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 증발에도 해명 '실종' … 검증은 끝내 부재FDA-PK-특허 등 핵심 질문에 "문제없다"만 반복'블록딜 철회' 전면 배치 … 기술 검증은 뒤로 밀려애프터마켓서 낙폭 확대 … 시장선 설명 아닌 근거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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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S-PASS'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사진=성재용 기자. 260406 ⓒ뉴데일리
삼천당제약이 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불거진 논란에 정면으로 대응했다. 급락한 주가와 추락한 신뢰를 직접 해명하겠다는 취지였다. 2500억원 규모 블록딜 철회까지 더해지면서 회사의 메시지는 한층 분명해졌다. 하지만 간담회 이후 남은 것은 찝찝함이었다.이번 사태를 주가 급락으로 보면 본질을 놓치게 된다. 삼천당제약을 둘러싼 시장의 기대는 단순히 숫자만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다. 경구용 인슐린, GLP-1 계열 사업, S-PASS 플랫폼, 글로벌 제네릭 확장이라는 서사가 오랜기간 축적되면서 밸류에이션이 시나브로 올라온 것이다.문제는 이 '성장 서사'가 실제 계약조건이 공개되자 급격히 무너졌다는 점이다.미국 파트너사와 체결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계약은 1억달러 규모의 마일스톤과 9대 1 수익배분구조로 공개됐다. 회사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15조원은 구속력 있는 매출 목표"라고 했고, 간담회에서도 "마일스톤이 아니라 향후 10년 매출과 수익배분이 계약의 본질"이라고 거듭 밝혔다.그러나 시장이 받아들인 것은 달랐다. 기대했던 '초대형 계약'과 실제 공개된 조건 사이의 간극, 비공개 파트너, 검증되지 않은 매출 추정 여기에 전인석 대표이사 사장의 블록딜 계획까지 겹치면서 신뢰가 한 번에 무너졌다.고점대비 주가 반토막, 하루새 시가총액 8조원 증발, 일주일 만에 13조원 이탈. 이것은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서사의 붕괴가 숫자로 나타난 장면이었다.회사는 즉각 방어에 나섰다. 홈페이지에는 연이어 공지가 올라왔다. 계약구조에 대한 해명, 기술력에 대한 반박, 블로거와 특정 애널리스트에 대한 법적 대응방침 그리고 "악의적 허위사실"이라는 강한 표현까지 동원됐다. 전인석 대표는 별도 메시지를 통해 "흔들리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메시지가 강한 만큼 질문도 커졌다. 회사는 끝까지 '오해'와 '루머'의 문제로 정리하려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 데에는 그 이전부터 켜켜이 누적된 배경이 있다. 반복된 '미확정 공시', 투자유치 무산, 불성실공시 지정예고 등 설명보다 기대를 앞세운 공시 관행이 이미 신뢰를 갉아먹고 있었다.시장의 질문은 '삼천당제약의 발표는 어디까지 사실로 확인됐는가' 하나였고, 이날 간담회는 이 질문에 답하는 자리여야 했다.그러나 전 대표는 자신이 "윤대인 회장의 사위"라고 소개하면서 "3평짜리 사무실에서 근무", "1년 중 8~9개월 해외 체류"라고 말했다. 작은 회사가 글로벌 시장을 뚫기 위해 달려온 시간과 헌신 등 서사를 장황하게 풀었다. 시장이 궁금했던 것은 현재의 데이터였지만. -
- ▲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이사 사장. 사진=서성진 기자. 260406 ⓒ뉴데일리
질문은 명확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제네릭(ANDA) 트랙 적용 여부, PK(약동학) 데이터, S-PASS 특허구조. 그러나 답변은 "문제없다"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전 대표는 "숨길 것이 없기 때문에 직접 나왔다", "거짓을 말하거나 계약을 부풀린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계약구조에 대해서는 "마일스톤이 아니라 10년 매출과 수익배분이 본질"이라면서 시장 해석을 부정했다. 장기매출기반계약, 독점공급구조, 원가경쟁력 등을 강조하면서 시장 오해를 바로잡겠다고 했다.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에 대해서는 "(FDA로부터) 확답을 받은 것과 같다", "(FDA의) 가이드라인상 문제없다"고 선을 그었다.하지만 이 지점에서 간담회는 힘을 잃었다. 간담회를 마련한 핵심이 그 '확답'의 실체였기 때문이다.실제 FDA가 제네릭 트랙으로 명확히 분류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이를 입증할 공식 문서는 제시되지 않았다. 현장에서 공개된 자료는 미팅 요청과 검토절차 이상의 문서로 읽히지는 않았다. 기자들이 "미팅 요청과 트랙 확정은 다른 것이 아니냐"라고 재차 물어도 단정적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PK 데이터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료는 있다", "NDR(투자설명회)과 IR(기업설명회) 과정에서 일부 공개했다", "추후 공식적으로 공개하겠다"는 설명이 반복됐다. 하지만 시장이 요구한 것은 설명이 아니라 확인 가능한 숫자와 검증 가능한 데이터였다. 의혹의 출발점이 데이터 부족이었으나, 이 자리에서 또다시 데이터가 뒤로 밀렸다.특허와 기술구조에 대한 설명도 온전히 정리되지 않았다. S-PASS 플랫폼은 "독보적 기술"이라고 표현했지만, 동시에 "제품 조성에 대한 제형 특허가 등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자체가 얼마나 넓게 보호되는지, 향후 경쟁사가 얼마나 쉽게 우회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계는 끝내 선명해지지 않았다.여기에 핵심 질의응답 과정에서 상당 부분을 담당한 인물의 소속과 직함이 끝내 명확히 공개되지 않으면서 현장 불신은 더 커졌다. 기술과 계약의 실체를 해명하는 공식 석상에서 답변자의 정체조차 분명하게 설명되지 않았다는 것은 회사가 말한 '소통 강화'의 진정성을 흔들었다.무엇보다 이날 간담회의 무게 중심은 기술 검증보다 블록딜 해명에 가까웠다. 전 대표는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악의적 프레임을 걷어내겠다"면서 블록딜 철회를 전면에 내세웠다. 세금 납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오해를 낳았고, 그래서 철회했다는 설명이었다.하지만 시장 눈높이에서 보면 순서가 다르다. 블록딜은 논란의 일부일 뿐이고, 본질은 기술과 계약에 대한 신뢰다. 시장은 세금 사정보다 데이터와 규제 경로, 특허구조를 확인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그 간극은 끝내 좁혀지지 않았다.이러한 간극은 투자자 반응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종목토론방에서는 "다 비밀이다", "먹튀냐", "재료 소멸 아니냐"는 글이 쏟아졌다. 일부는 "내일 기관들 물 타러 들어올까", "삼천당 무조건 쏩니다"라면서 기대를 이어갔지만, 전체적으로는 확신보다 혼란이 더 짙었다.시장 반응도 냉정했다. 삼천당제약은 이날 코스닥 정규장에서 61만8000원으로 전일대비 4.63% 하락 마감한 데 이어 넥스트레이드(NXT) 애프터마켓에서는 54만5000원까지 밀리며 낙폭을 15.9%로 키웠다. 거래량 역시 애프터마켓에서 정규장의 3배 이상 늘어나면서 간담회 이후 투자심리 위축이 더욱 뚜렷해졌다.이날 간담회는 회사 입장을 설명한 자리였지만, 시장이 요구한 확인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설명은 길었고, 검증은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제약·바이오산업 특성상 모든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특허전략과 파트너십, 인허가 과정은 경쟁과 직결되는 영업비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시장이 확인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근거까지 계속 뒤로 미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전 대표는 "플랫폼이 증명된다면 주식을 팔 이유가 없다"는 취지의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10조원이 넘는 시총이 증발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확신의 한 마디가 아니라 그 확신을 뒷받침할 검증 가능성이다.결국 이번 간담회는 '반토막 주가'에 대한 해명이 아니라 그에 걸맞은 수준의 검증을 보여주지 못한 '반쪽짜리 간담회'였다. 검증 없이 설명만 남은 딱 반쪽짜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