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與, 특검법 숙의 과정 거쳐 달라" 민주, 5월 중 '조작 기소' 특검법 처리 예정지방선거 한 달 앞두고 위헌 논란 확산
  • ▲ 이재명 대통령.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윤석열 정권 조작 기소 특검법'을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에 "시기나 절차 등에 대해 국민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서 판단해 달라"고 밝혔다.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특검법이 '이재명 범죄 지우기' 등의 논란을 일으키면서 여론이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이 대통령이 직접 제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이 특검법을 철회하지 않는 한 여전히 향후 정국의 뇌관으로 남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통해 당시 윤석열 정권과 정치검찰에 의해 자행된 불법 행위와 부당한 수사 등이 상당 부분 밝혀졌다"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한 특별검찰 수사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서 "다만 이에 대한 구체적 시기나 절차에 대해서는 여당인 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서 판단해 달라고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발의한 '윤석열 정권 조작 기소 특검법'을 이달 중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이날 속도 조절을 주문하면서 특검법의 국회 통과는 당분간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법은 윤석열 정부 때 벌어진 조작 수사·기소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취지로 발의됐으나 특검에 공소 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에 휩싸였다. 특검 수사 대상에 이 대통령이 당사자인 사건 8개도 포함됐는데 특검이 이에 대한 공소 취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아울러 특검법 재가권과 특검 임명권을 이 대통령이 갖고 있어 '셀프 면죄' 논란으로 이어졌다. 이를 두고 진보 정당인 정의당조차 "본인 사건의 공소 취소 권한을 지니는 특검을 본인이 임명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이재명 범죄 지우기 특검은 위헌에 위헌에 위헌을 더한 풀패키지 위헌"이라고 비판했다.

    법조계도 특검법의 위헌성을 꼬집었다. 변호사 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은 특검법에 대해 "헌법이 예정한 바 없는 자기 사면"이라면서 "헌법 질서에 대한 노골적 도전"이라고 꼬집었다. 

    대검찰청은 "진행 중인 재판에서 확인돼야 할 사안에 대한 수사는 재판의 독립성에 부당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례적으로 국회 입법 활동에 우려를 표명했다.

    민주당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검법을 향한 비판 여론을 의식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특검법이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묻는 말에 "저희들도 당연히 이런저런 판단을 안 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이어 특검법 처리 시기에 대해 "여러 가지를 판단하면서 조율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특검법에 대한 속도 조절을 주문했으나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어 향후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시기만 늦추고 특검법 내용을 수정하지 않은 채 국회에서 통과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당장 야권에서는 민주당에 특검법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자들은 이날 긴급 연석회의를 열어 특검법을 '사법 내란'으로 규정하고 철회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은 당연히 특검법을 추진할 것이다. 시기를 늦출뿐"이라면서 "이후에는 단순한 진영 문제가 아니라 사법부의 무력화, 삼권 분립의 훼손 등 법치에 관한 논란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