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고지 노리는 이철우, 행정 연속성 앞세워중앙 정치 김재원 "길 잃은 경북 새 선수 필요"현장 행정가 이강덕 "포항 도약을 경북 전체로"최경환 "반도체 투자, 대구·경북으로 분산해야"
  • ▲ 이철우 경북지사가 지난해 4월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1차 경선 B조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정상윤 기자
    ▲ 이철우 경북지사가 지난해 4월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1차 경선 B조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정상윤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우파의 심장' 경상북도의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경북도지사 선거는 국민의힘 내부 중량급 인사 간 '경선 전쟁'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3선 도전에 나선 이철우 지사의 '수성론'과 이를 저지하려는 중앙 정치권 및 지역 행정가들의 '교체론'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경북 민심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판세는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운 이철우 지사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지사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이미 몸 바친 거 끝까지 몸 바치고 가겠다"며 3선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11일 도청에서 열린 '민선 8기 재정 평가 및 2026년 국비 확보 성과 브리핑' 자리에서 취재진이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묻자 "건강에 아무 문제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의 가장 큰 무기는 도정 운영의 연속성과 높은 인지도다. 지난 8년간 경북을 이끌며 대형 국제행사 유치와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을 추진한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지역 정가에서는 '안정 속 변화'를 원하는 민심이 이 지사에게 일정 부분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이 지사는 3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기록하며 다자대결 구도에서 우위를 점하는 모습이다. 

    대구일보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KPO리서치가 지난 6일~8일 경상북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경북도지사 인물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지사는 29.8%의 지지를 얻었다. 

    같은 조사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은 18.7%,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15.6%, 이강덕 전 포항시장은 10.8%로 집계됐다.(무선 ARS,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 5.0%)

    다만 부동층 비중이 적지 않아 경선 경쟁이 본격화되면 판세가 흔들릴 여지는 남아 있다. 오랜 기간 논의해 온 행정 통합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 논란과 투병 생활 이후 제기된 건강 우려 등을 어떻게 불식시키느냐가 본선 결과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 ▲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경상북도지사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이종현 기자
    ▲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경상북도지사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이종현 기자
    이에 맞서는 김재원 최고위원은 중앙 정치 경험과 높은 인지도를 앞세워 도전장을 던졌다. 세대 교체와 혁신을 기치로 내걸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을 기회의 땅으로 만드는 위대한 전진을 준비하겠다"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3선 국회의원 경력과 당내 전략가 이미지가 강점으로 꼽힌다. 특유의 논리와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젊은 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강한 발언 스타일로 인한 호불호, 지역 행정 경험 부족 등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김 최고위원은 현 도정이 추진하는 행정 통합 방식에 대해 날을 세웠다. 그는 "과거 두 차례에 걸쳐 논의가 진행되었으나 실패했던 대구경북행정통합을 도민들의 합의 절차는 거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반발을 불러왔다"며 "앞으로도 무책임한 일방통행 경북도정이 계속되면 실패를 거듭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 정치권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당 지도부로서의 영향력을 경북의 예산 확보와 현안 해결에 쏟아붓겠다는 전략이다. 이 지사와의 당내 경선이 성사되면 보수·우파 지지층 내에서의 전략적 선택이 어디로 향할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 ▲ 이강덕 포항시장이 지난 2일 경북 구미시 구미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는 모습. ⓒ뉴시스
    ▲ 이강덕 포항시장이 지난 2일 경북 구미시 구미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는 모습. ⓒ뉴시스
    포항시장으로서 3선을 역임한 이강덕 전 포항시장은 '행정가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전 시장은 지난 2일 경북 구미시 구미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정희 대통령이 평생을 조국과 민족을 위해 헌신하셨듯이 저 이강덕은 제 삶을 경북과 도민을 위해 온전히 바치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특히 이 지사에게 행정 통합과 관련한 '1대 1 공개 토론'을 제안하는 등 정책 대결을 유도하며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대구·경북의 상생 모델을 현장에서 직접 지휘해 온 만큼 구체적인 지역 발전 공약을 통해 부동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는 포항 지진 피해 복구와 산업도시 재편 등 시정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 관리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포항이 지방자치 이후 도지사를 배출하지 못했다는 지역 숙원론이 부각되며 동부권 기반 지지세가 강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도 전체를 아우르는 광역 비전 제시가 과제로 남아 있다.
  • ▲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19일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 공천 헌금 의혹과 관련한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하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찾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 ⓒ이종현 기자
    ▲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19일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 공천 헌금 의혹과 관련한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하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찾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 ⓒ이종현 기자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파급력을 키우고 있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그는 중앙정부에서의 재정 운용 경험을 토대로 경북 산업 구조 개편과 경제 활성화를 강조하며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경제 사령탑을 지낸 최 전 경제부총리는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 전략 산업인 반도체 투자의 일부를 대구·경북으로 분산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을 지키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최선의 길"이라고 밝혔다. 경제 전문가로서의 식견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의 복당 여부나 무소속 출마 결행은 보수·우파 표심을 분열시킬 수 있는 대형 변수로 꼽힌다. 다만 야권 후보까지 가세한 다자구도가 형성되면 최 전 부총리의 득표력이 당락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은 'TK 행정 통합'과 지역 경제 재건으로 요약된다. 이철우 지사가 추진한 통합 로드맵에 대해 나머지 세 후보가 일제히 속도 조절과 숙의 과정을 요구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의미도 작지 않다. 경북은 보수·우파 정치의 핵심 기반 지역으로, 이번 선거 결과는 향후 보수·우파 진영 재편과 TK 정치 지형에 영향을 줄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특히 현직 도지사의 3선 성공 여부는 지역 권력 구조뿐 아니라 당내 권력 역학에도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결국 이번 경북도지사 선거는 안정론과 변화론, 중앙 정치 경험과 지방 행정 경험, 경제 전문가 이미지와 현직 프리미엄이 충돌하는 복합 경쟁 구도로 압축된다. 공천 경쟁이 본격화되는 4월 이후 여론 흐름과 조직력 싸움이 판세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