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부활한 '포털뉴스 문지기'에 의문 증폭"구글 자연어 처리 모델로 표절기사 검증" 자신앞서 생산된 타 기사와 비교‥ 속보 부추길 우려표절기사와 보도자료 기반 기사 구분 가능 의문'자체 생산 기사' 비율, 신문법 30%↑보다 높아한 명이 많이 쓰면 감점, 기사 생산량은 늘려야
  • ▲ 네이버 뉴스제휴위원회가 새로운 뉴스제휴심사 및 운영규정을 발표하고 다음 달 3일부터 신규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 네이버 뉴스제휴위원회가 새로운 뉴스제휴심사 및 운영규정을 발표하고 다음 달 3일부터 신규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포털 뉴스 생태계'에 다시 한번 지각변동이 일어날 조짐이다. 오랫동안 '포털 입점' 심사를 주관하며 언론계의 '옥상옥(屋上屋)'으로 군림하다 활동을 중단했던 '뉴스제휴평가위원회(뉴스제평위)'가 만 3년 만에 활동을 재개하기로 한 것. 

    그동안 뉴스제평위가 카카오와 네이버의 뉴스제휴 업무를 맡았던 것과는 달리, 새로 출범한 '뉴스제휴위원회(뉴스제휴위)'는 네이버뉴스의 제휴 업무와 콘텐츠 심사만 담당한다. 기존 뉴스제평위에서 탈퇴한 카카오는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에 다음뉴스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뉴스제평위는 총 30명의 제평위원들이 포털 입점심사와 운영평가를 함께 진행했는데, 이번 뉴스제휴위는 정책기구와 심사기구로 역할과 구성을 분리해 운영한다. 

    11명으로 구성된 정책위원회가 제정한 뉴스제휴위 규정에 따르면 300~500명 규모의 전문가 풀단(Pool Group)에서 포털 입점심사를 맡는 제휴심사위원 53명과, 입점된 언론사들을 평가하는 운영평가위원 15명을 뽑아 운영한다.

    제휴심사 시 반영하는 정량·정성평가는 기존 2 : 8에서 5 : 5 비율로 조정됐다. 심사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심사위원들의 견해가 반영되는 정성평가 비율을 낮췄다는 게 뉴스제휴위 측의 설명이다.

    네이버뉴스 신규 제휴 신청 접수는 내달 3일부터 시작한다. 4~5월부터 심사에 들어가 3개월에서 최대 6개월까지 심사를 마치면 오는 올해 3~4분기경에 심사 결과가 발표될 전망이다.

    신규 제휴심사는 매년 1회, 제휴사 운영평가는 매달 1회 진행한다. 뉴스제휴위 측은 "기존 제휴심사는 반기 별로 이뤄졌으나 연속 신청이 불가능해, 1년에 한 번 신청하는 새 규정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 '자체 생산 기사'가 많아야 유리


    20일 뉴스제휴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내달부터 이뤄지는 네이버 신규 제휴심사에선 정량평가가 대폭 강화됐다. 

    정량평가는 기사의 생산은 물론, 신문법과 개인정보 보호법 등 법령에서 요구하는 기본적 운영 사항 준수 등 언론사의 기본 역량에 대한 항목으로 구성됐다.

    총 50점이 배정되며, 언론사가 제출한 자료가 정량평가 기준에 부합할 경우 배정된 점수를 부여한다. 정량평가 점수는 제휴심사위원의 검수와 확인절차를 거쳐 확정되며, 합산 점수 또는 항목별 점수가 기준을 충족한 언론사에 한해 정성평가를 진행한다.

    정량평가에선 자체 생산 기사(전체 기사 중 '유사도 높은 기사'를 제외한 기사)가 많아야 유리하다. 유사도 높은 기사는 기사의 전체 문장 중 '유사도 높은 문장' 비율이 60%를 넘는 기사를 가리키며, 유사도 높은 문장은 앞서 생산된 다른 기사의 문장과 비교 시 '유사점수(cosine 유사도)'가 0.9를 넘는 문장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네이버에 전송된 기사 중 해당 기사보다 앞서 전송된 다른 기사와 (문장 유사도 비교 기술을 사용해) 문장 단위로 비교한 결과, 문장 간 유사도가 90% 이상인 문장의 비중이 기사 전체 문장의 60% 이상 되면 페널티를 받는 유사도 높은 기사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 한 달간 '자체 생산 기사' 비율이 50% 이하면 '0점'


    또 월별로 각각 산정한 자체 생산 기사 비율이 50%를 넘지 못할 경우 0점을 받는 조항도 포함됐다. 신문법에 따르면 인터넷신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주간 단위로 뉴스의 30% 이상을 자체 생산해야 하는데, 뉴스제휴위는 이보다 더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어 네이버의 진입 장벽을 높인 셈이 됐다.

    특히 자체 생산 기사 비율이 55%를 초과한 언론사에는 1점부터 15점까지 다양한 점수가 붙는데, 신문·방송·인터넷신문 별로 '월 최소 기사 생산량'을 채워야 하기에 언론사 입장에선 일정 수준 이상의 기사량을 소화하면서도 자체 생산 기사 비율을 높여야 하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

    일례로 5개 이상 카테고리 제휴를 신청한 일간지는 월 최소 400건 이상의 기사를 써야 하며, 5개 이상 카테고리 제휴를 신청한 주간지와 월간지는 한 달간 각각 월 최소 100건과 50건 이상의 기사를 송고해야 한다. 

    반면 신청한 뉴스 카테고리가 4개 이하일 경우는 상대적으로 월 최소 기사 생산량이 적다. 따라서 '울며 겨자 먹기'로, 보유한 카테고리보다 적은 갯수를 신청하는 언론사들이 등장할 수도 있다.

    네이버 입점으로 사세확장을 노리는 언론사 입장에선 5개 이상 카테고리 신청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 기자 한 명이 기사를 너무 많이 써도 '감점'

    '1인당 기사 생산량'의 적정 수준을 따지는 항목이 정량평가에 들어간 것도 특이할만 하다. 

    1인당 기사 생산량이란 '대상 기자'가 실제로 생산한 총 기사량을 '대상 기자'의 월 단위 재직 기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월간 평균 기사 생산량을 의미하는데, '소속 기자'의 1인당 기사 생산량이 일정한 기준값(기존 '제휴 언론사' 기자 1인당 월 평균 기사 생산량을 산술평균한 수치)을 초과할 경우, 해당 기자의 수에 따라 감점하는 항목이 이번 정량평가에 포함됐다.

    결론적으로 네이버뉴스 신규 제휴를 원하는 언론사는 △기자 1인당 월간 과도하게 많은 기사를 쓰면 안 되고 △그러면서도 월간 기사 생산량은 채워야 하며 △월간 송고된 기사 중 절반 이상을 자체 생산 기사로 채워야 하는 대단히 어려운 난제를 만나게 됐다. 

    정량평가 결과 △'뉴스콘텐츠제휴(CP)' 신청 언론사가 정량평가 총점 50점 중 40점 미만이거나 △'뉴스검색제휴 신청 언론사가 정량평가 총점 50점 중 35점 미만인 경우 △자체 생산 기사 기본 비율, 월 최소 기사 생산량, 기획·심층·탐사보도 기사 제출 건수, 기자 1인당 기사 생산량의 적정 수준 항목 가운데 1개 이상이 0점을 받을 경우 해당 언론사는 정성평가를 받을 수 없다. 

    ◆ 100점 만점 중 90점 이상 받아야 콘텐츠제휴 가능 


    정성평가는 언론사에서 생산한 기사와 활동에 대한 실질적 내용을 심사하는 항목으로 구성됐다.

    정성평가는 총 50점이 배정되며, 5개 조로 나뉜 항목을 각 10명의 제휴심사위원들이 평가해 세부 기준에 따라 점수를 부여한다. 

    3명의 제휴심사위원들이 매긴 정량평가 점수(50점 만점)와 50명의 제휴심사위원들이 매긴 정성평가 점수(50점 만점)를 합산한 점수를 기준으로 '뉴스콘텐츠제휴'는 90점 이상, '뉴스검색제휴'는 80점 이상을 받아야 네이버뉴스 제휴사가 될 수 있다.

    기존 제휴사를 대상으로 하는 운영평가는 한 달에 한 번 진행된다. 평가 기준은 '기사의 신뢰성', '이용자 경험', '공정한 유통', '상업적 오용과 이해관계 은폐' 등 4가지 차원의 세부 항목으로 구성됐다. 허위사실로 인한 법원의 판결이나 작성자 식별 정보가 허위이거나 없는 기사, 가독성을 방해하는 광고, 유가 기사 전송 등이 적발될 경우 감점을 받는다.

    항목에 따라 0.5점부터 10점까지 부정평가 점수의 배점이 정해져 있으며, 위반 사유 발생 시 기사 단위 또는 기간에 따라 부정평가 점수가 부과되고 뉴스제휴위가 시정을 권고하는 절차를 밟는다. 

    과거엔 부정평가 점수가 1년간 6점이 되면 노출 중단 후 계약해지를 통보했으나, 이번엔 2년간 누적된 부정평가 점수가 10점에 도달하는 언론사가 계약해지 대상이 된다. 기준 점수를 초과해 계약해지로 이어질 수 있는 경우에는 언론사가 직접 운영평가위원회에 출석해 소명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

    ◆ 신문법보다 더 까다로운 '자체 생산 기사' 비율 … '속보 경쟁' 부추길 우려도

    뉴스제휴위는 지난해 7월 학자, 법조인, 전직언론인 등 각계 전문가 9인과 정당추천인 2인, 총 11인으로 구성된 정책위원회를 꾸리고 제휴심사 및 운영평가 규정을 만들었다.

    뉴스제휴위는 '공정성과 전문성, 투명성을 높인 새 규정으로 사용자에게 유익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뉴스 유통 플랫폼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으나, 여러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신문법보다 더 까다로운 자체 생산 기사 비율 기준을 만들고, 카테고리 신청 별로 '월 최소 기사 생산량'을 다르게 적용해 네이버를 발판으로 사세확장을 꿈꾸는 수많은 중소 언론사에 큰 부담을 지우고 말았다.

    또 앞서 전송된 다른 기사와 '문장 유사도'를 비교해 '유사도 높은 기사'를 걸러내는 시스템을 만들어, 제휴 신청사로 하여금 속보 경쟁에 뛰어들게 하고, 출입처에서 받은 보도자료를 억지로 '칼질'하는 부작용마저 우려되는 상황이 됐다. 각 부처나 기업에서 벌이는 브리핑을 기사화할 때, 타 매체와의 차별성을 위해 '워딩'을 다르게 처리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뉴스제휴위는 제출된 기사를 문장 단위로 분할한 뒤, 각 문장을 '버트(BERT) 기반 임베딩 모델'을 이용해 1024차원 벡터로 임베딩하고, 이 과정을 통해 기사의 문장은 유사도 비교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버트는 구글에서 개발한 자연어 처리 모델인데, '유사도 높은 문장' 검증만으로 실제 타 기사를 베낀 '표절기사'와 보도자료 기반 기사를 제대로 구분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 방통위·문체부 소속 위원회가 '제휴심사위원' 추천


    제휴심사위원과 운영평가위원을 선발하는 모집단, '전문가 위원 후보 풀'을 구성하는 추천 단체에 중앙행정기관 소속 정부위원회가 포함된 것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뉴스제휴위는 △미디어다양성위원회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한국신문윤리위원회 등 언론 관련 평가를 수행하는 전문 단체의 추천 인사들로 '풀단'을 꾸리겠다고 밝혔는데, 이 중 '미디어다양성위원회'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는 각각 중앙행정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위촉해 운영하는 정부위원회다. 

    한마디로 언론사의 포털 진입 여부를 심사하는 막강한 권한을 지닌 인사를 중앙행정기관 소속 정부위원이 추천하는 인물 중에서 뽑겠다는 것이다.

    또 뉴스제휴위는 언론사가 운영하는 독자·시청자위원회의 전직 위원들도 풀단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는데, 이들 언론사는 84개 네이버 콘텐츠제휴사 중 구독자가 200만 명 이상인 50여개 콘텐츠제휴사인 것으로 드러나 사실상 메이저 언론의 '입김'이 들어갈 여지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