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19개 공관 중 6곳 공석" 질타아틀란타·캄보디아 공석 사례 재소환"현장 지휘관 없는데 외교 가능하나"교민 SNS에 "각자도생" 불만 확산
  • ▲ 조현 외교부 장관. ⓒ이종현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 ⓒ이종현 기자
    중동 전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대규모 공관장 공석과 재외국민 대응 문제를 둘러싼 질타가 이어졌다. 의원들은 중동 지역 공관장 상당수가 비어 있는 상황과 교민들 사이에서 "각자도생해야 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현 외교부 장관은 공관장 공석 문제에 대해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히며 개선 필요성을 인정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김건 의원은 6일 국회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지금 도심 한복판에 미사일이 떨어지고 있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바레인, 쿠웨이트 모두 대사하고 총영사가 공석이다. 비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동 지역에 19개 공관 중에 6개, 약 30%가 지금 공관장이 없다. 이런 상태로 지금 제대로 우리가 외교적 대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느냐"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미 이게 한두 번 나온 문제도 아니지 않느냐"라며 "조지아주에서 317명의 우리 기업인들이 구금됐을 때 아틀란타 총영사, 주미 대사 없지 않았느냐"라고 했다. 이어 "캄보디아에서 우리 청년이 죽임을 당한 상황에서도 캄보디아 대사가 없었다. 언론에서도 문제를 제기했는데 하나도 고쳐지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두 번은 실수라고 그러지만 세 번이면 그건 구조적 문제"라며 "장관님하고 대통령께서 해야 될 일은 사람을 보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석기 국회 외통위원장도 공관장 공석 문제를 강하게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전체적으로 우리 세계 172개 공관 중에서 약 30%가 공석"이라며 "공관장은 주재국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위치, 쉽게 말하면 현장 지휘관"이라고 말했다. 

    정부 인사 지연 문제도 따져 물었다. 그는 "정부가 출범하고 지금 1년이 다 돼 가는데 임명하는 데 무슨 장애가 있느냐. 인재가 없느냐"고 했다.  또한 "일본만 해도 나고야, 니가타, 삿포로, 센다이, 후쿠오카, 요코하마 다 공석"이라며 "한일 관계가 중요하다면서 공관장이 다 공석인데 누가 일을 하느냐"라고 지적했다.

    외통위 소속 의원들의 거듭된 질타에 조 장관은 공관장 공석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그는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과 장관께서 건의해서 이 문제를 바로 해결해야 한다"며 "즉시 해결하는 것이 맞다"고 촉구했고, 조 장관은 이에 "그렇게 하겠다"라고 답했다.

    중동 지역 교민들의 불안과 정부 대응에 대한 불만도 공개됐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카타르 지역 교민들이 참여한 SNS 대화방 내용을 화면에 띄우며 외교부 대응을 따져 물었다.

    배 의원은 "제가 중동 카타르 지역에 우리 재외국민들이 있는 SNS 톡방에 직접 가서 확인을 해 봤다"며 "국민은 '우리 정부는 쇼하느라 바빠 우리가 각자 도생해야 된다', '대사관이 우리 메시지를 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대사관이 입을 다물어서 이 판국이다'라고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 명이 전화 받느라고 실질적으로 우리가 도움받을 수 있을까' 하는 내용, '렌터카 타고 도망가라 이런 내용이냐'는 불만도 폭주하고 있었다"며 "외교부가 이런 재외 국민들 불만을 파악하고 있었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조 장관이 "몇 사람의 SNS 메시지"라고 말하자, 배 의원은 "몇 사람이라니 단 한 사람이라도 우리 국민은 소중하다"고 즉각 반박했다. 이어 "단 몇 사람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한 명이라도 구출해야 되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질타했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만여 명이 넘는 체류객과 동포, 환승 여행객까지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그거에 대해서 별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시면 올바른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 장관은 "일부 몇 명의 그런 SNS 메시지라고 하는 것은 그분들을 의견을 무시한다는 뜻이 아니고, 그 외에도 많은 감사의 뜻이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어느 G7 국가 중의 하나는 대사관의 홈페이지에서 우리 국민들 빨리 알아서 이 나라를 떠나시기 바란다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서 "여러 나라들에 비해서 부족하게 우리 국민의 안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