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기사삭제권 언급' 뉴데일리 언중위 제소'같은 단어' 쓴 좌파매체엔 문제 제기도 안 해 "뉴데일리가 허위보도" 브리핑서 공개적 비판언중위→언론통제 수단으로 만드는 법안 발의
  • ▲ 국회 과방위 김현 더불어민주당, 최형두 국민의힘 간사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 국회 과방위 김현 더불어민주당, 최형두 국민의힘 간사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국회 과반 의석을 바탕으로 입법부를 쥐락펴락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언론을 압박하는 법안 통과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언론사의 정당한 보도 행위를 위축시키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일방 처리한 데 이어, 이번엔 분쟁조정기구인 언론중재위원회에 일종의 '언론통제·검열' 기능을 부여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까지 발의한 것. 

    특히 이 같은 점을 비판한 언론사를 언중위에 제소하는 과정에서 특정 언론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는 '편향적 언론관'마저 보여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민주당의 선택적 제소와 분노는 결국 추진하는 법안들이 비판 여론을 옥죄기 위한 '언론재갈법'이라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 15일 민주당이 '기사 열람차단청구권' 신설을 담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발의한 사실을 단독 보도한 뉴데일리에 대해 민주당이 정정 및 반론보도를 청구하는 언론조정신청을 언론중재위원회에 냈다.

    당시 뉴데일리가 <[단독] 민주, 언론재갈법 통과시키더니 이번엔 '기사삭제권' … 국민 알 권리 막힌다>는 제목을 달아, 마치 피해자의 일방적 주장만으로도 기사가 차단되는 것으로 독자가 오인할 수 있게끔 했고, 언중위의 '사후적 분쟁조정 제도'인 열람차단청구권을 '기사 삭제 제도'인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표현했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었다.

    그런데 뉴데일리 확인 결과, 민주당은 지난달 20일 <민주당, 기사 삭제권 신설·언론 중재 과정 공개 추진>이라는 제목으로 동일한 사실을 보도한 미디어오늘에 대해서는 어떠한 제소도 하지 않았다. 당연히 '기사 삭제권'이라는 단어가 제목과 본문에 남아 여전히 포털에서 검색이 되고 있는 상태다. 상식적으로 민주당의 대언론창구인 국민소통국이 특정 언론만 표적으로 삼는 '보복성 제소'를 했다고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현 민주당 의원이 키를 잡은 이후 보수·우파 매체를 상대로 보복성 언중위 제소를 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해 듣고 있다"며 "집권당이자 공당으로서 쓴소리를 하는 매체를 상대로만 보복성 제소를 한다는 건 문제가 심각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석연치 않은 점은 또 있다. 민주당 국민소통위는 지난달 30일 민주파출소 주간 주요 대응 현황을 브리핑하며 "뉴데일리가 1월 27일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조치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특검에만 몰두해 대미투자특별법을 방치했다는 허위사실을 보도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민주당이 문제로 삼은 본지 보도는 <[단독] 대미투자특별법, 국회 상임위서 한 번도 언급 안 됐다 … '美 관세 회귀' 민주당에 불똥>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의석을 확보한 국회 상임위에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전체회의를 비롯해 소위에서도 관련 언급이 일절 없었다"는 점을 지적한 기사다.

    뉴데일리 단독 보도 후 다른 유력 매체도 유사한 내용으로 추종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국회에 갇힌 대미 투자 특별법, 두달간 심의 한번 안 해>라는 기사에서 "작년 11월 26일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한미 전략적 투자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 투자 특별법)'을 발의했으나, 법안 발의 후 재경위 전체회의가 6차례 열리는 동안 특별법은 한 번도 심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화일보는 <특검법 폭주, 투자법 방치… 정부·巨與 무책임 반성해야>는 제목의 사설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사상 최대 규모의 3개 특검을 실시하고도 모자라 지난 16일에는 2차 종합 특검법까지 강행 처리했으나, 대미투자특별법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 한 번도 심의되지 않았다"며 "법안 발의만으로 효력이 발생해 입법을 서두르지 않은 측면도 있으나, 다른 문제에 골몰한 탓이 더 커 보인다"고 비판했다.

    서울신문도 <與 선택적 입법 속도?… 개혁 법안은 '전광석화' 처리>라는 기사에서 "민주당이 올해 '1호 과제'로 공식 추진한 2차 종합 특검법은 지난해 12월 22일 발의된 후 불과 25일 만인 지난 1월 16일 본회의 문턱을 넘었고,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지난해 6월 11일 발의돼 9월 26일 본회의에서 처리되기까지 107일이 걸렸으며, 내란전담재판부법은 지난해 9월 18일 발의된 이후 12월 23일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지 96일이 걸렸다"고 되짚었다.

    반면 대미투자특별법은 지난해 11월 26일 발의된 이후 현재까지 상임위원회 심의조차 진행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한 서울신문은 "저는 여당도 그렇고 정부로부터 한 번도 그 법에 대해 논의하자고 하는 것을 들어본 적 없다. 마치 국민의힘이 안 해줘서 이렇게 됐다는 뉘앙스를 풍기지 말라"는 임이자 재경위원장의 의원총회 발언을 소개했다.

    지난해 말 김병기 전 민주당 의원(현 무소속)이 대표 발의한 대미투자특별법과 관련한 국회 상임위 차원 논의가 없었고, 법안 발의 후 단 한 차례도 국회 상임위 전체회의와 소위원회에서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한 것은 확인된 사실이다.

    재경위는 위원장 포함 총 26명으로 이 중 15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민주당이 마음만 먹었다면 언제든지 대미투자특별법 논의를 진척시킬 수 있었다. 비슷한 법안이 여당에서 4개, 야당에서 1개 총 5개가 발의됐으나 뒷전으로 밀렸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소속인 임이자 재경위원장에게 대미투자특별법 관련 논의 제안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뉴데일리는 이러한 민주당의 느슨한 입법 태도를 사실에 근거해 비판했다. 뉴데일리 기사가 허위라면 동일한 시각으로 민주당을 비판한 다른 유력 언론 역시 허위사실을 보도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민주당은 공개 브리핑에서 오직 뉴데일리만을 거론하며 언중위에 정정 및 반론보도 조정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현 의원이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으로 임명된 후 보수·우파 매체를 향한 민주당의 '표적 제소'가 증가했다는 목소리가 언론계 안팎에서 불거지고 있다. 뉴데일리도 민주당발 언중위 제소 건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언중위는 언론보도로 인한 분쟁을 조정하는 준사법적 기관이다. 그런데 최근 언론계 일각에선 언중위가 되레 분쟁을 유발하거나 특정 언론을 괴롭히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청구인 측이 제소를 하면 언중위는 사안의 중대함을 판단해서 스스로 취하할 권한이 없다. 언중위 제소는 언론사의 취재 시간을 뺏고, 인력을 허비하는 창구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언중위 또한 무분별한 제소로 행정력이 소모되는 피해를 입고 있다.

    실제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입수한 언중위 조정신청 현황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해 6월 1일부터 12월 24일까지 총 111건의 언론보도에 대해 조정 신청을 제기했다. 이 중 24%가 '의견보도'인 칼럼·사설·기고에 대한 문제 제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이 언중위에 조정 신청한 의견보도는 1건에 불과했다.

    이미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이 명시된 망법을 밀어붙인 민주당은 사설·칼럼에 담긴 의견에 대해서도 반론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기사 열람차단청구권' 도입을 추진하고, 저널리즘의 핵심인 '논평'까지 억제하는 내용이 새 언론중재법에 담긴다면, 차후 권력층이 자신을 비판하는 기사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언중위를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실보도로 인한 피해구제가 핵심이었던 기관이 언론자유를 위축시키는 옥상옥(屋上屋)으로 군림할 날이 머잖았다는 개탄이 나오는 이유다. 

    황근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다가 무산됐던 언론중재법 개정을 이 정부가 다시 추진하려 하고 있다"며 "하지만 허위정보 판단 기준에 대한 법률적 합리성과 공정성은 큰 논란이 될 수 있고, 자칫 자의적 잣대를 가지고 언론을 표적 제소하거나 압박하는 도구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사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언론중재법으로 언론을 통제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통치에 방해가 될 표현 자체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은 반민주적이고, 종국엔 언론 매체들의 권력 감시 기능을 마비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