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막는 방미심위, 검열기구 전락 우려고광헌, '허위 정보+정파적 게시물' 리트윗송요훈, MBC정상화위 완장‥ 동료 소환조사중립성 강화는커녕 '편향적 인사' 전면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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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성향 MBC노동조합(3노조)원들은 최승호 전 PD가 MBC의 새 사장으로 첫 출근한 2017년 12월 8일을 '학살의 날'이라고 부른다.
- ▲ 고광헌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이종현 기자
출근 첫날 그는 자신을 포함한 해고자 6명을 전원 복직시키고, 오정환 보도본부장을 비롯한 보도국의 국·부장단 전원을 보직해임했다. 배현진·이상현 앵커는 그날부로 방송에서 퇴출됐고, 언론노조가 주도한 총파업에 동참하지 않았던 80여 명의 기자들은 이때부터 취재·보도 일선에서 밀려났다.
최승호 체제가 된 MBC는 2018년 1월 'MBC정상화위원회'를 출범시켜 2008년 2월부터 김장겸 전 사장이 해임된 2017년 11월까지 사내에서 벌어진 ▲방송 독립성 침해 ▲사실의 은폐·왜곡 ▲부당한 업무지시 ▲방송 강령 위반 ▲부당 해고 및 징계 등의 인과 관계를 조사했다.
정상화위는 총 262명을 조사해 12명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는데, 이 중 8명은 MBC노동조합과 MBC공정방송노조(2노조) 노조원이었고, 나머지 4명은 비노조원, 정상화위 주도 세력인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MBC본부 노조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정상화위는 주로 2018년 언론노조 주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기자들을 조사대상자로 선정한 뒤 강압적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거나 조사에 불응하면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고, 지정된 장소에서 대기하지 않으면 무단결근 처리를 하겠다고 동료들을 압박했다.
조사에서 주된 질문은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부분이었고, 대부분의 조사는 피조사자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반헌법적 인권 유린으로 점철됐다.
정상화위의 강압적 조사 방식은 향후 사 측이 피해자들과의 소송에서 잇달아 패배하는 원인이 됐다. 정상화위가 직원들을 강제로 소환해 진술을 강요한 행위는 헌법상 '자기방어권'을 침해한 것이고 근로기준법 제7조 등의 취지에 반한다는 게 고등법원과 대법원이 내린 결론이었다.
당시 정상화위에서 실제 조사를 담당했던 송요훈 조사1실장이 지난 16일 초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
방미심위는 방송 내용과 인터넷 상의 불법·유해 정보를 심의하는 독립기구. 그 어떤 기관보다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요구되는 곳에서 그가 중책을 맡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과거 MBC에서 벌어졌던 편가르기와 보복, 인격 말살이 방미심위에서 되풀이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왔다.
MBC 사장 출신으로 정상화위의 '실체'와 '만행'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언론자유특별위원장)은 "송요훈은 문재인 정부 시절 법적 근거 없이 MBC 내에 설치된 이른바 '정상화위원회'의 조사실장을 맡아 조직을 난도질헸던 인물"이라며 "선후배를 갈라치고, 구성원을 줄 세우고, 모욕과 압박으로 인권을 짓밟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질타했다.
특정 진영의 시각으로 사람을 재단하고 낙인찍는 '사내 인민위원회'에 가까웠다는 지적을 받은 기구에서 '완장'을 차고 동료들을 핍박했던 인물에게 중책을 맡긴 것은 방미심위가 공정하고 중립적인 심의기구가 아니라, 보복과 숙청·검열을 실행하는 정치기구로 변질될 수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실제로 송요훈 전 MBC 기자를 사무총장에 임명한 고광헌 신임 방미심위원장의 최근 행태를 보면 이러한 우려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고 위원장은 과거 방심위 심의에 참여했던 김우석 상임위원에게 사실상 반성문을 요구했고, 방미심위 내부에 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고 공언했다. 독립성과 합의제 운영이 생명인 기관에서 특정 인사를 굴복시키고 내부 조사기구까지 만들겠다는 발상 자체가 이미 정상적 기관 운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 위원장과 송요훈 신임 방미심위 사무총장은 언론계 원로들이 모인 '언론탄압 저지와 언론개혁을 위한 시국회의(언론시국회의)' 소속으로, 각종 활동을 통해 편향된 정치관을 드러내 왔다.
고 위원장은 2012년 한겨레신문 고문 시절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공천에 신청하고, 2024년 좌파 매체인 '시민언론 민들레'의 후원위원장을 맡는가 하면, 이재명 후보 지지 성명(2022년)과 조국혁신당 지지선언문(2024년), 윤석열 정권 퇴진 촉구 시국선언문(2024년)에 '시인 고광헌(혹은 문화예술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2024년 더불어민주당 추천을 받아 재·보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으로 활동했던 송 사무총장은 2024년부터 '시민언론 민들레'에 정치 칼럼을 연재하며 극단적인 친민주·좌파 성향을 보여왔다.
숨길 수 없는 '정파성'도 문제지만, 두 사람은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에서 인권 유린적 조사를 강행해 직장을 사분오열시키거나(송요훈), '천안함 좌초설' 등 음모론을 담은 게시물을 리트윗한(고광헌) 심각한 흑역사를 갖고 있다. 공직자로서의 자질은 물론, '안보관'마저 의심되는 이들에게 표현의 자유와 공적 책임의 균형을 지키는 엄중한 직무를 맡겨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송 사무총장은 '시민언론 민들레'에 기고한 칼럼에서 "윤석열 치하의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장악위원회였고, 그 산하의 방송심의위원회는 사실상 방송검열위원회였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 글에서 그는 "염치는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라며 "염치를 모르면 이름값을 못 한다. 임기제는 임명권자의 눈치나 살피지 말고 각 기관의 임무에 맞게 소신껏 일하라는 것이지, 임기 동안에 네 맘대로 해도 된다는 '권한 오남용 자격증'이 아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고 위원장의 임명안을 재가하고, 고 위원장이 송 사무총장을 직권으로 임명한 이상 두 사람의 직무 수행은 막을 수 없게 됐다. 남은 건 이들이 자기편엔 한없이 관대하고 반대편엔 가혹한 이중잣대를 들이대지 않도록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뿐이다.
과연 두 사람이 임면권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방송의 독립성을 지키는 일에만 매진할지, 아니면 방송심의를 무기로 방송 전반을 통제하고 비판적 보도에 재갈을 물리는 '부역자'로 활동할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