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오신환 나선 신사시장 함께 돌아봤더니
  • ▲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8일 구름 같은 청중이 몰린 가운데 열렸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8일 구름 같은 청중이 몰린 가운데 열렸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8일 오후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최근 잇달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계속해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오신환 후보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듯 구름 같은 청중이 모였다.

    과연 '오신환 대세론'의 실체는 있을까. 27년간 현 여당 후보의 여의도 입성을 허용치 않았던 관악을의 바닥 여론은 정말 움직이고 있는 것일까.

    선거사무소에서 흡족한 미소를 띄고 "(청중이) 와도 와도 너무 많이 왔다"며 쩌렁쩌렁하게 "잃어버린 27년 장기불황의 관악에서 이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고 선언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은 개소식이 끝난 뒤 오신환 후보, 나경원 서울시당위원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과 함께 신사시장을 방문했다.

    신사시장에서 이들 행렬을 마주친 관악을 유권자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을까. 〈뉴데일리〉 취재진이 시장에서 유권자들과의 일대일 접촉을 통해 지역 민심을 들어봤다.

    ◆"어깨 축 쳐져서 선거하던 여당… 이번엔 표정 밝고 기운 쌩쌩해"

    스스로 새누리당 지지자라고 밝힌 유모(58)씨는 이름이 밝혀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이 지역에서는 여당 지지자라고 알려지면 사업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 유 씨의 말이다.

    그런 유 씨도 이번 보궐선거는 초반 분위기가 다르다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여기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선거운동기간에도 힘이 하나도 없었다"며 "어차피 지는 선거니까"라고 털어놨다.

    유 씨는 방금 지나간 김무성 대표~오신환 후보 일행을 힐끗 뒤돌아보더니 "하지만 이번엔 표정이 밝고 기운이 쌩쌩한 게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세훈 (전) 시장이 나선 것도 새누리당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여기 신사시장이 오세훈 시장 때 지붕(아케이드)을 씌웠기 때문에 장사하시는 분들이 오 시장은 다 안다"고 설명했다.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과 오신환 후보가 8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끝난 뒤 신사시장을 둘러보며 파안대소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과 오신환 후보가 8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끝난 뒤 신사시장을 둘러보며 파안대소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투표는 꼭 한다… 이번 선거 달라질 것"

    시장통 한켠에 자리잡고 있던 김무성 대표~오신환 후보 일행을 피해 돌아가던 사람 한 명이 "투표도 안 할텐데 선거 때만 되면 불편하다"고 푸념을 했다. 그러자 옆에 있는 서모(58)씨는 대뜸 동행인을 나무라며 "투표는 꼭 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서 씨는 지역 민심을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더라"며 "굳이 그런 (정치) 이야기들을…"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가족들끼리는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남들하고는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말을) 하느냐"고 덧붙였다.

    가족들끼리 선거 관련 대화를 나눌 때는 어떤 후보에 관심을 갖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비밀"이라고 웃으면서도 "이번 선거는 그동안의 선거하고는 좀 틀려지지 않을까"라고 여운을 남겼다.

    ◆"지역 위해 열심히 일할 사람 뽑겠다"

    신사시장에서 반찬 가게를 하는 김모(56)씨는 오신환 후보 행렬에 함께 있던 오세훈 전 시장을 보자 "어, 안녕하세요"라며 반갑게 목소리를 높였다.

    김 씨는 "오세훈 (전) 시장이 시장하실 때 아케이드를 해줘서 편리한 점이 많아졌다"며 "오신환 후보도 가까이서 보니 믿음직하고 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보궐선거에 대해 어떤 이야기들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대선도 아닌데, 크게 관심들이 없는 것 같다"면서도 "나는 (보궐선거에 관심이) 많다. 투표는 꼭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김 씨는 투표 기준에 대해 "신림동을 위해 열심히 일해주실 분을 원한다"며 "여기 (시장)에도 선거 때만 왕래하는 게 아니라, 평소에 와서 안부도 물어주고 어려움도 들어줄 수 있는 그런 의원을 뽑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과 오신환 후보가 8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끝난 뒤 신사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과 오신환 후보가 8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끝난 뒤 신사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대선까지 나갔던 사람이 뭘 1년짜리를 하겠다고"

    스스로 "이 동네 토박이"라고 소개한 이모(72)씨는 대뜸 "아이고, 한나라당 걱정할 것 없어. 성과가 좋을 거야"라고 말했다. 취재진을 김무성 대표~오신환 후보 행렬 끄트머리에 있는 선거운동원으로 혼동한 듯 했다.

    기자라고 신분을 밝힌 뒤에도 미심쩍은 듯이 위아래로 훑어보며 "기자도 여당편, 야당편이 있는 것 아니냐"며 "JTBC 보니까 여당편 기자, 야당편 기자가 있는 것 같던데…"라고 말했다.

    이 씨는 지역 민심을 묻는 질문에 "다들 신경들을 별로 안 쓰더라"며 "1년짜리잖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출마 후보를 다 아느냐는 질문에 "한나라당 오세훈이… 아니, 오신환! 정태호, 정동영이, 이상규!"라고 하나씩 손가락을 꼽으며 줄줄 읊었다.

    이 씨는 그 중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에 대해서는 "그 사람은 여기 안 나왔어야 돼"라며 "대선까지 나갔던 사람이 뭘 1년짜리를 하겠다고 나오느냐"고 말했다.

    그는 "투표는 꼭 할 것"이라면서도 주변 사람들의 여론에 대해서는 "나이 먹은 사람들이 누가 정치 이야기를 하느냐"고 입을 다물었다.

    ◆"3년 전에 김희철 찍어… 젊은 사람들은 생각이 없다"

    김무성 대표~오신환 후보 행렬과 지나쳐 나오던 김모(65)씨는 "네 명(김무성 대표·오신환 후보·나경원 서울시당위원장·오세훈 전 서울시장)하고 악수를 다 했다"며 다소 들떠 있었다.

    신사동(구 신림4동)에서 30년 살았다는 김 씨는 이 지역이 야권 강세 지역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다더라"며 "신문하고 테레비(TV)에서 27년 (동안 야당 후보만 당선)이라 그러더라"고 '남의 동네' 이야기하듯 했다.

    그러면서도 김 씨는 스스로도 "솔직히 3년 전에 김희철 씨를 찍었다"며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는 새누리당을 찍을 것"이라며 그 이유로 지역 발전을 들었다.

    김 씨는 "(관악)갑구는 재개발이 돼서 동네가 확 변했다"며 "젊은 사람들은 이 동네에서 계속 살 생각이 없다보니 (지역 발전) 생각이 없이 막 찍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민심에 대해서는 "주부들이 활동 범위가 얼마나 폭넓겠느냐만은 보궐선거가 다가오니 말들을 많이 한다"며 "(국민모임) 정동영 씨는 철새라 한다 다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