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정태호 의원, 설탕 부담금 국회 토론회 개최"소비자 가격 전가 불가피" vs "건강 증진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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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이 들어간 식품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설탕세' 도입 논의를 두고 산업계와 야권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업계는 설탕 부담금이 사실상 세금 인상으로 소비자 부담을 키울 뿐 아니라 비만 예방 등 정책 효과도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이상욱 한국식품산업협회 본부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설탕 과다사용부담금 국회 토론회'에서 "최근 당류 과다 섭취 문제에 대해 산업계도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다만 가칭 설탕 사용 부담금은 명칭과 달리 국민이 체감하는 측면에서는 사실상 세금과 동일하다"고 말했다.이어 "소비자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를 억제하려는 정책인 만큼 사용 목적이 명확하더라도 국민은 이를 세금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이 본부장은 세계보건기구(WHO)도 설탕 부담금을 '텍스(tax)·세금'이라는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고 국내 경제 시민단체들도 세금 성격을 지적해 왔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산업계는 이미 정부와 함께 지속적으로 당류 저감 정책을 추진해 왔다"며 "저당·대체당 제품 생산 확대 등으로 2020년 대비 2025년 저당 제품 시장이 3배 이상 성장하는 등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설탕 부담금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이 본부장은 "덴마크와 캐나다는 설탕세 부작용으로 제도를 철회했고 호주도 청량음료 소비는 줄었지만 성인 비만율은 오히려 증가했다"며 "비만 문제를 설탕세 하나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영국 사례에 대해서도 "설탕 사용량은 감소했지만 비만율 개선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개인의 섭취량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국내 당류 섭취 수준도 과도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이 본부장은 "식약처의 '2025 건강 위해가능 영양성분 섭취 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는 1일 총 열량의 7.5~7.7%로 WHO(세계보건기구) 기준인 10% 미만"이라며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에서도 일본과 함께 상대적으로 낮은 비만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반면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설탕 부담금이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견지했다. 설탕 과다 섭취로 인한 만성질환 증가와 사회적 비용 확대가 심각한 만큼 가격 조정을 통해 소비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설탕세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며 "용도 제한이 없는 세금과 목적과 용도가 제한된 부담금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WHO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 5명 중 1명, 청소년 3명 중 1명이 권고치 이상으로 설탕을 섭취하고 있고 '당류 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나온다"며 "이런 상황에서 설탕 부담금을 논의하지 않으면 국가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은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15조 원을 넘어 흡연·음주로 인한 비용보다 크다"며 국가 차원의 개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서울대학교 건강문화사업단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2~19일 국민 1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는 응답자의 80.1%가 첨가당 과다 사용 기업에 '설탕과다사용세'를 부과하는 방식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는 설탕 부담금 도입을 사실상의 증세로 규정하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설탕 부담금이 저소득층에게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김은혜 국민의힘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설탕 부담금을 공공 의료에 쓰겠다는 구상은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다"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물가 상승을 정당화하는 '착한 증세'의 탈을 쓴 '서민 증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건강을 이유로 설탕세를 도입한다면 다음에는 짜게 먹는 것을 막기 위해 소금세까지 도입하는 것 아니냐"면서 "공공 의료 재원 마련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결국 부담금은 제품 가격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의사 출신인 이주영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은 급기야 설탕세를 걷어 지역, 공공의료에 쓰는 건 어떻겠냐는 제안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며 "설탕세 자체가 보건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건너 뛰고 발등에 불 떨어진 국가의 아마추어리즘을 국민의 어깨 위로 교묘히 전가하려는 무책임하고도 충동적인 발상"이라고 말했다.설탕 부담금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증세 논란과 함께 정책 실효성을 둘러싼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