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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8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김무성 대표최고위원, 김태호·이인제·이정현 최고위원, 이군현 사무총장, 나경원 서울시당위원장 등 핵심당직자가 참석한 가운데 개소식을 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인고의 세월을 견뎌온 지역 정치인도 격세지감에 새삼 놀랐다. 그의 미소 속에서는 승리의 예감에 따른 웃음과, '이기는 곳에 사람 몰리는' 정치판의 냉정한 세태에 따른 다소간의 쓴웃음이 섞여 있었다.
장동식 관악구의회 부의장은 9일 〈뉴데일리〉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며 최고위원들이 그렇게 한 명도 빠짐없이 여기 관악에 몰려온 것은 처음 봤다"고 털어놨다.
장동식 부의장은 "여기는 선거할 때 그렇게 박근혜 대표(당시) 한 번만 와달라고 당에 사정사정해도 안 왔던 곳"이라며 "옆의 동작까지는 다녀가셨는데 끝내 관악에는 안 오셨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선거 판세가) 백중인 곳이 많은데 여기까지 오겠느냐"며 "나같아도 (안 왔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말대로 서울 관악을은 '현 여권의 무덤'. 27년간 현 여권에서 국회의원을 한 번도 배출하지 못했다. 장동식 부의장은 "나도 (관악을에서 5선을 한 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의원 측으로부터 회유도 많이 받았다"면서도 "나는 원래 혼자서 가는 스타일이라 끝까지 (지역을) 지켜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러한 '여권의 무덤'에 김무성 대표최고위원, 김태호·이인제·이정현 최고위원, 이군현 사무총장 등 새누리당 핵심당직자들이 총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8일 열렸던 오신환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때 있었던 일이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선두가 계속되자, 이기는 곳으로 사람이 몰리는 선거판 '인력의 법칙'이 작용하기 시작했다는 평이다.
여론조사는 민심을 반영하지만, 역으로 유권자가 여론조사 결과에 반응하기도 한다. 최근 오신환 후보 선거사무소는 항상 찾아드는 사람들로 시끌시끌하다. 캠프 관계자들은 "조용히 (선거 관련) 대화 좀 나눌라치면 옥상으로 올라가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9일 오신환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온 한 지역주민은 경전철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어 캠프 관계자들을 난감하게 했다. "경전철이 구체적으로 어디서 어디로 뚫리는 것이냐" "확실히 예산을 가져올 수 있느냐"는 날카로운 질문들이 이어졌다.
내내 뭔가 못마땅한 모습으로 방명록 작성도 거절한 이 주민은 선거사무소를 나서면서 비로소 본심을 밝혔다. "하도 개발이 안 돼서 집을 팔고 이사 가려다가 여당 후보가 당선돼 경전철이 놓일까 싶어서 그냥 좀 더 살아볼까 한다"며 "나는 평생에 새누리당 후보 사무소에 와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지역주민들도 그가 내건 공약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반증이다. 선거판 '인력의 법칙'은 당 중진들 뿐만 아니라 지역 유권자들도 끌어당긴다.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핵심 당직자가 총출동하고 평범한 유권자들이 선거사무소를 들락거리는 것은 이른바 '되는 모습'"이라며 "전형적으로 흥하는 캠프의 모습인 것 같다"고 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