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4개 TF·3개 특별수사팀 출범대규모 차출에 '업무 공백' 지적도'인력 돌려쓰기'에 과부하 가능성↑"수사권 조정 국면서 인력 확충 필요"
  • ▲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뉴데일리 DB
    ▲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뉴데일리 DB
    경찰이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가량 7개의 태스크포스(TF)와 특별수사팀에 400여 명을 배치하며 수사 전선을 확대했다.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 위주로 수사 조직을 꾸려 밀도 있게 수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일선서의 부담이 가중돼 조직 전반에 과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경찰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4개의 TF(색동원·북한 무인기·가덕도 피습·쿠팡)와 3개의 특별수사팀(정교유착 합수본, 3대 특검 인계사건, 12·29 여객기 참사)을 꾸려 전방위 수사에 나섰다. 이중 색동원, 북한 무인기, 가덕도 피습 TF는 대통령의 지시와 정부 차원의 대응 방침에 따라 출범했다.

    구체적으로 ▲정교유착비리 검경 합동수사본부 30명 ▲무인기 사건 관련 군경 합동조사 TF 27명 ▲3대 특검 인계사건 경찰 특별수사본부 109명 ▲쿠팡 사태 범수사부서 수사전담 TF팀 94명 ▲가덕도 테러 사건 수사 TF 69명 ▲12·29 여객기 참사 특별수사단 48명 ▲색동원 사건 특별수사단 27명 등이다.

    ◆높아진 압박감 … "성과에 대한 부담감 클 것"

    경찰은 본청과 시·도청의 수사 부서 위주로 조직을 꾸려 일선의 인력 동원을 줄이고 경찰관 기동대를 민생치안 분야에 상시 투입하는 등의 계획으로 치안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동원 인력은 본청이나 시도청의 직접 수사 부서 위주로 편성하고 일선의 수사 인력 동원은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행은 "경찰 자체적으로 작년에 자체 인력 구성을 통해서 민생 치안 부분에 1900명 정도 보강했다"라며 "집회·시위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기동대를 민생 치안 인력으로 보강했지만, 추가로 기동대 감축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민생  치안 부분에 보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이 검찰 해체에 따른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1차 수사 기관으로서 업무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에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에 대한 압박감도 커졌다. 한 경찰 출신 관계자는 "경찰에 사건이 쏠리는 상황 속에서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은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클 것"이라고 했다.

    이에 기존 수사 부서에서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떼어내 다른 조직에 배치하는 등 수사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인력 돌려쓰기'가 이어질수록 민생 사건에 대한 대응이 늦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 경찰청. ⓒ정상윤 기자
    ▲ 경찰청. ⓒ정상윤 기자
    ◆수사망 넓혔지만 … 인력 부족에 과부하 우려

    가덕도 TF는 2년 전 재판이 종결된 이재명 대통령 피습 사건에 대해 부산지검으로부터 공판 기록과 판결문을 확보해 재수사에 나섰다. 지난 2일에는 수사 인력 24명을 추가 투입했다.

    쿠팡 TF는 한 달간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산업재해 은폐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북한 무인기 군·경 합동조사 TF는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국장을 축으로 수사에 나섰다. 각종 TF와 수사팀을 꾸렸지만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렇듯 법률적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건의 경우 강력, 형사 사건을 다룬 경찰 입장에서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경찰에는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경찰이 많지 않아 수사사법관이 검찰 출신으로 채워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권 조정 이전에는 검경의 업무 범위가 나눠져 있었기 때문에 명확한 분리가 됐지만, 수사권 개편 이후 경찰에 부담이 쏠리는 상황에서 신속한 수사가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두 달 사이 출범한 각종 TF와 수사전담팀을 두고 경찰은 인력 재배치 등으로 치안 공백을 줄인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수사 인력의 다량 차출로 조직 내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일선의 일반적인 사건의 경우 처리 순서가 뒤로 밀려 사건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10월 이후로) 중수청, 공소청 출범과 연동해 정부 차원에서 대폭적인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한정된 수사 인력을 다른 조직에 배치할 경우 기존 처리하던 업무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업무에 심각한 지장이 가지 않도록 인력을 최대한 합리적으로 재배치하는 고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