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3사 지난해 당기순이익 7000억원, 전년비 12.4%↑전산 사고 반복 속 신뢰 흔들 … 성장 이후 '안정'이 새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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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이 또 한 번 성장의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해 인뱅 3사 합산 당기순이익이 7000억원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갔다. 출범 초기 '적자 모델'이라는 의구심을 털어내고 수익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다. 다만 시장의 시선은 예상보다 냉정하다. "잘했다"는 평가보다 "괜찮은가"라는 질문이 더 앞선다.최근 잇따른 전산 사고는 이런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카카오뱅크에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접속 지연이 발생해 수만 명의 이용자가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토스뱅크에서는 환율이 실제보다 낮게 표시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지난 10일 ‘엔화 반값 환전’ 사고 당시에는 약 5만건, 총 283억8000만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한 번의 오류는 실수로 넘길 수 있다. 그러나 반복은 구조의 문제다. 금융에서 반복되는 오류는 결국 신뢰를 잠식한다. 실제로 국회 정무위원회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의 전산 사고는 2021년부터 올해 2월까지 총 163건에 달한다. 여기엔 최근 사고는 반영되지 않았다.인터넷은행의 구조는 이런 리스크를 더욱 부각시킨다. 점포가 없는 대신 모바일 앱이 사실상 유일한 창구다. 접속이 막히면 송금, 결제, 대출 실행 등 핵심 기능이 동시에 멈춘다. 전통 은행처럼 지점이나 다른 채널로 우회할 수 있는 여지도 거의 없다. 같은 장애라도 체감 충격이 더 클 수 밖에 없는 이유다.이 같은 구조적 특성은 투자자들의 시선에도 반영되고 있다. 최근 상장한 케이뱅크는 공모가(8300원)를 밑돌며 6000~7000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가는 등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단순한 수급 문제가 아니라, 성장성에 대한 평가 기준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과거처럼 '빠른 성장'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보다, 지속 가능성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함께 따지는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의미다.인터넷은행은 이제 새로운 단계에 서 있다. 고객 수 확대와 흑자 전환이라는 1차 과제를 넘어선 만큼, 시장이 요구하는 기준은 달라졌다.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느냐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되느냐, 그리고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도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되고 있다.플랫폼 금융의 강점은 편리함이다. 그러나 금융의 본질은 신뢰다. 편리함으로 선택받은 인터넷은행이 신뢰까지 확보하지 못한다면, 성장의 속도는 오히려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잘 나갈수록 더 높은 기준을 요구받는 것, 이것이 지금 인터넷은행이 마주한 '플랫폼 금융의 역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