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포럼 출범 鄭, 1인 1표제 가결에 "계파 해체"이언주, 김어준 겨냥? … 회의 중 유튜버 지적도"극우 유튜버의 전횡 국힘 사례 반면교사 삼아야"
  • ▲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대표의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제의의 의미와 향후 진행 과정에 대한 발언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대표의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제의의 의미와 향후 진행 과정에 대한 발언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진한 1인 1표제가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하지만 이번 1인 1표제 가결을 두고 투표 과정과 결과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 특정 세력에 의한 당 운영 장악 문제도 우려가 제기되는 등 당내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정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 가결에 대해 "민주당이 당원 주권 정당으로 가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고 자평했다.

    정 대표는 "당원의 뜻은 더 세밀하게 반영될 것"이라며 "당원들의 집단지성이 당을 강화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인 1표제 가결 후 민주당이 발표한 수치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중앙위 직후 '1인 1표제' 당헌 개정안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515명(87.29%)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본 안건은 재적 인원 대비 과반일 시 가결되는 건이기 때문에 투표자 중 찬반을 표기할 것이 아니라 재적 인원 대비 찬반으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안건에 대한 의결 정족수를 충족했지만, 투표 참여자 기준이 아닌 재적 인원을 기준으로 찬성률을 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최고위원은 또 이날 회의에서 투표 결과 표기 방식과 더불어 낮은 찬성률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중앙위 투표 결과 1인 1표제 당헌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재적 590명 대비 과반인 296명 이상을 겨우 16명 넘긴 찬성 312표, 그래서 재적 대피 52.88% 통과된 부분에 대해서는 지도부에서 겸허한 태도로 그 의미를 좀 곱씹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차 의결 때보다 커진 반대 비율을 두고도 자성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5일 당헌 개정안이 재적 과반 미달로 부결될 때 반대표는 102명(27.35%)였으나 이번 중앙위 투표에서 반대표는 203명(39.42%)으로 집계됐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이번 표결에서 반대표가 많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1인 1표가 갖는 대의에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 1표제를 하는 것이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0으로 이기나 3대 0으로 이기나 이긴 건 이긴 것이고 승리는 승리"라며 "(찬성과 반대) 몇 퍼센트 디테일 보다는 1인 1표제가 통과됐고 시행된다는 데 큰 의미 두고 투표율과 찬성율에 저는 크게 마음 아파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투표 절차와 과정에 대해서도 잡음이 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 성향이 강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박선원 민주당 의원의 페이스북 글 캡처본이 확산되고 있다.

    박 의원은 중앙위 이후인 전날 저녁 페이스북에 "스스로에게 묻자. 4대 원칙이 지켜졌는가"라며 "민주주의 선거의 4대 원칙은 보통선거·평등선거·직접선거·비밀선거로, 공정하고 민주적인 대표 선출을 보장한다"고 적었다.

    이를 두고 1인 1표제 당헌 개정안 투표 과정에서 절차를 문제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현재 박 의원의 페이스북에서는 해당 글을 볼 수 없는 상태다.

    당 지도부의 투표 강요 등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정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관례상 독려 전화를 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1차 투표 당시에는 투표 강요 등 오해의 소지 때문에 독려 전화를 돌리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계파 정치가 해소될 것'이라는 정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비판이 거세다.

    정 대표는 전날 중앙위 투표 결과에 대해 "계파 보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계파 보스에 줄 서지 않아도 이제 본인들이 당원들에게 인정을 받으면 어느 누구라도 평등하게 공천의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 대표가 "민심이 바로미터"라고 치켜세운 김어준 씨의 '딴지일보' 여론이 당 운영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국민의힘을 언급하면서 "(당원들이) 극우 유튜버의 전횡에 좌지우지되는 사례를 우리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친(親) 민주당 성향의 패널로 활동하고 있는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 대표는 페이스북에 "김어준 씨의 영향력은 어떻게 차단되나. 보스는 사라져도 또 다른 보스 출현은 어떻게 막을 것인가. 김어준 씨의 국정 개입 시도와 당에 대한 막대한 영향력 행사로부터 민주당의 건강성과 공정함을 어떻게 확보하는 것인지 각론이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과 김 씨와의 관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곽상언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부터 "특정인(김어준)의 생각을 따르는 것이 '민주적' 결정이라고 한다"며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 강성 지지자들은 "김어준한테 당을 바친 것"이라는 주장까지 펼치고 있다.

    '계파 정치 탈피'를 주장한 정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내로남불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달 25일 제주도에서 자신의 팬클럽 성격인 '청솔포럼' 출범식을 갖고 강연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1인 1표제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정 대표가 연임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오해는 해소할 필요가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파 해체 발언 역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적절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