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여야 공동책임”…한나라 “어떻게 100% 다 얻으려고”2일 외교통상부 예산안 논의 시점까지 FTA 논의 않기로
  • 국회 외교통상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가 열렸으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논의 대신 ‘책임공방’으로 싱겁게 마무리됐다.

    이날 오전까지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은 외통위원장실 점거 농성을 벌였다. 남경필 외통위원장이 “한미FTA 비준안은 처리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농성을 풀고, 전체 회의가 열렸다. 

    여야는 시작부터 외통위 파행에 따른 ‘책임공방’을 벌였다. 전일 여야 원내대표 간 체결된 한미FTA 합의문이 백지화되면서 논의 자체가 무산됐다는 지적이었다.

  • ▲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 1일 오전 외통위 전체회의를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며 농성 중인 야당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 1일 오전 외통위 전체회의를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며 농성 중인 야당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먼저 유선호 민주당 의원이 국회 파행에 대한 ‘여야 공동책임’을 주장해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유 의원은 “어제 외통위 상황에 대해 면목이 없다. 위원장과 여야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유기준 한나라당 의원은 “무슨 공동책임이냐. 말조심하라”고 맞섰다. 합의를 파기한 민주당에 명백한 책임이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자 유선호 의원은 “조용히 하세요. 할 말 있으면 발언권을 얻어서 하라. 나한테 지금 반말 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기준 의원은 “어제 일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정상적인 진행을 위해 여당이 여야정 협의체 운영, 1천500분 끝장토론 등 많은 노력을 했고 원내대표 합의문까지 만들었는데 민주당은 외통위 회의를 방해했다. 어떻게 공동책임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구상찬 한나라당 의원은 야당을 향해 “협상은 자기 것을 양보도 하고 얻기도 하는 것인데 어떻게 100% 다 가지려고 하느냐”고 질타했다.

    김동철 민주당 의원은 “국회 파행의 책임이 어디 있느냐를 따지면 한이 없다. 다만 여야 원내대표 합의라고 하는데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는다는 조건이 있었고, 그런 것을 감안하면 너무 그렇게 몰아붙일 것까지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유선호 의원이 “충분한 토론 후 처리한다는 약속을 천명해 달라. 그게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위원회 아니냐”고 제안하자,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충분히 토론했다고 생각하고 이렇게 회의를 여는게 민주적 절차로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남 위원장은 “문을 점거하고 못 들어오게 하면서 민주적 절차를 얘기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내일 외교통상부 예산안을 논의하는 시점까지 한미FTA 비준안을 논의하지 않겠지만 어쨌든 원내대표 합의문은 귀중한 약속이었다. 그날 있었던 말과 약속이 참으로 많지만 여기서 얘기하지 않겠다. 국민이 당장 모를 수는 있지만 그 내용을 알게 되면 정말 국민이 분노로 폭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당 원내대표를 향해 “지금이라도 합의, 처리할 수 있는 지혜를 짜 달라”고 주문했다. “외통위도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외통위에는 한미FTA 조건부 찬성론자인 민주당 송민순 의원이 빠지고 반대론자인 박주선 의원이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