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를 국빈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장기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데 합의했다. 양 정상은 이날 오후 뉴델리 시내 총리실(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자협력 증진과 지역 및 국제무대에서의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정치·안보, 경제·통상, 과학·기술 등 분야의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간 전략적 관계 합의는 지난 2004년 10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맺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장기적 협력 동반자관계'에서 한단계 격상된 것이다. 한국에게 인도는 미국, 중국, 러시아 등에 이어 13번째로 전략적 관계를 맺는 국가가 됐으며, 인도 입장에서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 이은 9번째 전략적 관계를 구축하게 됐다.

    금년부터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발효와 함께 격상된 양국관계는 큰 의미를 갖는다는 분석이다. 세계 2위 수준인 12억명 인구를 바탕으로 세계 4위의 구매력을 가진 거대시장인 인도와의 협력은 우리나라 신성장동력 창출 기반을 마련했다고 청와대는 평가했다.

  • ▲ 인도를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뉴델리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을 마친 뒤 만모한 싱(왼쪽)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프라티바 파틸 대통령. ⓒ 연합뉴스
    ▲ 인도를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뉴델리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을 마친 뒤 만모한 싱(왼쪽)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프라티바 파틸 대통령. ⓒ 연합뉴스

    양국이 전략적 관계로 격상키로 함에 따라 정치, 외교, 안보 분야의 대화가 한층 강화되고 이에 따른 대화채널도 다양하게 갖춰지게 된다. 양 정상은 양국간 공고한 정치.안보협력체제 구축을 위해 외교차관을 수석대표로하는 외교안보대화를 신설키로 했다.

    또 양국 정상은 2010년 상반기 방산군수공동위 개최 등을 통해 양국간 국방·군수분야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인도가 세계적인 첨단 방위산업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기술이전과 공동개발 등 방산 분야의 협력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인도가 추진중인 60대, 5억달러 규모의 공군 훈련기 대체사업에 한국산 기본훈련기 KT-1이 선정될 수 있도록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인도 훈련기 대체사업은 금년중 입찰이 실시돼 내년 상반기중 발주될 예정이다.

    CEPA 발효와 관련, 양 정상은 원활한 이행을 위해 공동노력키로 하고 양국간 경제·통상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새로운 비전으로 양국 교역액을 2014년까지 300억달러로 증대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한국과 인도의 교역규모는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속에서 114억달러 규모로 잠시 주춤했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인도에 진출해있는 380여개 우리 기업들의 투자 및 기업환경이 더욱 개선되도록 인도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고, 싱 총리는 한국기업의 대인도 투자 활성화를 기대하면서 인도내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특히 양국 정상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원자력 에너지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양국간 원자력협력 확대 방안을 협의했다. 이 대통령은 향후 인도내 원전 건설사업에 우리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인도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한국기업이 인도 원자력발전소 시장에 진출하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원자력협정 체결 협상 개시를 알렸다는 점에 주목된다. 인도는 현재 17기의 원자로(설비용량 4120MW)를 가동중이고 6기(3160MW)를 건설중이며 추가로 6만3000MW급 원전 건설을 추진중이어서 한국기업이 진출할 경우 상당한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양 정상은 한국과 인도가 각각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IT(정보통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의 상호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하고, 소프트웨어 투자확대 및 인력교류 등 협력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양국 정부 차원에서 실무협의체 또는 소프트웨어 재단을 만들어 인력 교류와 공동 기술개발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밖에도 서울 G20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확대 등을 위해 노력하기로 뜻을 같이 했다. 인도측은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원칙에 대한 지지입장을 표명했다.

    정상회담 직후 두 정상은 수형자 이송조약, IT협력, 과학기술 협력 프로그램,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협력 등 4개분야의 양해각서(MOU) 서명식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