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배 상승 … 경제가 2.5배 좋아졌나?외환위기 경보 울리는데 … 주식시장만 별천지-딴세상버블 폭발 후 경제-금융-외환위기, 트리플 폭풍 닥치면?
  • ▲ 경제-금융-외환 위기 경보가 울리는데 한국 주식시장만 불이 났다. 과열이다. 이게 정상인가. 포퓰리즘 정권에서 나타나는 전형적 증후군 아닌가? ⓒ 챗GPT
    ▲ 경제-금융-외환 위기 경보가 울리는데 한국 주식시장만 불이 났다. 과열이다. 이게 정상인가. 포퓰리즘 정권에서 나타나는 전형적 증후군 아닌가? ⓒ 챗GPT
    ■ 대한 추위 속 과열 보일러

    한국 증시가《5000 시대》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가히《떳다방》이다.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2000대 초반에서 헤매던 코스피가 지금은 5000을 눈앞에 뒀다. 

    단기간에 한 나라의 종합주가지수가 2.5배 가까이 오르는 경우가 흔한 일일까? 
    선진국 자본시장 역사에서 그런 속도의 상승이 있긴 있었다. 
    하지만 그 다음은 대부분 금융위기 가 닥쳤다. 
    지금 한국 자본시장은《과열 국면》이라고 볼 수 있다.   
     
    경제는 1년 만에 2.5배 좋아지기 어렵다
    한국의 GDP 성장률, 소비, 고용, 내수, 자영업, 부동산 시장 등을 보더라도 체감 경기는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주식시장만 전혀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다. 
    이는 코스피가《한국 경제 전체》가 아니라 소수 대형주를 중심으로 하는 지수가 됐기 때문 이다. 
    물론 영업이익을 많이 낸 기업은 잘못이 없다.   
     

    ■ 경제도, 경기도 크게 좋아지지 않았는데

    자산증식도 좋지만, 이 시점에서 한번은 점검이 필요하다. 
    코스피《불장》속에서도 경기가 크게 나아지지 않는 이 괴리 는 경제 병리 현상일 수도 있다. 

    이런 경우가 역사적으로 낯설지 않다. 
    19세기 미국의 철도 붐 이 그랬다. 
    철도는 실제로 세계 경제를 바꿔놓은 혁신이었고, 그 투자는 허상이 아니었다. 
    철도 인프라 확충이 큰 자본을 필요로 하는 가운데 너무 많은 회사들이 난립, 무분별하게 채권을 발행한 게 문제였다. 
    너무 많은 자본이, 너무 빠른 속도로, 너무 낙관적인 기대 위에 쏟아졌던 것이다. 

    결국 금융위기와 철도산업의 과점화로 이어졌다. 
    기술은 진짜였지만, 금융위기는 피하지 못했던 것이다.  
     
    1990년대 말 닷컴 버블 도 비슷했다. 
    인터넷은 세상을 바꿨고, 지금도 바꾸는 중이다. 
    현 시점의 주가는 미래 기대치를 반영한다. 
    하지만 현재와 미래 사이엔 시차가 존재한다. 

    그 시차를 무시한 결과가 바로 나스닥 붕괴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의 AI 붐도 구조적으로 많이 다르지 않다. 
    AI는 분명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기술임엔 틀림이 없다. 


    ■ 이번엔 다르다?

    문제는 확실성이 아니라 속도다. 
    《타임머신》이 없는 한 미래로 빨리 갈 순 없다. 
    최근 한국은행이 AI 관련 투자 열풍이 자산 가격 과열과 버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한국 증시가《비정상적 과열》단계는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쉴러는 버블을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이야기(narrative)의 문제”라고 정의했다. 
    주가 상승이 화제가 되고, 그 화제가 다시 신규 자금을 불러오며, 그 자금이 다시 주가를 끌어올리는 자기강화적 순환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지금 한국 증시를 지배하는 서사는 분명하다. 
    “AI 시대” “반도체 슈퍼사이클” “코스피 5000은 시작일 뿐” “이번엔 다르다” 등등.

    한 마디로《일확천금》서사다. 
    모든 버블은 늘《이번엔 다르다》에서 시작 됐다.   
     
    특히 우려스러운 건《개미》투자자들의 레버리지다. 
    상승장에서는 빚이 수익을 확대해 주는 것처럼 보일테지만, 하락장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자산증식을 위해 가장 필요한 건《촉》이 아니라《인내》다. 
    하지만《개미》들은 그《인내》가 가장 어렵다. 

    기관은《도미넌트》경기자로서 변동성을 관리할 수 있지만,《빚투》한 개인은 변동성에 의해 관리당하기 때문이다. 
    이미 신용공여 잔고가 위험 수위까지 쌓여 있다는 점도 우려할 부분이다.  
     
    지금까지 코스피가 과도하게 눌려 있었다 치더라도 최근들어 보이는 가파른 상승세는《오버슈팅》일 수 있다. 
    《포모(FOMO)》심리도 비정상적 열기를 만들어내는데 연료가 된다. 

    * FOMO = Fear Of Missing Out
    다른 사람들은 어떤 중요한 경험·기회·정보를 누리고 있는데 나만 놓치고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과 초조감. 
    "지금 참여하지 않으면, 나만 손해를 본다” 는 감정 기반의 불안감. [편집자 주]

    이동평균선을 봐도 그렇다. 
    그동안 한국 코스피 역사에서 이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미래의 낙관적 기대치를 모두《가불》해 쓰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이번에도 역시?

    기술혁신은 반드시 금융혁신으로 이어진다. 
    역설적이게도 금융혁신 앞 단계엔 금융위기 있다. 

    기술혁신에 따른 생산성 향상은 일정한 시차를 필요로 한다. 
    인류는 욕망 때문에 그 시차를 참지 못한다. 
    조급함이 기술혁신 국면마다 항상 버블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예외가 없었다. 
    역사는 반복된다. 
    “이번엔 다르다” 고 말했다가 버블이 가라앉고 나면 그때서야 비로소《역사가 반복된다》고 말할 뿐이다.  
     
    정부는 증시 활황을 성과처럼 포장하며《코스피 서사》를 부추기고픈 유혹을 느낄 수 있다. 
    산이 높을수록 계곡이 깊다. 
    이제 정책 당국은《빚투》에 따른 과열과 레버리지를 경계하고 시스템 리스크 관리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