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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뉴데일리DB
이재명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연일 다주택자를 향한 경고로 뜨겁다. "마지막 탈출 기회"라는 강도 높은 메시지와 함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라는 시한을 제시하며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동시에 정부는 수도권 135만 가구라는 대규모 '공급 로드맵'을 발표하며 집값 안정을 자신하고 있다.
이는 역대 정부의 수도권 공급 계획 중에서도 손꼽히는 물량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소적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실수요자들의 불안은 가중되는 모양새다. 정책이 경제적 실체가 아닌 '대통령 입'에 집중되면서 발생한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135만 가구 공급 계획'의 가장 큰 허구성은 택지 조성부터 입주까지 소요되는 물리적 시간을 간과했다는 점이다. 주택 정책의 실효성은 '인허가'나 '착공' 수치가 아닌 수요자가 실제로 열쇠를 쥐고 들어가는 '입주 시점'에서 나온다.
통상적으로 신규 택지 지구나 재개발 사업이 지구 지정과 토지 보상, 인프라 구축을 거쳐 착공과 입주에 이르기까지는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정부가 공언한 2030년 착공은 실제 입주가 차차기 정부 임기인 2035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의미다.
문제는 정부가 이 10년이라는 물리적인 입주 공백기를 채울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2026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약 1만 6412가구로 2025년 대비 약 48%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서울 연간 적정 수요량(약 4.7만 가구)의 35% 수준에 불과한 기록적인 공급 절벽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부동산 정책은 실효성보다는 상징적 타격을 앞세운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최근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초고가 단지에서 최고가 대비 20억원 이상 하락한 급매물이 거래되며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128억원짜리 주택이 100억원으로 조정되는 과정이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심과 직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강력한 대출 규제(LTV·DSR)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100억원대 아파트는 가격 변동과 무관하게 평범한 직장인들이 도저히 진입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강남권의 상징적 하락세에 주목하는 사이 서민들의 실질적 주거지인 서울 외곽 지역은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특히 관악구 봉천·신림동 일대의 준신축 단지들은 공급 가뭄 우려 속에 전세난과 매매가 동반 상승이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10년 뒤의 불확실한 물량 계획에 기대를 접은 실수요자들은 당장 당첨 가능성이 낮은 분양 시장 대신 이미 입주를 마친 준신축급 단지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관악구의 한 단지 전용면적 84㎡는 최근 15억 20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현재 호가는 16억원 선에 형성돼 있다. 강남권 일부 단지의 하락이라는 통계 수치와 서민들이 체감하는 외곽 신고가 사이의 괴리가 극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정부의 '미래형 공급'이 오히려 현재의 가격 왜곡을 키우는 기제로 작동하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다.
다주택자를 향한 징벌적 과세와 압박은 매물 유도라는 당초 목적 대신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고착화했다. 실제로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서울 기준 6.92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상위 20%의 아파트값이 하위 20%보다 7배 가까이 비싸질 정도로 자산 양극화가 심화된 것이다.
세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변두리 매물부터 정리하고 강남 등 핵심지의 자산은 증여나 버티기로 선회하면서 최근 집합건물 증여 등기 건수가 전월 대비 47% 급증하기도 했다. 결국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은 상위 0.1% 시장의 조정을 전체 시장의 성과로 일반화하는 통계적 오류에 빠져 있다. 정책의 과녁을 상징적 타격이 아닌 당장의 공급 절벽을 메울 실효적 물량으로 돌려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