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웅 연출, 셰익스피어 '맥베스' 재창작 "세월 흘러도 주제의식 여전"오는 27일~3월 15일 서울 국립극장 KB하늘극장서 16년 만에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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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극단 마방진 20주년 기념 연극 '칼로막베스' 제작발표회 현장.ⓒ옐로밤
셰익스피어의 고전 '맥베스'를 재창작한 무협극 '칼로막베스'가 극공작소 마방진 창립 20주년의 포문을 연다.극공작소 마방진은 2005년 7월 작가 겸 연출가인 고선웅이 창단한 연극 창작 단체로, '마방진(Magic Square)'의 정교함에서 이름을 따 사실주의적 얼개 속 일루전과 환상을 조합한 작품을 선보인다. 대표작으로 '토끼전', '들소의 달', '마리화나', '칼로막베스', '화류비련극 홍도', '리어외전', '낙타상자', '회란기' 등이 있다.'칼로막베스'는 고선웅 마방진 예술감독이 연출·극작을 맡아 2010년 초연 당시 동아연극상 작품상·연출상을 수상했다. 2011년 팸스 초이스(PAMS Choice) 선정, 2011년에는 중국 베세토연극제, 벨라루스 국제연극제, 터키 앙카라 등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제목은 '칼로 (상대를) 막 베어버린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작품은 원작의 중세 스코틀랜드를 범죄자들이 우글거리는 수용소 '세렝게티 베이'로 옮겨와 한국적인 정서로 재해석했다. 수용소 안에 왕 대신 보스가 있고, 한 명의 맹인술사가 "막베스가 보스가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배우들의 현란한 무술과 역동적인 칼싸움, 슬랩스틱 유머를 섞어 원작의 무거움을 줄이고, 현학적인 독백이 아닌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대사를 통해 지루할 틈 없는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고선웅 예술감독은 '칼로막베스'를 공연하는 이유에 관해 "욕망을 부추겨서 파멸에 이르는 이야기인데,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주제 의식을 담고 있다"며 "16년 전 공연 기간이 짧아 많은 관객이 접하지 못했던 만큼 마방진 20주년을 맞아 조금 더 많이 보시면 좋을 것 같아 기획했다"고 밝혔다. -
- ▲ 연극 '칼로막베스' 홍보 이미지.ⓒ옐로밤
타이틀롤인 '막베스' 역에는 검도 5단인 배우 김호산이 출연한다. '방커' 역에 김도완, '맥다프' 역 장재호, '노승' 역 김세경, '당컨' 역 전재형, '맹인술사' 역 양서빈, '말콤' 역 홍준기, '자객' 역 김동지, '주치의' 역에 윤건일 등 마방진 실력파 배우들과 객원들이 우정 출연해 탐욕이 몰락하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특히, '국악계 아이돌'로 불리는 소리꾼 김준수가 '칼로막베스'로 처음 연극에 도전한다. 올해 초 국립창극단을 떠난 김준수는 주인공을 파멸로 이끄는 욕망의 화신 '막베스 처(레이디 맥베스)'로 분해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나선다. 같은 역할에 마방진의 베테랑 배우 원경식이 더블 캐스팅됐다.김준수는 "다양한 작품을 만나며 늘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연극에 도전하고 싶었지만, 부담감과 어려움이 있던 와중에 고선웅 연출께서 좋은 기회를 주셨다.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이 스스로도 낯설다. 새로운 도전이 엄청난 에너지가 될 것 같고, 무한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창극 '살로메', '패왕별희' 등 여러 작품에서 여성 역을 소화했던 그는 "고선웅 연출님의 작품에는 특별하고 묘한 매력이 있다. 제안을 받았을 때 여성 캐릭터였지만 해보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며 "무대에서 온전히 배우로 존재한다면 역할이 남자든 여자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 ▲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극단 마방진 20주년 기념 연극 '칼로막베스' 제작발표회 현장.ⓒ옐로밤
연극 '칼로막베스'는 오는 27일~3월 15일 서울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공연된다. 부산·성남 투어도 확정됐다. 4월 3~4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 10~11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티켓은 NOL, 티켓링크, 국립극장 누리집에서 예매할 수 있다.한편, 마방진은 20주년 기념 슬로건을 '극단적으로 플레이하다(Play Extremely)'로 정했다. △'리어왕외전'(3월 20일~4월 12일 국립극장 KB하늘극장) △'홍도'(4월 10~26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낙타상자'(10월 24일 대구 달서아트센터) △신작 '투신'(11월 13~22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찻집'(12월 22~2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등을 무대에 올린다.'투신'은 마포문화재단과 공동 제작하는 '과정형 메타극'이다. 공유 오피스 투신 사건을 모티프로 "왜 아무도 말리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타인의 고통을 방관하는 현대 사회의 서늘한 민낯을 연습실이라는 무대 위로 소환한다. 중국 희곡을 원작으로 하는 '찻집'은 격변하는 역사 속 인간 군상을 다루며, 출연 배우만 40여 명에 달하는 대작이다.고선웅 감독은 "연극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시대상과 인간의 여러 편린을 담아내야 한다. '투신'은 타인을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는 것을 경계하는 작품이다. '찻집'은 로봇이 수박을 깨고 이단옆차기를 하는 이 시대에 사람은 어떻게 존재하고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