던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탈당한 정동영, 천정배 후보에 대해서도 "두 분이 (야권) 분열에 앞장서고 있다"며 "그 분들의 잘못은 분열을 선동한 것"이라고 답했다.

     

  • ▲ 지난해 11월 새정치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이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답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지난해 11월 새정치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이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답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권 고문은 추 최고위원의 비난에 대해 "추미애 의원이 한 참 모르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다분히 감정적인 공방이 오고감에 따라 당내 내부 분열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권 고문은 "당이 잘 운영되고 통합되려면 (지분을 나눠야 한다)"며 "(1991년 9월) 이기택 대표와 (야권) 통합했을때도 당시 (꼬마민주당은) 5석 밖에 없었지만 당직과 기타 공천을 50대 50으로 (공평하게) 배분했다"며 과거사례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우리 당(새정치연합)도 독점을 해선 안된다"며 "19대 국회 때 (친노가) 완전히 독점을 하지 않았느냐. 전국구 22명을 (공천)할 때도 거기에 비주류는 전혀 없었다"며 반박했다.

    권 고문은 정동영 후보에 대해 "정풍운동 후 정 후보가 우리 집에 와서 (정풍운동에) 동참한 것은 잘못됐다고 했었다"며 "(정 후보가 사과했는데) 추 최고위원이 이런 말을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추 최고위원과 권 고문의 이 같은 언쟁에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대동단결하자는 뜻으로 받아들여 달라"며 "권 고문의 말씀이나 추 최고위원의 이야기도 우리가 더 대동단결하자는 말씀을 한 번 더 강조해주신 것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사태를 수습하는데 애썼다.

    한편, 권 고문의 발언에 대해 정동영 서울 관악을 후보가 속한 '국민모임'은 "최근 '친노 후보'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인사들이 새정치연합 후보 지지로 돌아선 데는 추악한 지역주의 지분 나눠먹기가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더불어 "중도보수 노선으로의 급선회로 새누리당 우경화 따라하기도 모자라 이제는 추악한 지역주의 뒷거래까지 일삼고 있다"며 "새정치연합은 이런 지역주의와 구태정치를 이용한 옛날식 선거를 포기하고, 노선과 가치에 따른 정정당당한 선거에 임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