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전환하면 미군 인계철선 약해질 것한국군 지휘 미래연합사, 미군 독자적 작전 주한미군사령관 대장→중장급 격하 가능성전작권은 자존심 아닌 국가 대전략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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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북중조약의 전시 자동개입 조항 비교. 한미상호방위조약에는 유사시 자동개입 조항이 없지만, 북중 조약에는 있다.(ChatGPT 2026. 7. 16)
대한민국이 지난 70여 년 동안 이룬 가장 큰 성공은 한강의 기적만이 아니다. 1953년 정전 이후 전면전이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핵실험 등으로 한반도 위기 때마다 금융시장이 출렁였지만, 외국 자본이 한국을 구조적으로 떠나는 사태로 번지지는 않았다. 북한이 도발은 해도 전면전까지 감행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다. 한미연합체제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북한과 중국이 대한민국을 넘보지 못하게 방파제 역할을 해온 한미동맹이 칼집이라면 한미연합사는 칼날이다. 칼날이 빠진 칼집은 더 이상 적을 억제하지 못한다. 정부의 구상대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전환하면 미래연합사는 한국군 대장이 지휘한다. 그러나 미군이 한국군 지휘 아래 실제로 전투를 수행하지 않는다면, 미래연합사라는 명칭은 남아도 그 기능은 약화할 수 있다. 칼날이 무뎌진다. 그 결과 한미동맹의 군사적 결속력은 약해지고,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커져 경제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1950년 6.25 전쟁의 잿더미에서 ‘한강의 기적’으로 회생한 대한민국이 서투른 전작권 전환으로 다시 나락으로 떨어지지는 않을까 우려된다.뉴데일리의 ‘전작권 전환 시리즈’ 마지막인 3편은 조건을 충족하지 않은 전작권 전환이 대한민국에 미칠 후폭풍을 다룬다.■전작권 전환 뒤, 약해지는 미군의 인계철선정부가 추진 중인 전작권 전환은 미군 대장인 주한미군사령관이 맡고 있는 한미연합사령관을 한국군 대장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사령관은 미군 장성이 맡는다. 이런 전작권 전환 뒤, 한반도 방위에 미치는 1차적인 영향은 미군의 인계철선 기능이 약화하는 것이다. 미군의 인계철선 기능은 북한의 공격으로 미군의 피해가 생기면, 미군 지휘체계가 작동해 미국의 개입이 불가피해지도록 만드는 군사적 장치다.과거에는 북한군이 남침하는 주요 축선인 동두천과 의정부에 미 2사단이 주둔하고 있었다. 그래서 전시에 미 2사단이 전방에서 북한군을 차단한다. 이런 구조는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사실상 불가피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왔다. 지금은 미 2사단이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해 직접적인 인계철선 기능은 거의 사라졌다. 그러나 그 인계철선 기능을 주한미군사령관이 대신하고 있다.그는 한미연합사령관으로서 유사시 주한미군을 지휘하고, 한·미가 합의한 증원계획에 따라 오키나와와 미 본토 등에서 전개되는 미 증원전력의 투입을 미군 지휘계통과 긴밀하게 조정한다. 이어 시차별전개목록(TPFDD)에 따라 미 본토와 해외기지의 대규모 병력·항공·해상전력과 전략자산이 단계적으로 한반도에 증원된다. 또 북한의 핵무기 사용에 대응한 미국 핵전력과 전략자산 운용은 미 대통령과 국가통수·지휘체계의 결정 사항이지만, 현지 전황을 가장 잘 파악하는 연합사령관의 군사적 판단과 건의는 의사결정에 중요한 비중을 갖는다.전작권 전환으로 미래연합사령관이 한국군 대장으로 바뀌면 한반도 방위책임이 한국군에게 주어진다. 한국군 미래연합사령관도 작전상 전투력 요청을 미국에 제기할 수는 있다. 그러나 미군 대장이 연합사령관으로 직접 지휘할 때와 한국군 사령관의 요청으로 미군 계통이 별도로 판단할 때는 의사결정의 속도와 책임 구조, 상호 신뢰의 수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더구나 한미상호방위조약에는 북·중 조약과 같은 명시적 자동개입 조항이 없다. 그러나 미군 대장이 연합사령관으로서 한반도 방위계획과 미 증원전력을 직접 연결해놓음으로써, 미국이 유사시 쉽게 빠져나가기 어려운 군사적인 구조를 만들어놨다. 연합사령관은 법률상 자동개입 조항을 대신하는 존재는 아니지만, 미국 개입의 현실적인 보증장치 역할을 해왔다.한국전쟁 이후 북한의 도발 자제는 미군 부담 때문북한은 1948년 정권 수립 이후 지난 80년 가까운 세월 동안 3100회 이상 도발했다. 그 가운데는 6.25 한국전쟁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북한은 한국전쟁 이후엔 전면적인 도발을 자제해왔다. 북한이 잦은 국지도발은 했어도 전면전으로 확대하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미군 대장인 주한미군사령관이 연합사령관으로 한반도 방위책임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선 미국과 싸우는 게 두려울 수밖에 없다. 북한군은 6.25 전쟁에서 미군의 압도적인 화력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뼈저리게 경험했다.따라서 현재의 안보 여건에서 전작권 전환은 한국 스스로 미국의 방어벽을 걷어내는 행위와 다름없다. 더구나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최근 한국을 적으로 정의하고 유사시엔 핵무기도 사용하도록 법제화까지 해놓은 상황에서는 안보 위험이 더 심각하다. 전작권 전환으로 미군 대장이 미래연합사 지휘선에서 빠지면, 북한은 개전 첫날부터 미국 전체와 맞서야 한다는 두려움이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
- ▲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전과 후의 무뎌지는 한미연합사의 칼날 비교.(ChatGPT 2026. 7. 16)
■미군 지휘권 독립 전통(퍼싱원칙)과 미래연합사의 한계미군은 외국인 사령관의 지휘 아래에서 전투하는 것을 매우 꺼린다. 자국군에 대한 최종 지휘권은 미국이 가져야 한다는 전통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퍼싱(Pershing) 원칙’인데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퍼싱 장군이 미 원정군의 독립 지휘를 고수한 사례로 비롯됐다. 현대에 와서 아프가니스탄전, 이라크전 등 거의 모든 전쟁에서 미군이 지휘를 맡았다.문제는 전쟁이 벌어졌을 때 미군이 한국군 미래연합사령관의 작전통제를 어디까지 실질적으로 수용하느냐다. 미군이 별도의 국가 지휘계통을 우선해 독자적으로 움직인다면 미래연합사는 명목상의 연합지휘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미래연합사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노무현 정부에서 첫 국방보좌관을 지낸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장은 “한국이 한국군 연합사령관을 끝내 고집하면 미래연합사 자체가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전작권을 내일 회수해도 문제 없다’고 하자 다음날 주한미군이 ‘군사적 필요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 땐 연합사 해체’를 시사하는 말을 한국 정부에 통보했다고 한다.(조선일보 2026. 5. 28)■유엔사의 도쿄 이전 가능성과 한반도 방위의 주변화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대장이 미래연합사령관을 맡고, 미군 장성이 부사령관이 되면 주한미군에 예상치 못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변화는 주한미군사령관의 중장급 조정과 유엔군사령부의 도쿄 이전 가능성이다.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부원장은 “전작권 전환 이후 미국은 주한미군사령관 겸 미래연합사 부사령관을 중장급으로 격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신, 주일미군사령관은 대장으로 승격할 소지가 있다고 한다. 차 부원장은 또 “유엔사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창설 초기처럼 도쿄로 이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런 변화는 모두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의 대 중국 전략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흐름을 고려하면, 주한미군사령관의 위상 저하와 유엔사의 역할 및 위치 조정은 충분히 검토가 가능한 시나리오다.주한미군사령관을 3성 장군인 중장으로 조정하는 것은 주한미군(2만 8500명)과 주일미군(5만 4000명)의 규모를 비교할 때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도 주한미군사령관을 대장으로 유지해온 이유는 미군은 지휘관이 전투현장에서 지휘해야 한다는 전통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현재 동북아에서는 한반도가 주 전장지역이다. 그러나 주일미군사령관이 대장이 되면 관심이 동아시아 전체로 확대된다. 한반도는 여러 전장 가운데 하나가 된다. 주일미군사령관은 미 증원군과 주일미군 등을 모두 동원해 양안사태(중국·대만 갈등)까지 대비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언급하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그런 차원에서 나왔다.유엔사와 주한미군 전력을 한반도와 일본 등지로 분산시키는 것은 최근 미국의 전략과도 일치한다. 미국은 중국의 정확도가 높고 치명적인 무기에 큰 부담을 안고 있다. 그래서 미군 전투력을 평시엔 분산해 중국 위협 밖에 두었다가, 작전지시가 떨어지면 모자이크처럼 합쳐서 임무를 수행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런 전략 변화 속에서 미국은 한반도에 고정된 지휘·전력 구조보다 일본과 괌, 오키나와, 한반도를 연결하는 분산형 지휘체계를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주한미군사령관을 중장으로 낮추고 유엔사를 도쿄로 이전하면, 우리 안보에는 매우 부정적이다. 주한미군사령관의 계급이 중장으로 낮아지면 미 의회와 국방정책 결정 과정에서 한반도 문제를 직접 제기하는 위상과 영향력이 지금보다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항공모함·핵잠수함·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 전개를 미군 최고 지휘부와 조정하는 정치·군사적 영향력도 줄어들 수 있다. 유엔사도 도쿄로 이전하면서 전투사령부로 변화해 글로벌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전투부대로 기능할 수 있다고 차 부원장은 관측했다.전작권 전환, 자존심보다 국가 대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대한민국은 1950년 세계 최빈국에서 오늘날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성장의 핵심 토대 가운데 하나인 안정된 안보 환경을 제공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번영은 반도체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국민의 의지, 강한 국군, 그리고 한미연합방위체제가 함께 이룩한 결실이다.전작권 전환은 지휘관(미래연합사령관) 한 명을 바꾸는 단순한 행정절차가 아니다. 대한민국 안보의 설계도를 다시 그리는 국가적 결단이다. 설계가 잘못되면 동맹은 형식만 남고, 억제력은 약해질 수 있다. 전작권 전환은 자존심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다. 북한 핵과 중국의 팽창,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까지 함께 보는 국가 대전략으로 판단해야 한다.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전작권 전환은 자주국방의 완성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스스로 안보의 칼날을 무디게 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