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80년 사법제도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헌법 개정사항"헌법 제101조와 충돌 '4심제'…"李 대통령 판결 뒤집으려는 속셈"'명확성의 원칙' 벗어난 '법왜곡죄'…정권 눈치보는 판검사 양산대법관 14→26명 늘려 사법부 장악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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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희대 대법원장.ⓒ뉴데일리DB
조희대 대법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법·대법관 증원)에 대해 "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문제"라며 위헌 소지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나섰다.
실제 이번에 추진되는 법안들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유지되어 온 3심제 원칙과 사법 운영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충분한 숙의와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법안들이 순수하게 법이론적 관점에서만 제기되는 것이 아니고 특정 정치인과 특정 정당을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에 이들 법안이 왜 위헌 소지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조희대, '사법개혁 3법'에 "헌법 개정사항에 해당할 수도 있는 중대한 내용"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민주당이 사법개혁 3법 처리를 공언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번 법안들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생긴 이래 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헌법 개정사항에 해당할 수도 있는 중대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헌법 개정사항에 해당할 수 중대한 내용'이라는 것은 이대로 해당 법들이 통과되면 위헌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조 대법원장은 특히 재판소원과 관련해 "일부에서 독일 경우를 예로 들고 있지만 우리 헌법은 독일과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헌법재판소는 참고자료를 배포하며 재판소원을 도입한 독일 사례를 참조해 재판소원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에 반대되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이어 조 대법원장은 "그렇기 때문에 공론화를 통해 각계각층의 전문가 의견과 국민 의견을 폭넓게 듣고 충분한 토론을 거쳐서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점을 국민들과 국회에 거듭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
◆헌법과 충돌한 재판소원법 …"李 대통령 선거법위반 사건 뒤집으려는 속셈"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조 대법원장이 비판의 목소리를 낸 재판소원법은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헌재가 최종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하는 법이다.
민주당은 헌법재판소법 68조1항의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문구를 삭제해 대법원 확정 판결에 대해서도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는 헌법 제101조와 충돌할 수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사실상 4심제라는 지적과 함께 재판의 장기화와 선의의 소송 당사자들에게 피해가 더 큰 법안이란 지적 또한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지난 18일 '재판소원에 관한 Q&A 참고자료'를 통해 "22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법률안이 국회에서 심사된 적이 없는 등 재판소원제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난해 5월 1일 공직선거법 위반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에 대한 즉각적 반향으로 발의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국민은 4심제의 희망 고문과 소송 지옥에 빠지게 된다"고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속셈은 지난해 5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위반 사건 상고심을 심리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판결을 재판소원제를 도입해 뒤집으려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황도수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판소원 제도는) 권력분립 관점에서 볼 때 사법권이 헌법재판소로 단일화될 가능성이 있어 위험하다"며 "우리 사법 시스템상 대법원과 헌재가 서로 균형을 맞춘 현재 상태가 가장 바람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황 교수는 "이 대통령이 당선되자 갑자기 민주당이 4심제를 추진하는 배경이 의심스럽다"면서 "이 대통령의 선거법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원을 공격하는 동시에, 나머지 재판들도 시간을 끌어 면소판결을 노리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우려했다.
◆오남용-왜곡 소지 많은 '법왜곡죄'…"권력이 사법부 장악 악용"
판·검사가 사실을 조작하거나 증거를 왜곡함으로써 법을 왜곡해 적용한 경우를 처벌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왜곡죄법 역시 위헌 소지가 크다는 우려가 계속 제기되어 왔다.
법 왜곡 여부를 판단할 기준이 모호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더욱 중요한 것은 법관과 검사들을 위축시켜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국회에 '법왜곡죄 법안 의견서'를 낸 대법원은 "법왜곡죄를 도입할 경우, 재판과 관련한 불법행위를 범한 법관을 처벌 대상으로 하는 만큼 사법부 독립을 약화시킬 수 있고 권력이 사법부를 장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도 있다"고 논평했다.대법원은 "특히 정치적 이슈가 되는 사안일 경우 법관의 소신 있는 재판에 대해 법 왜곡죄 혐의를 씌울 위험성이 있다"며 "법관의 독립적인 사법권 행사를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대법원은 나아가 "법관의 단순한 판단상의 과오나 소수적 견해까지도 수사나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소지가 있다"며 "자칫 법관의 직무수행을 지나치게 위축시켜 소수자에 대한 인권 보호 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관 26명 중 22명 李 대통령 임명…사법부의 중립성 훼손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은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왔던 법이긴 하지만 정권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대법관을 포진시킴으로써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원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구체적으로 현재 대법원장을 포함해 14명인 대법관 수를 26명으로, 12명 늘리는 내용이다. 공포 후 2~4년에 걸쳐 4명씩 단계적으로 증원하는 방식을 채택했다.대법원의 사건 적체를 해소하고 다양한 가치를 반영하는 판결을 내리기 위해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에 22명이나 임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관 증원은 당장 가시적인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기 어렵다는 게 학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라며 "증원이 현실화될 경우 단기간에 더 많은 대법관을 선발해야 하는 구조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도 대법관 후보군을 둘러싼 자질 논란이 반복되는데 인재풀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급격한 증원은 자질 논란과 재판 신뢰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며 "현직 대통령이 대법관 구성의 대부분을 좌우할 수 있는 구조는 위험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