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강경파, 청문회 개최에 강력 반발...최종 임명 미지수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는 노영민 의원.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는 노영민 의원. ⓒ이종현 기자ⓒ


    굳게 닫혔던 국회 인사청문회의 문이 두 달 만에 열릴 예정이다.

    지난 1월 말부터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했던 야당이 청문회를 개최키로 24일 결정하면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오전 비공개 원내대책회의에서 박상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국민적 정서를 수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강경파에 이끌려 국회 의사일정을 발목잡던 야당이 비판 여론 악화에 결국 청문회 개최로 선회한 것이다. 박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지 62일 만이다. 인사청문회의 일정을 잡기까지만 꼬박 두 달이 넘게 걸린 것이다. 

    하지만 청문회가 열리더라도 박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거쳐 대법관으로 최종 임명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강경파 의원들이 여전히 박 후보자 임명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새정치민주연합 내 '386' 출신 강경파 의원들은, 박 후보자의 28년 전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 수사팀 참여 경력을 문제 삼으면서 '청문회 보이콧'으로 당 지도부를 이끌어왔다. 

    이날 오전 회의에서도 새정치연합의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청문회 개최에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청문회 개최 가닥 소식을 전하면서 "(당내 분위기는) 청문회 통해 낙마시키자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에서 (박 후보자가 대법관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직까지 단 한 명도 없다"고 했다. 

    특히 박 대변인은 "박상옥 후보자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관련해 국민이나 유가족에게 사과하지 않았는데, 그런 부분을 청문회를 통해 밝히겠다"고 주장했다. 청문회장에서의 전방위 공세를 예고한 것이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오후 구체적 청문회 일정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를 가졌다. 새누리당은 "3월 중에는 꼭 청문회를 해야 한다. 3월 이내 청문회를 한다고 하면 30일밖에 시간이 없다"며 조속한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야당의 국회 의사일정 지연으로 대법관 공석 사태 등 국민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박 후보자는 신영철 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난 1월 21일 임명 제청됐다. 신영철 대법관이 지난달 17일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것을 감안하면, '대법관 공석' 사태는 한 달 보름가량이나 계속된 셈이다.

    대법관의 경우 국회 본회의의 표결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에 '대법관 공석 사태'는 4월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청문회가 개최되더라도 박 후보자를 향한 야당의 낙마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법관 공석 사태가 장기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