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농업 소득 매해 1000만 원 그치는데지난해에만 받은 성과급만 약 940억 원'文 알박기' 사장, 2023년 성과급 4544만원최근 5년 농어촌공사 사장 성과급 중 최고치
  • 농어촌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할 한국농어촌공사가 경영 등급 'C등급'을 받고, 연 농가별 소득이 1000만 원 안팎을 횡보하는 상황에서 지난해에만 940억 원대의 '성과급 파티'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공사가 성과급 잔치를 벌이던 그해 농가 평균 부채는 4000만 원대로 오르며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3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성과급 지급 총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농어촌공사가 임직원에게 지급한 성과급 총액은 943억3429만 원에 달했다. 공사 임직원 수는 지난해 6475명이다. 1인당 평균 약 1450만 원의 성과급을 받은 것이다.

    농어촌공사의 성과급 잔치는 비단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5년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2년 948억457만 원(임직원 6549명), 2021년 864억866만 원(6574명), 2020년 795억5069만 원(6513명), 2019년 896억1434만 원(6596명)이었다.

    문제는 농어촌공사가 940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을만한 '성과'가 있었냐는 점이다.

    통계청이 2인 이상 농가 2900개, 1인 농가 100개를 대상으로 '2023년도 농가 경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평균 농가 소득은 5082만 원으로 역대 처음으로 5000만 원대를 넘겼다.

    하지만 농가 소득을 자세히 살펴보면, 농가 소득은 순수 농업으로 벌어들이는 '농업 소득'과 음식·숙박업 등 다른 벌이로 올리는 '농업 외 소득', 국가보조금 등으로 구성되는 '이전 소득' 등으로 구성되는데, 직접 농사를 지어 벌어들이는 농업 소득의 비중은 21%에 불과했다.

    지난해 농가 소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농외 소득(39%·1999만 원)과 이전 소득(33%·1718만 원)이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평균 '농업 소득'은 2022년 949만 원으로 1000만 원도 넘지 못했고, 2021년에는 1296만 원, 2020년 1182만 원, 2019년 1026만 원이었다.

    농가 평균 부채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의 농가 경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 부채는 4158만 원이었다. 2022년 3502만 원, 2021년 3659만 원, 2020년 3759만 원, 2019년 3572만 원과 비교해 많이 증가했다.

    농업 소득이 한 해 평균 1000만 원에 그치고, 농가 부채에 '빨간불'이 들어왔지만, 같은 기간(2019~2023년) 농어촌공사는 임직원들에게 연평균 889억4000만 원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6월 공개한 '2023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서 농어촌공사는 C등급을 받았다. 2022년(B등급)보다 한 단계 떨어졌다.

    이 가운데 지난해 이병호 농어촌공사 사장은 4544만 원의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 평가가 하락했지만, 이 사장의 성과급은 2022년(2627만 원)보다 1.7배 올랐다. 지난 5년(2019~2023년)간 농어촌공사 사장이 받아 간 성과급 중 가장 많은 액수다.

    이 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임기 말 '알 박기 인사'로 꼽힌다. 2022년 대선이 치러지기 직전인 3월 4일 취임했으며, 임기는 2025년 3월 3일까지다.

    여당에서는 농민들이 매년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농어촌공사가 벌이는 '성과급 잔치'가 농사 현장과 동떨어진 처사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이양수 의원은 "농가는 낮은 농업 소득과 증가하는 부채로 부담이 쌓이고 있는데 공공기관인 농어촌공사가 농민들의 현실과 동떨어진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라며 각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