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취소 등 우여곡절…"날 아닌 시간" 尹 석방尹, 재구속 후 16회 연속 불출석…'계몽령' 강변공수처 내란 수사 여전히 논란…공소기각 사유지귀연 재판부 "내란죄 수사권이 인정된다"며 무기징역 선고
  • ▲ 윤석열 전 대통령.ⓒ뉴데일리DB
    ▲ 윤석열 전 대통령.ⓒ뉴데일리DB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은 지난 443여일 간 여러 논란을 남겼다.

    무엇보다 재판부가 기존 관행과 다른 판단으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면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지귀연 부장판사 등 재판부에 대한 여당의 공격과 의혹 제기로 이어졌다.

    이를 빌미로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내란전담재판부'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계기가 됐다. 심지어 여당은 위헌 논란에도 일명 '4심제'로 불리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을 통과시키며 재판부를 압박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공판은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열흘 뒤인 지난해 4월 14일부터 결심이 진행된 지난달 13일까지 모두 43차례 진행됐다.

    법정을 거쳐 간 증인은 총 61명이다. 당시 '체포조'에 투입된 부대원부터 사령관 등이 출석해 비상계엄 전후 상황을 증언했다.

    재판은 지난해 12월 30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군·경찰 수뇌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과 병합됐다. 병합 전까지 군 수뇌부 재판에는 총 55명이, 경찰 수뇌부 재판에는 총 71명이 증인으로 나왔다.

    중복 출석 등을 제외하면 대략 160여명의 증인이 내란 우두머리 및 중요임무 혐의 재판에 출석한 셈이다. 세 갈래로 나뉘어 진행된 '내란 본류' 재판은 모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에서 심리했다. 

    ◆구속기간 '날→시간' 尹 석방…재판부 공격 빌미 제공 

    지귀연 재판부는 지난해 3월 7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취소 결정을 내리며 가장 큰 논란을 마주했다. 당시 재판부는 구속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해 검찰이 구속기간 만료 후에 윤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고 봤다.

    영장심사 등으로 수사 서류가 법원에 머문 기간만큼 구속이 늘어나는 부분도 날로 계산해왔는데 재판부는 시간으로 셈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통상 구속기간을 날로 계산해온 실무 관행을 벗어난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구속취소 결정은 재판부에 대한 여당의 공격과 의혹 제기로 이어졌다. 재판부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던 민주당은 지난해 5월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가 룸살롱(유흥주점)에서 직무 관련자들에게 접대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조사 결과, 지 부장판사가 후배 변호사 2명과 횟집에서 만나 개방된 홀에서 2시간가량 1차 저녁 식사와 음주를 했으며 음식값 15만5000원은 직접 결제했다고 공개했다.

    이후 재판 준비를 이유로 자리를 뜨려 했으나 한 변호사의 제안으로 해당 변호사가 평소 가던 술집으로 갔고 그곳에서 술 한두 잔을 마시고 먼저 일어났다고 밝혔다. 해당 술집은 큰 홀에 노래를 부르는 라이브 시설을 갖춘 곳으로 룸살롱 같은 곳은 아니라고 대법원은 전했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대법원이 직무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내부 심의 결과를 내놨지만 의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로 이어져 지 부장판사가 압수수색까지 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오는 23일부터 가동되는 내란전담재판부를 두고는 구속취소 결정이 재판부에 대한 여당의 불신을 촉발해 입법의 도화선 중 하나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김 전 장관 측이 서류증거 조사에 장시간을 할애해 예정됐던 결심공판 기일이 한 차례 연기되자 피고인의 방어권 남용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법으로 보장된 방어권을 제약할 경우 자칫 재판 불복이나 문제 제기로 이어질 수 있어 쉬운 문제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었다.
  • ▲ 지귀연 부장판사.ⓒ뉴데일리DB
    ▲ 지귀연 부장판사.ⓒ뉴데일리DB
    ◆尹 재판 16차례 연속 불출석…계엄 아닌 '계몽령' 강변

    재판에 임하는 윤 전 대통령의 불성실한 태도 역시 연일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10일 체포방해 혐의 등으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에 의해 재구속된 후 4개월 가까이 재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16차례 연속 불출석하다가 헌법재판소와 국회 등에서 자신에게 불리하게 증언한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한 지난해 10월 30일 공판부터 출석을 재개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공판 내내 12·3 비상계엄이 당시 야권의 '전횡'을 알리기 위한 경고성·메시지성 조치였다는 이른바 '계몽령' 주장을 되풀이했다.

    지난달 13일 최후진술에서도 위헌·위법적 계엄 선포로 국가적 혼란을 초래하고 국격을 추락시킨 데 대한 반성과 사과 한마디 없이 "빈총 들고 하는 내란 봤나"라고 강변하고 있다.

    ◆공수처 내란 수사 정당했나…지귀연 재판부 "내란죄 수사권 인정"

    다만 공수처의 내란 수사가 정당했는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내란죄 수사권 논란은 비상계엄 직후 검찰·경찰·공수처가 동시에 수사에 착수했으나 수사 우선권을 명시한 규정을 찾을 수 없게 되면서 발생했다.

    당시 경찰은 법률상 내란죄 직접 수사가 경찰 소관이라고 주장한 반면 검찰과 공수처는 수사 개시 대상 범죄 가운데 하나인 직권남용의 '관련 범죄'로 수사할 수 있다고 맞섰다.

    수사 초기 주도권은 검찰이 쥐는 듯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계엄 사태 닷새 뒤인 2024년 12월 8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내란 혐의로 긴급체포한 뒤 구속해 3개 수사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계엄 핵심 인물의 신병을 확보했다.

    하지만 공수처가 공수처법에 근거해 내란 사건 이첩 요구권을 발동하고 검찰이 이에 응하기로 결정하면서 종국에는 공수처가 수사권을 갖는 것으로 정리됐다.

    공수처는 이후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청구해 모두 발부받았다. 다만 영장은 모두 서울중앙이 아닌 서울서부지법에 청구됐고 이를 둘러싼 법적 판단 역시 전부 서부지법이 내렸다.

    공수처 수사권 관련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내란 본류 사건이 관할로 정해진 중앙지법으로 넘어가고 재판을 맡게 된 형사합의25부가 지난 3월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면서 수사의 적법절차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다.

    당시 지귀연 재판부는 "공수처법 등 관련 법령에 명확한 규정이 없고, 이에 관한 대법원의 해석이나 판단도 없는 상태"라고 지적하면서 "만약 이러한 논란을 그대로 두고 형사재판 절차를 진행한다면 상급심에서의 파기 사유는 물론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도 재심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측도 그간 재판 과정에서 공수처의 수사 범위에 내란죄는 포함돼 있지 않으며 공수처가 직권남용죄 수사 과정에서 내란죄를 인지했다고 볼만한 증거나 자료도 없다는 주장을 고수해왔다.

    공수처의 위법 수사에 터 잡은 검찰의 내란죄 기소 자체가 위법한 기소이므로 공소 기각이 돼야 한다거나 그 과정에서 수집된 증거 역시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므로 내란죄 실체 판단에 나아가지 않더라도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16일 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가 윤 전 대통령의 공수처 체포 방해 혐의 등 사건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하면서 공수처의 내란 수사권을 인정한 판결을 내렸다. 

    이번 지귀연 재판부 역시 공수처법의 제정 취지와 사건 이첩 요구권 등을 근거로 공수처가 고위공직자범죄 수사에 대해 우선권을 갖는다고 명시하면서 직권남용죄와 내란죄의 관련성까지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내란·외환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의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수사가 위법했다는 주장을 배척했다. 지 부장판사는 "공수처법에 반하지 않는 한에서 피해자 방어권을 어렵게 만들지 않는다면 (내란죄는) 수사과정에서 인지한 죄에 포함된다고 보는 게 맞다"고 했다.

    법원은 검찰 또한 내란죄 수사권이 있음을 인정하며 "피고인(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를 살피면 내란죄와 중간행위 매개 없이 인정되고 구체적 개별적 연결을 따라 구성요건에 직접 관련성이 인정된다"며 "규범적 의무도 인정하는 데 장애가 없기에 검찰의 내란죄 수사권이 인정된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