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아시안컵까지 이동국 부상 회복‥미지수
  • ▲ 이동국 선수.ⓒ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 이동국 선수.ⓒ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뉴데일리 스포츠】국내 프로축구(K리그)에서 30경기에 출전해 13득점 6도움으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동국(35·전북 현대 모터스)이 부상으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0·독일)은 지난 3일 요르단(14일)과 이란(18일) 원정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동국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그의 부상과 부재를 안타까워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공격수 자원은 박주영(29·알샤밥)과 김신욱(26·울산 현대)이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 나섰다 부상을 당한 김신욱은 올 시즌 더 이상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기대 이하의 실력을 보여준 박주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박주영은 잉글랜드, 스페인 등 소위 '빅리그'라고 불리는 해외 무대에서 주목을 받았던 선수였다. 2005년에는 K리그에서 손꼽히는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박주영은 '빅리그' 진출 후 주전 경쟁에 밀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에 소속된 팀으로 옮겼다. 

    ◇ 중요한 건 아시안컵…'원톱'이 필요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가장 최근 발표한 전 세계 국가대표팀 순위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66위에 올라있다. 아시아에서도 선두 자리는 이란에게 뺏겼고 일본과의 라이벌도 이젠 아니다. 이란과 일본은 각각 세계 순위에서 51위와 52위를 달리면서 아시아 국가 중 압도적인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우리가 FIFA 순위를 올리는데 가장 필요한 건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14일과 18일에 열리는 두 차례 평가전은 사실상 FIFA 순위에 크게 중요하지 않다. 아시안컵, 월드컵 등에서 만들어내는 성적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정통파 공격수, 이동국의 자리를 채울 수 있는 대체 자원은 김신욱이 유일하다. 김신욱은 K리그에서 올 시즌 20경기에 나서 9골을 기록했다. 부상이 아니었다면 올 시즌 이동국을 넘어섰을 것이라는 게 축구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김신욱의 부상 정도는 이동국에 비해 심각하다.

  • ▲ 울리 슈틸리케 감독.ⓒ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 울리 슈틸리케 감독.ⓒ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동국의 부재로 박주영을 선택했고 어쩔 수 없이 공격 전술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원톱(One Top)'이 아닌 '제로톱(Zero Top)' 전술로 요르단·이란과의 평가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원톱'은 상대 골대와 가장 근접한 거리에서 수비수를 등지고 몸싸움을 벌여 공간을 만들어 내는 공격수를 의미한다. '원톱'은 몸싸움을 통해 만든 공간으로 슈팅과 패스를 연결한다. 몸싸움을 통해 공간을 만드는 포스트 플레이(Post Play)가 능한 공격수만이 '원톱'을 소화할 수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의 '원톱' 자원으로 이동국과 김신욱을 생각하고 있었고 두 선수가 부상으로 대표팀에 승선할 수 없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제로톱' 전술로 전환해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제로톱'은 변칙적인 전술이다. 그 어떤 팀도 변칙적인 전술만 가지고 경기에 임하지 않는다.

    '제로톱'은 몸 싸움이 능한 공격수가 만들어내는 공간을 대신해 공을 소유하는 능력이 뛰어난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짧은 패스를 통해 공간을 만들어 공격을 말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이번 두 차례 평가전은 선수들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제로톱'이라는 공격 전술을 사용할 수 있지만 FIFA 순위에 영향력을 미치는 내년 1월 아시안컵에는 분명 포스트 플레이(Post Play) 능력을 갖춘 '원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동국은 K리그에서 신인왕, 득점왕, 도움왕, 최우수선수(MVP) 등 4가지 개인 타이틀을 모두 석권하는 기염을 토해내며 해외 무대에 진출했지만 '빅리그'에서는 공격수로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2000년 독일 프로축구(분데스리가), 2006년 잉글랜드 프로축구(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해 30경기에 나서 무득점을 기록하며 K리그로 복귀했다. 

    하지만 이동국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서 공격수로 103경기에 나서 33개의 골을 기록했다. 이동국은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과 아시안컵 등에서 33개의 골 중 19득점을 올리며 아시아 무대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아시안컵을 위해 이동국을 선발할지 또 이동국의 부상에서 회복해서 경기 감각을 찾는 시간이 아시안컵 일정과 잘 맞물릴지가 66위로 추락한 FIFA 순위를 끌어올리고 일본과의 순위 차이를 좁히는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