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비지니스 회의서 펼쳐진 스마트폰 마케팅 현장김정관·이재용 막간 깨알 소개에 셀카도 함께 찍어중동 점유율 1위 삼성전자 기 살릴 대통령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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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호텔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참석자에게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을 소개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MBN뉴스 캡쳐
1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한-UAE 비지니스 라운드테이블 현장. 아직 공식 일정이 시작되기 전 참석자들이 환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알제유디 UAE 대외무역부장관을 찾아온 행사 관계자가 휴대전화를 꺼내들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아마도 "이 스마트폰을 만든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것으로 짐작된다.멎쩍은 표정으로 웃음만 짓는 이 회장을 대신해 옆자리 김정관 산업통상부장관이 때뜸 나섰다. 자신의 품속에 갤럭시 폴더블 휴대전화를 꺼내던니 이것저것을 보여주며 한참을 설명했다. 연신 엄지 손가락을 치켜드는 제스쳐도 취했다. 이 회장은 그제서야 자신의 갤럭시 휴대전화를 꺼내들더니 신이 난 듯 자랑했다. 알제유디 장관과는 셀카를 찍는 모습도 연출됐다.함께 자리한 이재명 대통령은 이 화기애애한 환담에 끼지 않았다. 카운터 파트너라 할 만한 칼리드 UAE 왕세자가 도착한 상황도 아니었다. 그저 멀뚱히 테이블 주변을 둘러보며 테이블 위에 놓은 식순이 적힌 종이만 만지작 거렸다. 국빈방문이란 무게감 있는 일정임을 감안하더라도 순방 내내 가벼운 농담과 재치있는 입담으로 주변 분위기를 띄웠던 이 대통령의 평소와는 달랐다.이 대통령은 과거 성남시장 시절부터 경기도지사, 당대표까지 줄곧 애플의 아이폰을 써왔다.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계속 쓰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9월 24일 뉴욕에서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도 아이폰을 사용하는 것이 목격됐다. 폴란드와 수조원치 한국 방산 계약을 이어지는 와중에서 갤럭시가 아닌 아이폰을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 든 대통령이 못내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방산의 핵심은 보안인데 한국 대통령조차 갤럭시를 믿지 못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이달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샤오미 스마트폰을 건네자 이 대통령이 보안 문제를 농담섞인 말로 받아쳤을 때 생각은 다소 확신으로 바뀌었다. -
- ▲ 지난 9월 24일 뉴욕에서 열린 한-폴란드 정상회담에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살펴보고 있다ⓒMBN뉴스 캡쳐
'한국 대통령이면 갤럭시를 써라'는 유치한 감정적 비난이 아니다. 어떤 휴대전화를 쓰더라도 적어도 대통령이면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을 밀어주는데 주저해선 안된다. '대통령은 1호 영업사원'이란 말이 괜한 게 아니다. 산업장관이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을 자랑하는데 옆에 선 대통령이 '우리 제품 좋다'는 말 한마디 거들어주지 않은 게 아쉬울 따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글로벌 외교 무대에서 엔비디아를 칭찬하며 젠슨 황 CEO와 돈독한 관계를 과시한다. 여담이지만, 샤오미는 시 주석의 선물을 계기로 "국가 정상 간의 주요 행사에 소개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할인 행사까지 나섰다.게다가 중동은 삼성전자가 판로 확대에 공을 들이는 곳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중동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32%로 1위를 차지했다. 애플(11%)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글로벌 점유율에서 애플과 1%p 안팎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전하는 지역이다. 특히 비교적 구매력이 높은 중동은 갤럭시S나 Z폴더블처럼 고급형 모델이 잘 팔리는 곳이라 수익성도 높다.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일단락 되자 제일 먼저 이 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들을 대통령실로 불러들였다. 천문학적인 대미 투자를 하기로 했지만, 국내 투자도 소홀히 하지 말란 압박과 함께 수백조 규모의 투자 약속을 이끌어 냈다. 그런 대통령이 우리 기업이 어렵게 잡은 홍보 기회를 함께 거들었다면 장관들도 총수들도 더 신나게 경제 살리기에 매진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
- ▲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UAE 측 인사와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JTV 전주방송 캡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