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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2 월,화드라마(밤10시) <굿 닥터> 12일 방송에서 오직 어린 생명을 살리려는 안타까운 생각에, 시온은 성원소아외과를 다시 어려움 가운데 처하게 한다.이에 불만을 품은 김도한에게 최우석원장이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다.

    성원대학병원 김재준(정만식) 간담췌외과 과장은 국내최고 의사이다.이 선생님한테 치료 받으러 왔던 미숙아는 생존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어느 병원에 가도 마찬가지 소견일 것이라고 아주 못을 박았다. 아주 어렵게 아이를 갖은 엄마는 아기 젖 한 번 못 물리고 떠나 보내야 하는 아픔이 절절하다.

    그 엄마의 아픈 마음을 들은 시온(주원)이는 갸날픈 한 마리 새처럼 할딱거리고  있는 말도 못 하는 아이를 들여다 보며 살고 싶어하는 그 아이의 마음을 느낀다. 그리고 탁월한 의학적 소견으로 모두가 죽은 아이로 내 놓은 아이를 소아외과로 데리고 와서 수술하면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사람의 생명이 살고 죽는 것보다 자존심과 권위와 자신의 이익이 먼저이니 주치의가 다른 과로 보낼리 만무하다.그것은 병원의 내규이고 규칙이고 원칙이다.시온이는 이 질서를 한 순간에 무너뜨려 모두 멘붕 상태다.

    시온이는 이 사람 저 사람 붙잡고 "수술하면 살릴 수 있습니다.!"하고 안타깝게 외치고 다니지만 모두가 외면한다. 심지어 시온이를 특별하게 보았던 윤서(문채원)한테도 로봇이란 아픈 말을 듣고 김도한(주상욱)은 시온이 때문에 김재준한테 갖은 모욕적인 말을 다 듣는다.

    최우석(천호진) 원장은 김도한을 불러 포장마차에서 같이 술을 한다.

    "박시온 내치지 않아서 고맙다!"
    "고맙다, 미안하다, 이제 부담스럽다 못해 화가 납니다!
    모두가 다 자식이고 다 아픈 손가락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왜 시온이만 싸고 돕니까?" 


    최원장을 따르고 존경하지만 시온이를 특별하게 대하는 것이 도한이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시온이는 나한테 특별해! 
    넌 처음부터 모든 것이 최고였지만 시온이는 모든 것이 최악이었어!
    조금이라도 회복시켜 주고 싶어! 난 의사니까!
    한 사람을 위해 내 마지막을 바치고 싶네!
    이 늙은이가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마지막 소명이야!"


    도한이는 더 이상 스승님의 말에 할 말을 잃는다.둘은 이제 곤드레 만드레가 되었다.


    "한 가지만 약속해 주십시오! 쉽게 물러나선 안 됩니다.
    저 선생님 정말 원망 할 겁니다 아니 제가 못 떠나게 할 겁니다!"


    피를 토하듯이 말하는 김도한.
     김도한은 수술을 결심한다. 그리고 시온이한테 말한다.

    "아무 근거없는 막연한 희망과 가능성을 줘선 안 돼! 그들은 두 번 죽어!
    그런 점에서 넌 최악의 의사야! 진짜 의사가 될 때 까지 널 내치지 않을거야!"

    줄타기 하는 사람처럼 늘 위태위태 아슬아슬한 시온이한테 또 한 명의 든든한 후원자가 생겼으니 조금은 안심이 된다.

    이 일이 알려지자 병원에서는 상벌위원회가 열린다. 만일 환자가 잘못되면 인사고과 불이익, 연구비 삭감에 3개월 정직처분 등등... 



    회의가 열리는 중에 아이는 위험하게 되고 진로를 소아과로 바꿀 정도로 아이를 좋아하고 불의를 못 참는 용감한 윤서가 뛰어들어 와 김도한이를 데리고 나간다. 하지만 수술은 반드시 수술방에서만 한다는 원칙과 책임질 일이 두려워 병원에서는수술오더가 떨어지지 않는다. 1초가 다급한 상황에 최원장이 나타나 담담히 말한다.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지겠습니다!" 


    최원석 원장은 전설적인 소아외과 명의로 성원대학병원에 소아외과를 만든 장본인이다.그가 원한다면 그는 끝까지 그 명예를 유지하며 사람들에게 대접받고 살 수 있다. 그런데 그는 그의 남은 생명을 모두가 외면하는 한 사람을 위해 바치겠다고 한다.

    지금은 모두가 최고를 지향하는 시대이고 글로벌 시대이다. 사소하고 작은 일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하물며 최고였던 사람이 그 자리에서 내려와 작은 일로 자신을 축소시킨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늙어서도 식지 않는 욕망이 데굴데굴 끓고 있는 것을 본다. 늙어서 추한 것이 아니라 더러운 욕망이 추하게보이게 한다. 비록 살은 쭈글쭈글하고 머리는 희어도 정결하게 늙은 사람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내가 만일 애타는 한 가슴을 살릴 수 있다면,
    내 삶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
    내가 만일 한 생명의 고통을 덜어 주거나
    또는 한 괴로움을 달래거나
    또는 할딱거리는 로빈새 한 마리를 도와서
    보금자리로 돌아가게 해 줄 수 있다면
    내 삶은 정녕코 헛되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