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세 우위 속 패배한 서울시장, 재건축·재개발 기초단체 야당 선전2020년 부동산 폭등 학습효과 뚜렷 … 규제 일변도 정책에 경고장양질주택 시급한데 빌라공급 딴소리 … 철퇴 내린 민심 새겨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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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한 부동산중개소 앞 광고면에 '정부정책 OUT' 적힌 인쇄물이 붙어있다ⓒ뉴데일리DB
"선거는 이겼지만 함께 받은 부동산 경고장은 매우 무거웠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관계자가 선거 결과를 보고 뱉은 말이다. 6·3 지방선거는 집권 여당에 압승을 안겨줬지만, 한편으로 국민이 걱정하는 부분을 정확히 짚어냈다. 누구나 짐작하는 부동산 문제다.기울어진 지형 속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약 3만 표 차 신승을 거둔 것이 결정적이다. 여기에 구청장(기초단체장) 결과를 보면 유권자 메시지는 더욱 또렷해진다. 탄핵과 정권교체, 이듬해 지방선거를 치르며 이번 6·3 지방선거와 비교되는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25개 구 중 서초를 제외한 24개 구청장을 독식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강남·서초·송파·용산·강동·양천·광진·중구 8곳에서 야당 구청장이 당선됐다.야당 텃밭인 강남·서초를 제외하더라도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현안이 집중된 곳과 정확히 일치한다. 심지어 한강변 재정비가 한창인 동작구는 구청장은 여당, 시장은 야당을 뽑는 교차 민심을 보여줬다. 최근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지정 얘기가 돌았던 경기 용인시장 선거에서도 야당 후보가 당선됐다. 송도 신도시가 있는 인천 연수에서는 송영길 민주당 후보가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음에도 구청장은 국민의힘 후보가 됐다.국민들은 기억한다. 일방적인 여당 압승으로 끝났던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 이후, 규제 남발이 불러온 거대한 부동산 참사를. 이미 시장 곳곳에서 경고음이 다시 울리고 있다. 수도권 전월세는 씨가 말랐고, 상급지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속출 중이다. 서민들이 서울 외곽으로, 다시 경기도로 밀려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다주택자를 악(惡)으로 몰아가며 생긴 공급 불확실성과 임대차 시장 왜곡이 맞물려 초래된 결과다.이런 상황에서도 정부·여당은 보유세 인상, 임대차 시장 억제 등 부작용만 키우는 규제 정책만 남발하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정부 이기는 시장 없다"며 수요 억제책과 조세 압박을 고수해 온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기조에 유권자들이 직접 제동을 건 것으로 봐야 한다. 정부가 정책 수단으로 일시적인 가격 압박은 가할 수 있을지 몰라도, 도심 내 양질의 주택 공급을 원하는 시장의 실수요 자체를 통제할 수는 없다는 현실을 표로 증명한 셈이다.오늘의 민심을 정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앞으로의 과제다. 공급난에 직면한 수도권 주택 정책을 계속 규제 일변도로만 가서는 2년 뒤 총선 결과는 장담하기 어렵다. 2020년처럼 재난지원금 효과로 뭉갤 수 없다는 것도 이번 선거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부동산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여 과감한 건설 경기 부양에 나서 공급 불안을 해소하는 게 우선이다. AI발 반도체로 벌어들인 유동성을 낙수효과로 흐르게 하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나 안전진단 기준 등 민간 정비사업의 대못을 빼는 것도 시급한 문제다. 도심 주택 공급의 물꼬를 터주는 방향으로 정책 노선을 전향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도심 내 양질의 주택 공급을 원하는 시장 실수요를 향해 '빌라라도 지어주겠다'는 딴소리에 더 이상 민심은 속지 않는다. 설령 시장을 이기는 정부가 있을지 몰라도, 유권자를 이기는 민주주의는 결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