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수 의원실 마사회 임직원 임금·성과급 분석마사회, 실적 악화에도 회장 성과급 4208만 원경마장 정상화에도 경영 평가는 'C등급' 하락이양수 "부실 경영 책임지고 성과급 반납해야"
  • ▲ 정기환 한국마사회장. ⓒ이종현 기자
    ▲ 정기환 한국마사회장. ⓒ이종현 기자
    2023년 경영 등급이 하락한 한국마사회(마사회)가 직원 성과급을 전년 대비 13배 이상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마사회장의 성과급은 마사회가 2017년 이후 지급한 성과급 중 가장 높았다. 하지만 마사회의 경영 등급과 영업이익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임직원 성과급 지급 총액'에 따르면, 정기환 마사회장은 지난해 경영 성과급으로 4208만 원을 수령했다. 기본 연봉(1억3735만 원)을 합하면 1억7943만 원이다.

    정 회장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알 박기 인사'로 꼽힌다. 2022년 2월 취임 후 여당으로부터 끊임없는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그의 임기는 2025년 2월까지다.

    임원 8명에게도 3억5291만 원이 지급됐다. 평균 4411만 원이다. 성과급을 제외한 임원들의 평균 급여는 1억988만 원이다.

    성과급을 제외하고 평균 기본급이 9049만 원에 달하는 정규직 직원들의 성과급도 많이 증가했다. 2022년 1065명의 직원이 6억8748만 원의 성과급을 수령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1078명의 직원이 92억6802만 원을 받았다. 1인 평균 859만 원을 수령한 것이다. 

    마사회 임원들은 2021년과 2022년 당기순손실 발생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며 임원 성과급을 전액 반납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2021년 매출이 1조 원 수준에서 영업손실은 4179억 원을 기록했다. 경영 등급은 'D등급'으로 추락했다. 기획재정부는 매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를 통해 공공기관을 A~E 등급으로 나눠 평가한다. D등급을 받은 마사회 임원들이 성과급을 반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에 마사회는 기재부의 2022년 경영 등급 평가를 앞두고 컨설팅 업체 3곳에 3420만 원을 지급해 등급 올리기에 나섰다. 공기업이 기업평가 컨설팅에 수천만 원을 사용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취임 첫해 국정감사에서 여당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던 정 회장의 마사회는 2022년 'B등급'을 기록했다. 같은 해 4월부터 경마장이 정상화되면서 매출(7252억6300만 원)과 영업이익(784억 원)이 상승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경마장이 완전 정상화에 이른 2023년, '정기환 마사회'의 영업이익은 다시 감소했다. 매출은 73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포인트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74억 원으로 39.5% 줄었다. 경영 등급도 하락했다. 마사회의 경영 등급도 덩달아 'C등급'으로 떨어졌다. 2019년 코로나19 사태 전 120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2023년 영업이익은 당시의 39.4%에 불과하다. 

    여당에서는 마사회가 경영 등급이 오히려 하락했음에도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임직원 황제승마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마사회가 영업이익 감소에도 기관장 연봉을 올리고 성과 상여금을 지급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마사회는 방만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성과 상여금을 즉각 반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