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2인, 절차적 하자 無" 고법 판결 잇따라"명확한 제한 없어 … 행정기관 기능 유지 타당"1월 PD수첩 사건서만 "합의제 본질 훼손" 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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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고등법원이 MBC 뉴스데스크 보도 관련 제재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방송통신위원회(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2인 체제 의결이 절차적으로 위법하지 않다"는 판결을 내렸다.
- ▲ YTN 사옥 전경. ⓒ뉴데일리
본지 취재 결과, 방통위 2인 체제 의결의 절차적 위법성을 다룬 최근 4건의 고등법원 판결 중 총 3건에서 '적법하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항소심 재판부 사이에 방통위 2인 체제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법리적 기류가 형성되면서, 최근 일부 1심 판결만을 내세워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처분을 즉각 '직권취소'하라고 압박해 온 정치권과 노동조합 등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고법 4곳 중 3곳 "방통위 2인 의결 적법"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서울고등법원 제8-1행정부는 MBC 뉴스데스크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인용 보도에 대한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 2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MBC가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1심과 동일하게 450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한 항소심 재판부는 "MBC가 객관성·공정성·균형성 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재판부가 해당 처분의 실체적 사유가 부족해 취소 판결을 내리긴 했으나, 제재를 의결한 방통위의 '2인 체제' 자체는 "위법하지 않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방통위 2인 체제 의결과 관련, 처분의 효력을 부정할 만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법률에 명확한 제한 규정이 없는 이상, 중앙행정기관의 기능 유지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러한 법원의 판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MBC 전용기 탑승 배제 보도 사건과, 올해 1월 YTN 김만배 녹취록 보도 사건을 판결한 항소심 재판부 역시 2인 체제를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등법원 제8-2행정부는 지난해 11월 28일 MBC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 처분 취소소송에서 MBC에 대한 방통위 제재가 부당하다고 판결했으나 "행정 기능 유지를 위해 일부 의원만으로 의결이 가능하고, 2인 체제에서도 서로 다른 의견 교환이 가능하다"며 2인 체제 의결을 적법하다고 봤다.
또 지난 1월 23일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를 인용한 YTN에 대한 방통위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린 서울고등법원 제1-1행정부는 "법령상 의사정족수(최소 3인 등)를 명문화한 규정이 없다"며 방통위가 2인 체제로 의결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해석했다.
항소심이 방통위 2인 체제를 두고 '합의제 행정기관의 본질이 훼손된 체제'라고 판단한 것은 올해 초 선고된 MBC PD수첩 사건 단 1건뿐이다. 지난 1월 21일 MBC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서울고등법원 제11-1행정부는 "방통위 상임위원 간 상호 견제와 통제를 통해 공정하고 균형 잡힌 결정을 했다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2인 방통위'의 절차적 문제성을 지적했다.
◆ 항소심 진행 중인데 '직권취소' 압박?
상황이 이러함에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언론노조 YTN지부는 방미통위를 향해 유진그룹의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을 직권취소하라는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가 지난해 11월 28일 YTN 우리사주조합이 방미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처분취소 소송에서 "방통위가 2인만 재적한 상태에서 의결한 것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으니, 정부 스스로 해당 승인을 무효화하라는 것이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관련된 국회 질의에 "검토해서 결론을 내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 상태다.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방송계 안팎에서 '체리 피킹(Cherry picking)' 즉, 입맛에 맞는 사례만 고르는 행위는 '법치행정'을 흔들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상급심에서 판결이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상황에서 처분청이 1심 결과만으로 결정을 번복하는 것은 행정의 일관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YTN 승인 취소 1심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미완의 판결'이다. 현재 보조참가인인 유진 측이 항소를 제기해 2심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게 방송 및 법조계 인사들의 중론이다.
◆ 국가 행정 신뢰도 하락 우려 … 방미통위, '원칙' 지켜야
행정법의 대원칙인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르면, 국가기관의 승인을 믿고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경영권을 인수한 민간 기업의 이익을 침해하면서까지 기존 처분을 뒤집으려면, 그 하자가 매우 중대하고 명백해야 한다.
유진그룹은 정부의 적법한 심사와 승인 절차를 거쳐 YTN을 인수했다. 사법부 최고 법원인 대법원의 교통정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적 압력에 떠밀려 승인을 취소한다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 침해이자 국가 행정에 대한 신뢰를 정부 스스로 짓밟는 결과를 낳는다.
만약 직권취소가 강행될 경우 유진 측은 효력정지 가처분 및 취소소송으로 맞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무리한 행정처분으로 인한 수백억 원대 국가배상 소송전이 벌어지는 것은 물론, 정책 결정권자를 향한 배임 고발 등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한 행정법 전문 변호사는 "YTN 건을 직권취소한다면 2인 체제에서 이뤄진 지상파방송 재허가 등 수십 건의 행정행위도 모두 취소해야 하는 모순에 빠진다"며 "방미통위는 얄팍한 정치적 외풍에 흔들릴 것이 아니라, 대법원의 최종 확정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존 처분을 유지하며 사법부의 판단을 차분히 기다리는 '법치행정'의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