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26만 명 인파…광화문 전면 통제 경찰 '초긴장'코어존·핫존 나눠 밀집 관리…경찰 6500명 투입 총력 대응상인들 '공연 특수' 기대…"재료 2배 준비"시민들 교통 통제에 불편 토로…"집회 자유까지 제한" 비판도
  • ▲ 19일 광화문광장에 BTS 공연을 위한 대형 무대가 설치되고 음향·조명 장비가 점검되고 있다. ⓒ김동우 기자
    ▲ 19일 광화문광장에 BTS 공연을 위한 대형 무대가 설치되고 음향·조명 장비가 점검되고 있다. ⓒ김동우 기자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19일 오전. 경복궁 앞 광화문광장에는 이미 그들의 무대가 될 대형 철제 구조물이 들어서 있다. 

    무대 양쪽 기둥에는 대형 스피커와 LED가 설치됐다. 무대 하부에서는 안전모와 형광 조끼를 착용한 작업자들이 분주히 오가며 장비들을 점검하고 있었다. 광화문광장 양옆으로 은색 철제 펜스가 길게 설치됐으며 안전요원들이 시민들의 진입을 통제했다. 펜스는 인도와 차도의 경계를 나누며 시청역 교차로까지 이어졌다. 사실상 광화문 전체가 통제선으로 둘러싸인 모습이다. 무대 앞쪽에 마련된 음향구역(FOH)에는 조명장비와 중계용 카메라가 층층이 배치됐고 세종대왕 동상까지 수백 개의 접이식 의자가 일정한 간격으로 정렬돼 있었다. 추락사고를 막기 위해 인근 환풍구에 설치된 펜스에는 '접근금지' '추락위험' 안내문이 붙었다.
  • ▲ 19일 BTS 컴백 공연이 열리는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인부들이 무대 설치 작업에 나서고 있다. ⓒ임찬웅 기자
    ▲ 19일 BTS 컴백 공연이 열리는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인부들이 무대 설치 작업에 나서고 있다. ⓒ임찬웅 기자
    광화문 인근 건물 외벽 대형 전광판에는 'BTS D-2' 문구가 반복적으로 송출되며 공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거리 곳곳에 공연 안내판과 교통통제 안내문이 세워졌고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거나 안내문을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BTS 보러 26만 명 집결 예정 … 경찰, 밀집 관리 총력

    이번 공연에는 전세계에서 최대 26만 명의 관람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전 유지에 책임을 져야 할 경찰은 초긴장 모드에 들어간 상태다. 경찰은 소방과 서울시청, 주최측인 하이브와 함께 막바지 안전 점검과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며 돌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인파 밀집과 낙상, 구조물 사고, 응급 환자 발생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해 대응 매뉴얼을 점검 중이다.

    공연 전날과 당일에는 세종대로와 사직로, 새문안로 등 주요 간선도로가 구간별로 통제된다. 우선 20일 오후 9시부터 세종대로가 통제된다. 21일 오후 4시부터는 사직로, 새문안로까지 통제가 시작되며 광화문 일대가 완전히 봉쇄된다. 행사 종료 후인 오후 11시부터는 정상 운행한다. 현장에는 총 31개의 '문형(門形) 게이트'가 설치되는데, 관람객은 지정된 게이트를 통해서만 입장할 수 있다. 가방 검사와 금속 탐지 등 보안 검색도 진행된다. 일부 게이트에는 의료 지원 인력과 응급 대응 장비도 배치된다.
  • ▲ 19일 광화문 인근 KT 건물 외벽 전광판에 'BTS 컴백 라이브 D-2' 문구가 송출되고 있다. ⓒ임찬웅 기자
    ▲ 19일 광화문 인근 KT 건물 외벽 전광판에 'BTS 컴백 라이브 D-2' 문구가 송출되고 있다. ⓒ임찬웅 기자
    지하철은 공연 당일 오후 2~3시부터 10시까지 광화문역과 시청역, 경복궁역에서 무정차 통과한다. 인근 역사도 필요시 무정차 통과를 할 예정이다. 행사 종료 후에는 관람객 귀가를 위해 지하철 2·3·5호선에 임시 열차를 4대씩 총 12대를 투입할 예정이다.

    경찰은 인력 6500여 명과 장비 5400여 점을 투입하고 광화문 일대를 4개 구역으로 나눠 단계적으로 통제할 계획이다. 무대 전면 '코어존'은 가장 엄격하게 관리되며, 외곽으로 갈수록 이동이 제한되는 '핫존'과 '웜존', 비교적 자유로운 '콜드존'으로 구분된다. 특히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구간에는 일방통행형 보행 동선을 설계해 역류를 차단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좌석 배치 역시 '밀집 관리'에 초점이 맞춰졌다. 무대 앞은 대부분 스탠딩 구역(A구역)으로 구성됐고 후방에는 의자가 설치된 지정석(B구역)이 배치됐다. 스탠딩 구역은 관객 밀도가 가장 높은 만큼, 구역별 인원 제한과 출입 통제가 동시에 이뤄진다. 경찰은 특히 스탠딩 구역에서의 압박·쏠림 현상을 주요 위험 요소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구역별 인원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추가 진입을 제한할 방침이다.
  • ▲ 19일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변 안전 펜스에 '차량 이동 시 주의'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임찬웅 기자
    ▲ 19일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변 안전 펜스에 '차량 이동 시 주의'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임찬웅 기자
    ◆"누구를 위한 공연인가" … 행사 앞두고 시민들 불편 토로

    인근 상인들과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광화문 인근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30대 김모씨는 "평소에는 이른 시간에 주로 직장인 고객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관광객이 확실히 많아졌다"며 "공연이 저녁에 열리는 만큼 저녁 상권보다는 공연 전 낮 상권에 대한 기대가 더 큰 분위기"라고 했다.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60대 최모씨는 "연말이나 월드컵 때도 인파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26만 명이 몰린다고 하니 역대급이 될 것 같다"며 "금요일부터 긴장하고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며, 재료도 평소보다 2~3배 더 많이 준비해뒀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출신 관광객 예브게냐씨는 "3년 전쯤 BTS 공연을 본 뒤 팬이 됐고, 그 이후로 계속 좋아하고 있다"며 "이번 콘서트도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에서도 친구들이 BTS를 많이 좋아하는데, 콘서트에 왔다고 하니 부러워하는 반응도 있다"고 했다.

    반면 시민 불편도 적지 않다. 도로를 둘러싼 펜스가 일부 구간의 인도까지 이어지면서 길이 좁아졌다며 불평을 하는 시민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광화문과 시청 인근에서 근무하는 일부 직장인들은 지하철 무정차와 도로 통제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시청역 인근에서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최모씨는 "보고싶지도 않은 시민들만 불편하게 하고, 공무원까지 무보수로 공연장에 동원된다는데 홍보라는 명분으로 민폐를 그만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청역 인근 회사원 유모씨도 "내일 이곳에서 약속이 있는데 사람들이 엄청 몰려온다길래 (약속)장소를 바꿨다. 누구를 위한 공연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광화문에서 근무하는 유모씨는 "BTS 컴백하는 건 좋은데 따지고 보면 우리와 직접 관련된 일은 아니잖나"라며 "공연 하나 때문에 시민들을 이렇게 불편하게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40대 직장인 김모씨도 "대통령 취임식도 이렇게 요란하게 하지 않았다"며 "왜 일개 가수 공연에 세금을 들이는 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 ▲ 19일 BTS 공연이 열리는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경찰이 근무하고 있다. ⓒ임찬웅 기자
    ▲ 19일 BTS 공연이 열리는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경찰이 근무하고 있다. ⓒ임찬웅 기자
    ◆"가수 공연에 기본권 제한" 비판도

    집회·시위 제한 문제를 두고 기본권 침해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가수의 공연을 이유로 헌법에 명시된 집회의 자유까지 과도하게 제한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달 16~21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한 시민단체에게 제한 통고를 내렸다.

    민주노총은 오는 21일 보신각 앞에서 '돌봄노동자대회'를 열고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할 계획이었으나 경찰이 허가하지 않으며 집회가 취소됐다. 매주 토요일 광화문 인근 동화면세점 앞에서 집회를 진행해온 우파 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도 이번 주에는 집회에 나서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