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제미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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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
    "비정상적인 버티기가 이익이 돼선 안된다."
    "버티는 게 이익이 되도록 방치할 만큼 정책당국이 어리석지는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하루에만 세차례 부동산 세제 관련 발언들을 쏟아내며 다주택자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불과 반년전 '세금으로 집값 안잡겠다'던 대통령은 이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부활을 못박고 나아가 보유세 등 부동산 세제개편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대통령의 날선 발언 이면엔 조급함도 엿보인다. 그럴만도 하다.

    새정부 출범후 총 세번의 부동산대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서울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해 집값 상승률은 문재인 정부 시기를 넘어 19년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런 상태에선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부동산 책임론'을 피해가기 어렵다.

    정부로선 대책 약발이 통하지 않는 그럴듯한 이유를 찾아야 했을 것이다. 그래야 정책설계 자체가 어설픈 '맹탕'이었다는 비판에서 한걸음 비켜설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앞서 노무현·문재인 정부가 그랬듯 이번 정부도 다주택자를 '타깃'으로 삼았다. 진보정권 때마다 행해졌던 '다주택자 악마화'가 이번 정부에서 또다시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 의도는 명확하다. 다주택자들을 상대로 징벌적 과세를 매겨 이들의 보유매물이 시장에 풀리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도세 중과 카드가 그때마다 '집값 상승', '임대차시장 불안'이라는 실패로 귀결됐다는 점에서 이같은 정부 행보는 중국의 '제사해운동(除四害运动)'을 연상케 한다.

    이는 1952년에 시작된 애국위생운동 일환으로 유해생물인 모기·파리·벼룩·참새를 박멸 수준으로 제거한 정책이다. 독단적 정부 주도 정책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당시 중국 지도자였던 마오쩌둥은 참새들이 곡식을 먹어치운다는 농민들의 탄원서를 읽은 뒤 '참새는 해로운 새'라며 절멸을 지시했고 이후 1년간 중국에선 참새 약 2억마리가 포획됐다.

    결과는 참혹했다. 생태계 먹이사슬이 무너지면서 중국 전역에 병충해가 들끓었고 이는 대기근을 촉발시키는 원인중 하나로 작용했다.

    부동산시장도 주택 임대인과 임차인, 매매시장과 전·월세시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생태계와 같다. 특정지역이나 대상을 인위적으로 억누르면 다른 한곳이 튀어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주택자는 부동산시장에서 전·월세 매물을 제공하는 공급자 역할을 한다.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하면 필연적으로 '똘똘한 한채' 현상이 심화돼 임대차매물이 줄어들고 이는 전·월세값 상승과 무주택자들의 주거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집주인이 늘어난 세 부담을 전·월세값 인상을 통해 세입자에게 떠넘기는 '조세전가'도 부동산 세제규제 부작용으로 꼽힌다.

    매매시장에선 똘똘한 한채 현상에 따른 매물잠김으로 강남권 일대 집값이 더욱 뛸 가능성도 있다. 고가주택 수요는 그대로인데 매물이 귀해지면 자연스럽게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시장을 거스르는 부동산정책은 그때마다 실패했다. 지금은 규제 일변도 정책보다는 도심 주택 공급에 집중해야 할 때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민간 규제를 풀어 서울 핵심지역에 양질의 주택이 공급된다는 시그널을 줘야 중·장기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  

    대통령은 "정부 이기는 시장은 없다"고 했지만 한국은 사회주의 국가나 독재 국가가 아니다. 적어도 시장경제 자본주의 국가에선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