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70명, 유튜버 60명, 개딸 수십 명 등 300여 명 몰려 인천공항 아수라장여당 지지자들 '영길아, 돈 얼마 받았니' '이재명 대장동' 피켓 들고 야유야당 지지자들 "선당후사 송영길" "송영길은 청렴하다" 송영길 옹호 외쳐송영길 "심려 끼쳐 죄송"… "야당탄압인가" 묻자 "여기까지만" 대답 피해
  •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4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정상윤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4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정상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4일 야유 속에서 조기귀국했다. 

    송 전 대표는 4분간 진행한 브리핑에서 "제가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 절대 회피하지 않는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23일 오후 8시(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한 송 전 대표는 24일 오후 3시45분 인천국제공항 B게이트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파리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귀국 계획을 밝힌 지 이틀 만의 귀국이다.

    송 전 대표는 당초 오후 3시 도착 예정이었다. 그러나 항공기 운항 지연으로 인해 3시15분 착륙한 뒤 수하물을 수령하느라 시간이 지체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이날 송 전 대표의 귀국 소식에 기자 70명과 유튜버 60명 등 3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고 밝혔다.

    현장에는 송 전 대표의 지지자와 반대자가 엉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송영길은 청렴하다" "선당후사 송영길"을 연신 외쳤다. 반면, 여당 지지자들은 '영길아, 돈 얼마 받았니' '이재명 대장동'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야유를 쏟아냈다.

    송 전 대표가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에 있던 유튜버 등은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송 전 대표를 향해 "송영길, 고개 숙여라" "웃음이 나오냐" "인천시민께 사과하라"고 소리쳤다. 

    소란 속에서 마이크 앞에 선 송 전 대표는 "서민경제가 어렵고 국가가 어려운 상황에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이런 일이 발생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대단히 송구하다"고 입을 뗐다. 

    그러나 야유와 연호가 뒤섞인 고성이 쏟아지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덮어버리자, 송 전 대표는 눈시울을 붉히며 발언을 잠깐 멈추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모르겠다는 견해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모든 책임 제가 지겠다고 말씀드린 것처럼 저로 인해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제가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송 전 대표는 이어 "검찰은 주위사람들을 불러서 주변을 돌기보다 오늘이라도 저를 소환하면 적극 응하겠다"면서도 검찰 수사에 따른 대응 방안 등과 관련해서는 "그건 검찰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야당탄압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다음에 (답)하겠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에둘렀다. 

    송 전 대표는 그러면서 "저 송영길은 어떤 일을 당해도 절대 회피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파리로) 출국할 때 아무 문제가 없었고 (파리) 학교와 공식 계약으로 나간 것"이라며 "오해하는 분이 있을까봐 귀국했다"고 부연했다. 
  •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4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정상윤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4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정상윤 기자
    이어 송 전 대표는 오후 3시49분 '한마디만 더 해 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을 뒤로하고 5번 출입구로 향했다. 일부 유튜버는 송 전 대표에게 따라붙으며 욕설을 해 공항 측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인파가 몰리면서 공항에 설치돼 있던 바리케이드가 무너지는 등 소란이 일었다.

    송 전 대표는 인파를 통과해 오후 3시53분쯤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탑승했다. 송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 앞서 송 전 대표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자택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송 전 대표를 중심으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이 불거지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검찰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윤관석·이성만 민주당 의원 등이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당대표후보였던 송 전 대표의 당선을 돕기 위해 총 94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살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당시 현역의원 10~20명에게 약 300만원씩 돈 봉투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이 확보한 이 전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 녹취파일에 송 전 대표가 돈 봉투 살포 사실을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일었다.

    해당 의혹의 배후로 지목된 송 전 대표는 "(이 전 부총장의) 개인적 일탈행위를 감시·감독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당시 당대표로서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동양언어문명국가연구소(Inalco)에서 열린 '남북한의 공동 유산에 대한 인식' 강연회에 참석한 뒤 동아일보·채널A와 인터뷰에서 "자세한 상황은 제가 잘 알 수가 없으나, 이렇게 검찰이 정치적 행위로 수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