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3세, 대마 흡연·매매 혐의로 구속기소법원에 "경제적 문제로 대마 이용" 의견서 제출
  • 마약 매매·투약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손자 홍인석(40) 씨가 "생계를 위해 대마를 팔았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 심리로 열린 공판에 출석한 홍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아이 양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마를 매매했다"고 변론했다.

    홍씨는 고(故) 홍두영 남양유업 명예회장의 차남인 홍우식 서울광고기획 대표의 아들. 필로폰 상습 투약으로 물의를 빚었던 황하나(34) 씨와는 사촌지간이다. 홍씨는 대마를 흡연·매매·소지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15일 구속기소됐다.

    홍씨의 변호인은 "지난달 30일 피고인이 부모와의 관계도 좋지 않고,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는 점 등을 담은 의견서를 냈다"며 홍씨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

    이어 변호인은 "앞서 기소된 혐의(대마 1회 판매, 액상 대마 62ml 대마초 14g 소지·흡연) 외에도 지난달 31일 추가기소된 혐의가 있다"며 두 사건을 병합·심리해줄 것을 요청했다.

    홍씨에 대한 차기 공판은 내달 15일 오전 11시 10분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남양유업 3세, '생계형 범죄였다' 선처 호소

    이날 재판부는 홍씨가 어떤 혐의로 추가기소됐는지 밝히지 않았으나, 공판 직후 검찰은 홍씨가 5명에게 대마를 총 16회 매도한 혐의가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홍씨는 지난해 미국 국적 사업가 이OO(38) 씨로부터 구한 '액상 대마'를 전직 경찰청장 아들 김OO(45) 씨, 김한 전 JB금융그룹 회장 사위 임OO(38) 씨, 효성그룹 창업주 故 조홍제 회장의 손자 조OO(39) 씨 등 5명에게 총 16차례에 걸쳐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홍씨는 효성그룹 창업주 손자 조씨에게 '액상 대마 카트리지' 5개를 250만원에 판매하고, 다른 이들에게도 670만원 상당의 카트리지 20개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호텔 신발장 개인금고에 이를 은닉하거나 흔적을 지우기 위해 부인 계좌로 돈을 받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액상 대마 카트리지는 대마를 전자담배 형태로 피울 수 있도록 제조된 것으로, 가루 형태의 대마보다 10배가량 환각성과 중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해외로 도주했다가 자진귀국한 김OO(43) 씨를 대마 판매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김씨는 한일합섬 창업주 고(故) 김한수 회장의 손자로, 고려제강 창업주 고(故) 홍종열 회장의 손자 홍OO(39) 씨에게 2차례 대마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홍씨 등을 대상으로 한 검찰 수사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지난해 말 미국으로 달아났다가 지난달 28일 오전 자진귀국해 검찰에 체포됐다.

    지난해 9월부터 재벌 3세 등 부유층 자제들이 대마를 흡연·매매한 정황을 수사한 검찰은 총 18명을 관련 혐의로 재판에 회부했다. 해외로 도주한 외국 국적자 2명에 대해선 기소를 중지하고 지명수배를 내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