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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더불어 행복한 공화국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길로 출발한다.교육혁신을 통해 민생을 살린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한국의 정치와 사회, 경제의 새 질서를 만드는 길로 나서게 됐다.복지와 인권, 평화정신에 기반을 둔
균형잡힌 새로운 정치, 경제, 사회 질서를 만들겠다.비록 험한 갈이지만
우리 시대가 저에게 요구하는 엄중한 명령이라면 기꺼이 걸어가겠다.- 3월 4일,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교육감직 사퇴 기자회견 중 일부
교육감직 사퇴하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가겠다는 말씀.
실제로 도지사 출마와 관련한 말씀은 1주일이나 열흘 뒤 할 예정.
(중략)
내 역할은 무엇인지 교육감을 계속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겠다 싶지만,
그걸 포괄하는 질서를 개선하고 혁신하는 역할도 제 역할이라 판단.- 김상곤 교육감 사퇴 기자회견, 사실상 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에 관한 구체적 언급이 한 줄도 없다는 지적에
교육감을 사퇴하는 건 맞다.
그러나 도지사에 출마하겠다는 것인지 아닌지 알쏭달쏭하다.“도지사 출마를 위해 교육감직에서 물러난다”,
이 한 문장이면 될 말을, 참 길게도 이야기했다.이미 언론을 통해, 도지사 출마사실이 드러난 상황인데도
그의 화법은 도무지 그 속을 알 수 없는 공허한 낱말의 연속이었다.[도지사 출마]라는 말이 그렇게 하기 힘들었을까?
도대체 무엇 때문에 간단한 말을 그렇게 길게 돌려서 했을까?4일 오전 열린 김상곤 경기도교육감(64)의 기자회견은
그 뜻을 알기 힘든 추상적 표현들의 향연 속에 허무하게 끝이 났다.이날 김상곤 교육감은
교육감직 사퇴와 함께 도지사 출마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출마제의를 받고 고심을 거듭했지만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의 합당선언이 계기가 돼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서기로 마음을 정리했다는 배경 설명도 곁들였다.그러나 이날 김상곤 교육감의 기자회견은
그 방식과 내용에 있어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무엇보다 야권단일후보로 경기도지사에 출마하겠다는 사람이라고 보기엔
너무 [의뭉스럽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그는 도지사선거에 출마하고 싶다는 뜻만 밝히면 될 간단한 일을,
한참동안이나 말을 돌리고 돌려
결국 열흘 뒤 기자회견을 다시 열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것으로 마무리했다.이쯤되면 정치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덕목을 따지기 전에
“기자회견을 말장난으로 하냐”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김상곤 교육감이 쏟아낸 추상적 표현들에 대한 비난도 거세다.
전국 17개 시도 중 한 곳인 경기도의 지사직에 출마하면서
그가 꺼낸 표현들은 흡사 대선출마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더불어 행복한 공화국]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길이 도대체 무엇인지,한국의 정치와 사회, 경제의 새 질서를 만드는 길은 또 무엇을 말하는지,
복지와 인권, 평화정신에 기반을 둔 균형잡힌 새로운 정치, 경제, 사회 질서는 또 무엇이고, 그것이 교육감 사퇴 기자회견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시대가 그에게 요구하는 엄중한 명령은 무엇인지,
도대체 누가 그에게 엄중한 명령을 내렸다는 것인지 모호하고 애매하다.도지사 선거 출마후보자가
[아이들이 살아갈 더불어 행복한 공화국]을 만들겠다고 한 것이나,
[한국]의 정치, 사회, 경제의 새 질서를 만들겠다고 밝힌 부분은 [오버]를 넘어 [코미디]에 가깝다.더구나 “시대가 요구한 엄중한 명령”이란 부분에서는 숨겨진 교만과 독선도 엿보인다.
자기 자신을 영웅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면 나오기 힘든 표현이기 때문이다.그의 [의뭉스러움]은 기자회견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드러났다.
김상곤 교육감은 지난주 일요일 안철수 의원을 만난 사실을 공개하면서
자신이 한 말의 일부를 소개했다.양당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시대적 가치 구현하고자 저도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4일 사퇴 기자회견서 안철수 의원과의 회동 사실을 공개하며
이 말은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의 합당에 자신도 합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그렇다면 “새로운 신당과 함께 하겠다”고 말하면 그만이다.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는 낯 뜨거운 [립 서비스]를 하는 것보다
[신당 합류]의사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훨씬 보기 좋다.[유치찬란한 말장난]으로 끝난 이날 기자회견은 또 다른 의미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비판의 대상은 도지사 출마와 관련된 기자회견을 일주일이나 열흘 쯤 다시 열겠다는 김상곤 교육감측의 입장표명이다.
이것은 교육감 사퇴와 도지사 출마 결정이 상당히 전격적으로 이뤄졌음을 시사한다.
도지사 출마와 관련된 기자회견을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음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그렇다면 경기도지사가 교육감 사퇴 기자회견 뒤 7일에서 10일 정도만 준비하면 바로 출마를 선언해도 될 만큼 우스운 자리인가?
도민들 사이에 대중적인 인기만 있으면 출마해도 상관이 없는 자리가 경기도지사직인가?
이렇게 급조된 사람이 과연 경기도지사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
[속칭 진보교육감]의 맏형으로 불리는 김상곤 교육감의 사퇴 기자회견은 [무의미한 언어의 과잉] 속에 막을 내렸다.
그의 말대로라면 도지사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은 약 10일 뒤 다시 열릴 전망이다.
그가 불과 10일 만에 경기도지사로서의 비전과 철학, 로드 맵을 얼마나 만들어 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