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HD→QHD 디스플레이 경쟁 심화누구를 위한 스펙인가?... 눈 한계 뛰어 넘은 '오버스펙' 논란
  • ▲ 제조사들이 올해 스마트폰 경쟁을 QHD 디스플레이로 끌고가고 있다.ⓒLG디스플레이 제공
    ▲ 제조사들이 올해 스마트폰 경쟁을 QHD 디스플레이로 끌고가고 있다.ⓒLG디스플레이 제공

스마트폰 스펙경쟁이 '고화질'로 치닫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Q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출시시기를 놓고 신경전이 한창이다. QHD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워 이슈몰이를 하려면 경쟁사보다 빠르게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 고스펙 경쟁에 지친 제조사들이 이번에는 디스플레이에서 차별화를 꾀하려는 움직임이다. 

지난해만 해도 스마트폰 시장은 풀HD 경쟁으로 뜨거웠다. 1년 만에 한 단계 위인 QHD로 시장이 넘어가고 있으며, 내년쯤엔 UHD 스마트폰까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쯤 되니 스마트폰 경쟁이 고화질로 간다는데 이견은 없다. 

고화질은 픽셀수로 비교할 수 있다. 인치 당 얼마나 많은 픽셀(최소 단위의 점)이 들어갔는지를 나타내는 지표가 바로 ppi(pixel per inch)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화질이 좋다.

풀HD(1920X1080)는 픽셀수가 400ppi 이상이다. QHD(2560x1440)의 픽셀수는 500ppi를 넘어선다. 수치만 놓고 봐도 QHD가 풀HD보다 진화된 기술임은 분명하다. 제조사들이 QHD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에게 물었다. QHD와 풀HD를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고. 그는 "10대나 20대의 젊은층은 풀HD 이상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람의 눈은 더 미세한 차이를 잡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명처럼 실제 우리의 눈도 한 단계 높아진 디스플레이 기술을 구별할 수 있을까?. 

지난해 미국 유타대학 의학연구소 등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으로 사람이 확인할 수 있는 픽셀수는 291~437개 정도다. 최대 구별 가능한 게 437ppi인 셈이다. 제조사들이 탑재한 QHD는 500ppi로 사람이 구별 가능한 최대치를 넘어섰다. 

5인치대 작은 화면은 40인치 이상의 TV처럼 디스플레이 차이를 느끼는데 한계가 있다. 결국 QHD나 UHD 등의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보다 대형 화면에 걸맞는 기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5인치 스마트폰에 탑재된 QHD 디스플레이를 두고 '오버스펙'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LG전자는 이르면 이달 안에 QHD 스마트폰 'G3'를 출시한다. 삼성전자도 오는 6월쯤 QHD를 탑재한 '갤럭시S5 프라임'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논란과 함께 전자업계의 고화질 경쟁은 시작된 것이다. 

눈의 한계를 뛰어넘은 기술을 혁신이라고 인정해야 할지, 제조사들의 스펙경쟁으로 봐야할지 의문이다. 물론 판단은 소비자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