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묘역서 "친노 돕는 것은 안 된다" 거센 항의 쏟아져
  • ▲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과 권노갑 상임고문이 7일 오전 동작동 국립현충원 DJ 묘역에서 열린 참배에 나란히 참석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과 권노갑 상임고문이 7일 오전 동작동 국립현충원 DJ 묘역에서 열린 참배에 나란히 참석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동교동계가 4·29 재보선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여진(餘震)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7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동교동계의 재보선 지원 여부와 관련된 논란을 종식시키겠다"며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정신으로 당의 승리를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핵심 인사들은 이날 오전 매주 화요일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리는 고 김대중 대통령(DJ) 묘역 참배에 참석했다.

    권노갑 고문은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과의 문답을 통해 "당 지도부가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했어야 하는데 그 점은 아쉽다"면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 계실 때 무엇보다도 하나가 돼야 한다고 했고, 선당후사 정신은 변함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포로 자리를 옮긴 관계자들은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재보선 지원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재보선 지원 여부에 대한 결정을 박지원 전 원내대표에게 일임하기로 하고, 이에 따라 권노갑 상임고문이 이날 오후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독대(獨對)하는 등 숨가쁜 움직임이 이어졌다.

    최종적으로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기자간담회라는 형식을 통해 동교동계가 재보선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는 뜻은 밝혔지만, 지역에서의 반발이 이어지는 등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기세다.

    이날 DJ 묘역 참배가 끝난 뒤 권노갑 상임고문이 취재진과 회견하고 있을 때, 서울 관악을 지역의 새정치민주연합 당원들은 "친노(親盧)를 돕는 것은 안 된다" "친노를 돕는 것은 김대중 대통령을 욕보이는 일"이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관악을 당원들은 이후 "정태호 후보가 진정한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인가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지지를 철회한다"며 "4·29 보선에 (독자적인) 판단에 의한 행동을 할 것이며,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은 패권주의적 정당 운영을 하는 친노 세력에게 있음을 밝힌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낭독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권노갑 상임고문이 나섰음에도 동교동계 대다수 인사 사이에 잔존해 있는 불만 여론도 가라앉지 않을 모양새다. 이날 DJ 묘역 참배에 함께 한 김방림 전 의원은 "(문재인 대표가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밥 한 번 같이 먹었다고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라며 "(친노가) 지금까지 약속을 한 번도 지킨 적이 없는데…"라고 혀를 찼다. 이훈평 전 의원도 친노 지원에 대한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 새정치민주연합 관악을 지역 당원들이 7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DJ 묘역 참배가 끝난 직후 친노 정태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관악을 지역 당원들이 7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DJ 묘역 참배가 끝난 직후 친노 정태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정치연합 서울 관악을 지역의 한 당원은 이날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동교동계 재보선 지원' 의사를 밝힌 직후 〈뉴데일리〉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권노갑 상임고문이 우리 관악을 지역 당원들의 찢어지는 심정과 고뇌를 한 번이라도 제대로 경청하고 움직이시는지 모르겠다"며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심적으로 많은 부담이 있을텐데, 정태호 후보가 만족할 수준의 지원이 이뤄지겠느냐"고 의문을 표했다.

    이 당원은 "이 지역의 권리당원들은 모두 최소 30년 이상씩 민주당적을 가진 사람들"이라며 "누가 가라고 해서 가고, 오라고 해서 올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이 지역은 우리 당원들이 27년간 지켜온 곳인데 (친노 한명숙 지도부가 19대 총선에서 야권단일화를 통해 구 통진당 이상규 전 의원에게 넘겨줌으로써) 지난 3년간 얼마나 우리가 자존심을 상하고 아픔을 겪었는지 아느냐"며 "두 번 실수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며, 친노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나아가 "박지원(전 원내대표)이 온다고 해서 얼마나 움직이겠느냐"며 "오히려 잘 됐고, 우리들은 오늘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우리의 의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밝혀, 박지원 전 원내대표나 권노갑 상임고문이 격려 방문이나 지원 유세를 왔을 때 모종의 행동을 취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관악을 지역당원 명의의 '우리의 결의' 전문

    우리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투명한 당 운영과 지난 3월 경선의 여론조작 사건을 규탄하며 아래와 같이 결의한다.

    1.
    2012년 관악을에서 이정희에 의해 저질러진 여론조작 사건과 야권 야합은 우리 모두를 비탄에 빠뜨린 중대범죄였다.

    2015년 3월 경선의 여론조작 사건은 2012년 이정희 여론조작 사건과 동일한 사건으로 간주하며 우리 모두는 이에 극한 분노를 표한다.

    이에 2번씩이나 저질러진 이러한 중대범죄를 당 차원에서 척결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
    금번 경선에서 우리는 현장 권리당원 투표에서 승리했음에도 조작된 여론조사 결과에 분패한 김희철 전 의원과 같이 분노를 표하며, 많은 의혹을 가진 불투명한 정태호 후보가 진정한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인가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

    금번 경선 비리의 당사자인 정태호 후보의 진정성 있는 응답이 없는 한 그의 지지를 철회한다.

    3.
    동교동 인사 분들이 존경하는 고 김대중 대통령 묘역에서 결의한 「친노 지원 불가의 원칙」이 이행될 수 있도록 박지원 대표의 결단을 바란다.

    4.
    또한 박지원 전 대표는 우리 당원들의 찢어지는 심정과 고뇌를 깊이 고려해 정태호 후보 지원을 즉각 철회해 주기를 요청한다. 이에 우리 당원들은 박지원 대표와의 대화의 시간을 요청한다.

    5.
    우리는 지난 경선에 있었던 여론조작 사건의 진실이 규명되기를 바라며, 철저하고 투명한 규명이 없는 한 금번 4·29 보선에 우리의 판단에 의한 행동을 할 것이며,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은 여론조사 조작과 패권주의적 정당운영을 하는 친노 세력에게 있음을 밝히며 이에 결의한다.

    2015년 4월 6일
    새정치민주연합 관악을 지역당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