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명이네 마을'의 숙청과 '딴지일보'의 반격정청래·이성윤 쫓겨나자 팬덤 간 전면전 양상李 지지층 분노 격화 "분란 행태 용납 못해"鄭 지지층은 "李 정부·청와대서 눈길 거둬야"
-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는 모습. ⓒ뉴시스
이재명 정부 집권 1년 만에 대통령과 집권여당 대표의 지지 기반이 분열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팬카페에서 대통령을 훼방 놓는다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에 대한 '강퇴'(강제 탈퇴) 결정을 내리자, 정 대표의 지지층이 결집해 반발하며 양측 간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24일 민주당 지지층들이 모여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들은 '수박 사냥'에 한창이다. 수박은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정체를 숨기고 배신자 노릇을 한 인사를 지칭하는 은어다. 불과 얼마 전까지 '내란 청산'을 외치며 한배를 탔던 동지들이 이제는 서로를 향해 '청산 대상'이라며 칼을 겨누고 있는 것이다.정 대표가 민심의 척도라고 언급했던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이 대통령 지지자들과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을 겨냥한 비판이 쏟아졌다. 스스로를 '민주당의 적통'이라고 주장하는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이 주축이다.이들은 정 대표에게 "이제 정부와 청와대에서 눈길을 거두고 당원과 국민에게만 시선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하는가 하면, "(정 대표가) 수박밭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수박은 걸러내도 계속해서 나온다"며 이 대통령 측 지지자들을 비난했다.전날 민주당 의원 105명 규모로 출범한 이 대통령 공소취소 의원 모임에 대해선 "이딴 걸 지금 왜 만드느냐", "딱 봐도 계파 정치 하겠다는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일부 지지자들은 "공소취소 모임이 도리어 정 대표 연임 조건을 만들어 줬다"며 이번 사태를 정 대표를 중심으로 한 세 결집의 기회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에게 가장 예민한 문제로 꼽히는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모임을 비판하고 나선 셈이다.재명이네 마을 탈퇴 인증 글도 쏟아졌다. 이들은 "탈퇴하고 오는 길" "저 마을(재명이네 마을)은 모지리들만 남은 동네다" "저 마을은 혹시 대구·경북 쪽에 위치해 있나" "이 대통령은 이미 탈퇴했다더라. 이재명 없는 이재명 마을" "이제 리박(리박스쿨)이네 마을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이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정 대표 측을 겨냥해 십자포화에 나섰다. 이 대통령이 순방 등 큰 정치적 이벤트가 있는 날마다 '자기 정치'에 집중하는 등 정부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이에 '이재명은합니다 갤러리'(이합갤)에는 "정청래는 민주당에서 아예 퇴출 시켜야 된다" "정청래가 민주당에 있는 한 국민에게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수박들 다시 또 걸러야 되지 않겠나"라는 반응이 이어졌다.20만 명 이상 가입자를 둔 재명이네 마을에서도 격양된 반응이 이어졌다. 이 사이트에는 이 대통령도 가입돼 있다. 이 대통령은 직접 팬클럽의 대표 격인 '이장직'을 맡기도 했다.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자 이 대통령은 직접 이 사이트에 글을 올려 "이장은 아니라도 전 여전히 재명이네 마을 주민이다. 늘 그랬듯 좋은 소리도 쓴소리도 자유롭게 남겨달라. 주민으로서 경청하고, 늘 함께하겠다"면서 이장직을 내려놨다. 이장직을 내려놨지만, 여전히 그는 팬카페의 회원이다. 그만큼 이 대통령이 각별하게 아끼던 사이트다.재명이네 마을은 전날 정 대표와 측근인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을 강제 탈퇴시켰다. 재명이네 마을 관리자는 2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며 정 대표와 이 최고위원을 강하게 비판했다.관리자는 "재명이네 마을은 누구나 가입과 활동이 가능하지만 단 하나의 조건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이 대통령을 최우선으로 지지하는가'"라며 "이것에 입각하여 바라보았을 때 정 대표와 이 최고위원이 보인 행보는 그렇지 않다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재명이네 마을 회원으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또 "대선 전까지만 해도 '고쳐 쓰고 빨아 쓰자'는 게 카페 내 기조였다"며 "그러나 필요할 때만 찾아 표를 구걸하는 정치인, 국정을 돕기는커녕 발목잡기 행보를 지속하는 것에 대한 분노가 모여 표출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이어 "필요할 때만 찾아 표를 구걸하는 정치인, 국정을 돕기는커녕 발목잡기 행보를 지속하는 것에 대한 분노 표출들이 모였다"며 "카페 매니저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고 밝혔다.카페 관리자는 지난 22일에는 공지사항을 통해 "정 대표·이 최고위원에 대한 강퇴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한 결과, 총 1,231표 중 찬성 81.3%(1001표), 반대 18.7%(230표)가 나왔다"며 "재가입 불가 강제 탈퇴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그러면서 "우리 지지자가 그렇게 만만하냐"면서 "정 대표는 한때 재명이네 마을에서 표심을 얻기 위해 뻔질나게 드나들며 수많은 글을 썼지만, 지난 당대표 선거 당시 비판을 받자 발길을 끊었다"고 지적했다.아울러 "필요할 때는 그렇게 마을을 이용하더니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이냐"며 "분란을 만들고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당대표, '사퇴하라' 외쳐 보지만 '너희들은 짖어라' 하는 듯한 태도, 한술 더 떠 정치검찰조작기소대응특위 수장으로 이성윤을 임명하며 분란에 분란을 가중시키는 행위에 더 이상 용납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일각에선 지지층 간 대립이 격화하고 있는 근본 원인으로 '당내 어른'의 부재를 꼽는다. 지난 1월 민주당의 정신적 지주였던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별세하면서 당내에는 계파 갈등을 권위 있게 잠재울 심판이 사라졌다는 평가다.과거 이 전 총리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강성 팬덤과 당 지도부 사이의 완충 지대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그의 '질서 있는 리더십'이 사라지면서 각 계파의 선명성 경쟁과 팬덤 정치가 대신하게 됐다.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에 "과거엔 민주당은 분열로 망한다던 게 격언처럼 돌아다녔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라진 계기도 결국 고비마다 당의 어른인 이해찬 대표가 중심을 잡았기 때문이었다"면서 "결국 이분이 건강이 안 좋아지고 돌아가시면서, 당에서 이런 중재를 해낼 인물이 있는지 걱정스러운 부분"이라고 했다.혼돈 속에서 최근 복당 절차를 밟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는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섰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그는 계파 중재자의 역할보다는 친명(친이재명)계의 좌장으로 더 어울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송 전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좀 걱정이 된다"며 "제가 내부 상황을 자세히 모르니까 제가 민주당 입당이 허용돼서 정식으로 당에 돌아오게 되면 내부의 의견을 잘 수렴해서 갈등을 메울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면서도, "이 대통령이 외로워 보인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사실상 정 대표를 정조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