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로 구청장 '당원 불법 모집' 의혹, 선관위 신고 거쳐 경찰 이첩입당원서 '과제물'로 부르며 실적 관리 정황…공무원 연관 정황도
  • ▲ 이승로 성북구청장의 지난 2022년 선거 운동 모습. ⓒ뉴데일리DB
    ▲ 이승로 성북구청장의 지난 2022년 선거 운동 모습. ⓒ뉴데일리DB
    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이 공무원을 동원해 더불어민주당 당원을 모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당원 모집책들은 입당원서를 '과제물'이라는 은어로 칭하며 조직적으로 실적 관리까지 한 정황이 드러나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은 오는 6·3 지방선거 성북구청장 후보로 이 구청장을 확정한 상태다.

    18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구청장 측의 권리당원 불법 모집 의혹 사건은 지난 13일 선관위 신고를 거쳐 성북경찰서로 이첩됐으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신고는 이 구청장 측이 지난해 7~8월께 공무원 신분의 비서진 등을 활용해 조직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입당원서를 모집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특히 단순한 입당 독려 수준을 넘어 내부 단체대화방에서 모집 현황을 공유하고 누가 몇 명을 받아왔는지까지 관리한 정황이 확인됐다.
  • ▲ 입당원서 수거와 전달 정황이 담긴 단체대화방 화면 일부 ⓒ제보
    ▲ 입당원서 수거와 전달 정황이 담긴 단체대화방 화면 일부 ⓒ제보
    본보가 확보한 관련 단체대화방 일부 내용에는 입당원서를 직접 거론하는 대신 '과제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참여자들은 누가 몇 장을 확보했는지, 추가 확보가 가능한지 등을 주고받으며 실적을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모인 '과제물'을 이 구청장 측 비서진에게 전달했다는 대화도 확인된다.

    다른 대화방에서는 입당원서가 직접 거론되기도 한다. 한 참여자가 "입당원서 받으러 오라"고 하자 이 구청장 비서로 알려진 인물이 "알겠다"고 답한 내용이 확인된다. 이어 "이제 입당원서 필요 없냐"는 질문에 "필요하다"는 답과 함께 "한 바퀴 돌면서 한 번에 가져가려고 한다"는 답변이 오간다. 입당원서 모집과 수거가 개별적으로 이뤄진 게 아닌 일정한 체계 아래 관리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쟁점은 실제로 공무원 신분의 비서진이 당원 모집과 수거 과정에 관여했는지 또 이 과정이 이 구청장 측의 지시나 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공무원 조직이 특정 정당의 당원 모집에 개입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권리당원 확보가 당내 경선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입당 독려를 넘어 조직 선거 의혹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입당원서 수집이 이뤄진 지난해 7~8월은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경선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을 수 있는 시기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은 향후 경선 투표권과 직결되는 만큼 수사 과정에선 당시 모집된 입당원서가 실제 권리당원으로 이어졌는지, 그리고 특정 후보의 당내 기반을 넓히기 위한 목적이 있었는지도 함께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번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직 구청장 측이 공무원 조직을 활용해 당원 모집에 관여했다는 그림 자체가 지방선거 공정성 논란으로 직결될 수 있어서다. 

    특히 이 구청장이 이미 더불어민주당 성북구청장 후보로 확정된 상태인 만큼 선거 이후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당선무효나 직 상실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 구청장은 단체대화방에서 언급된 인물들이 당시 정무직 공무원이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당원 모집을 지시했거나 관련 사실을 보고받은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일부 인물들이 입당원서를 모아 정무직 직원들에서 주겠다고 한 경우가 있었던 것은 안다"면서도 "실제로 받은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선 7·8기를 함께한 인사와 최근 관계가 틀어지면서 악의를 갖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관계와 다른 부분이 많아 무고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