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임대사업자 이어 비거주 1주택자 '투기세력' 몰이장특공제 폐지 움직임에 반발 확산…'1가구 1주택' 기조 흔들정책 실패로 집값 상승…주택 소유주에 책임 전가 '본말전도'
  •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서울에 집 한 채 가진 게 그렇게 죄냐." 

    요즘 취재원들을 만나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다. 사실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SNS 발언은 언제나 화두였지만 최근 언급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폐지는 유독 그 파장과 반발이 거센 분위기다.

    이는 규제 타깃이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를 넘어 결국 1주택자를 향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물론 '비거주'라는 단서가 달리긴 했지만 집값이 잡히지 않는다면 언제든 실거주 1주택자도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불안심리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간 정책 행보를 보면 이런 불안감은 충분히 이해할만 하다.

    앞서 대통령은 이전 진보정권과의 차별화를 강조하며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고 더불어민주당도 같은 기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어떤가. 언제 그랬냐는듯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시작으로 세제 카드를 꺼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대폭 낮춘 '6·27대출규제'와 수도권 135만가구 공급을 골자로 한 '9·7주택공급대책',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등 '3중 규제지역'으로 묶은 '10·15부동산대책' 등을 잇따라 발표했음에도 서울 집값이 잡히지 않자 세제 강화라는 극약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세금 규제도 강도가 점차 세지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급증했던 서울 아파트 매물이 다시 감소 양상을 보이자 이번에는 비거주 1주택자를 향해 칼끝을 돌렸다.

    지난 8일 윤종오 진보당 의원을 비롯한 범여권이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장특공제를 전면 폐지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생애 한도 2억원 내에서 양도소득세를 공제해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당 법안을 두고 반대여론이 커지자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엑스(X·옛 트위터)에 "거주할 것도 아니면서 돈 벌기 위해 사둔 주택값이 올라 번 돈에 당연히 낼 세금인데 오래 소유했다는 이유로 왜 대폭 깎아줘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사실상 범여권의 장특공제 개편 움직임에 힘을 보탠 것이다.

    시장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7월 말 세법 개정안에 대규모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담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주택자에 대한 세제 강화는 역대 정부가 유지해온 '1가구 1주택' 기조를 뿌리채 흔들 수 있다. 일단 현재로선 규제 대상이 비거주 1주택자에 한정됐지만 추후 시장 상황에 따라 타깃이 실거주 1주택자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전체 자산의 70%가 부동산에 묶여 있는 한국에서 집은 인생의 목표이자 전부다. 집 한 채를 갖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온 이들을 이제와 투기꾼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다.

    더욱이 정부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와 '맹탕' 공급대책으로 인한 시장 내 불안심리 확산, 현금 유동성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이 겹쳐 집값이 뛴 것인데, 이에 대한 책임을 주택 소유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본말전도(本末顚倒)에 가깝다.

    그래도 비거주 1주택자를 규제해야 한다면 진짜 투기세력과 일반 수요층을 철저히 분리해내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대통령이 SNS에 언급한 대로 자녀 교육이나 부모 봉양, 직장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일시 비거주하는 경우 장특공제 비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약속도 지켜져야 할 것이다.

    다만 불가피한 사유를 일일이 다 어떻게 확인할 것이며, 그에 따른 국민 불편과 일선 공무원들의 행정업무 과중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의문이다. 언제나 그렇듯 말이 앞선 정책은 시장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