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내란중요임무종사 유죄 판단 유지1심 인정한 '단전·단수 제지' 작위 의무는 배척"핵심 혐의 남기고 법리 다툼 여지 덜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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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덕수 전 국무총리. ⓒ서성진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항소심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앞서 1심이 선고한 징역 23년보다 8년이 줄어든 것이다.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2-1부(부장판사 이승철 조진구 김민아)는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것처럼 외관을 만드는 데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역시 1심에 이어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보는 법적 판단을 유지한 셈이다.다만 항소심은 1심이 한 전 총리에게 적용한 부작위 책임에는 제동을 걸었다. 한 전 총리의 내란 가담 여부 자체는 유죄로 보면서도, 1심이 넓게 인정한 '막지 않은 책임'과 일부 위증 판단은 법리상 과도하다고 본 판결로 해석된다.형량이 8년 줄어든 배경에도 이같은 책임 범위 축소가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
- ▲ 한덕수 전 국무총리. ⓒ정상윤 기자
♦︎ 항소심, 한 전 총리 '내란 가담' 유죄 유지 … 부작위·위증은 일부 무죄7일 법조계에 따르면 항소심은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적법한 국무회의가 열린 것처럼 외관을 만드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의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려는 방법으로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를 위시한 일련의 내란 행위에 가담하는 편에 섰다"며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다만 항소심은 공소사실과 법리의 한계를 이유로 1심이 인정한 '부작위 책임'과 '위증' 일부를 무죄로 판단하며 책임 범위를 좁혔다.우선 항소심은 국무회의 운영과 관련한 부작위범 판단에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이 부분에 대해 "법리상 별도의 부작위범이 성립될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이행을 막지 않았다는 1심 판단도 무죄 취지로 뒤집었다. 항소심은 해당 부분이 "특별검사가 기소하지 않은 부분"이라며, 1심이 이를 유죄 판단의 근거로 삼은 것은 공소 제기된 범위 안에서만 심판해야 한다는 불고불리 원칙에 어긋난다고 봤다.반면 1심은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 부의장이자 행정부 2인자로서 비상계엄 선포를 막을 작위 의무가 있었다고 판단했다.앞서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한 전 총리가 국무위원들을 전원 소집하고, 비상계엄이라는 중대 사안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회의를 운영했어야 한다고 봤다. 이를 이행하지 않은 점이 형법상 '위험 발생을 방지할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작위 책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이 전 장관의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에 별다른 제지 조치를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1심은 작위 의무 위반으로 봤다. 한 전 총리가 관련 지시 이행을 막을 지위에 있었는데도 이를 저지하지 않았다는 취지다.결국 1심은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을 막을 수 있는 지위에 있었음에도 이를 저지하지 않았다는 점까지 폭넓게 책임으로 인정한 셈이다.위증 혐의 일부에 대해서도 1심과 항소심의 판단은 갈렸다. 쟁점은 한 전 총리가 헌법재판소에서 언급한 '문건'의 의미였다. 앞서 한 전 총리는 헌재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이 전 장관에게 문건을 건네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1심은 해당 '문건'을 비상계엄 관련 문건 전반으로 보고 한 전 총리의 진술을 허위라고 판단했다. 반면 항소심은 이 문건이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문건을 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이에 따라 항소심은 한 전 총리가 실제로 해당 문건 전달 장면을 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보지 못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다만 이 같은 일부 무죄 판단에도 항소심은 한 전 총리가 적법한 국무회의 외관을 만드는 데 관여했다는 핵심 판단은 유지했다. 감형이 곧 내란 가담 책임의 부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 ▲ 한덕수 전 국무총리. ⓒ정상윤 기자
♦︎ 법조계 "항소심, 법리적 다툼 여지 덜어내며 형량 조절한 것"법조계에서도 항소심이 한 전 총리의 형량을 낮춘 핵심 배경으로 '작위 의무' 판단 변화를 꼽았다.조상규 법무법인 로하나 변호사는 "항소심은 한 전 총리에게 이 전 장관의 단전·단수 조치를 막아야 할 법률상 의무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국무총리로서 정치적·도의적 책임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형사법상 처벌까지 가능한 작위 의무는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조 변호사는 내란 사건의 특수성도 짚었다. "내란은 사형까지 가능한 중대 범죄이지만, 법원도 실무상 자주 다뤄본 범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그만큼 재판부도 공소사실별 책임 범위와 양형 사유를 세밀하게 나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다.조 변호사는 항소심이 내란중요임무종사라는 핵심 혐의는 유지하되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는 방식으로 형량을 조정한 것으로 봤다.그는 "한 전 총리의 나이와 사건 당시의 역할 등을 고려하면 1심의 징역 23년은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다만 내란중요임무종사라는 핵심 혐의 자체를 무죄로 판단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형량을 조정하려면 부작위 책임처럼 법리상 다툼이 있는 부분을 덜어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어 "위증 혐의 일부가 무죄로 판단된 것도 단전·단수 관련 책임 범위를 좁게 본 항소심 판단과 연결돼 있어 보인다"고 부연했다.또한 조 변호사는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을 직접 설계하거나 주도한 인물이라기보다 당시 의사결정 과정에 수동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그는 "재판부도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해 내란 가담 책임 자체는 유지하되 1심이 인정한 부작위 책임까지 넓게 인정하는 데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다만 조 변호사는 항소심 판단이 국민 눈높이에서 쉽게 납득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결과적으로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면서 형량을 낮춘 구조"라며 "이런 방식은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법리 판단이라기보다 형량을 맞추기 위한 판단처럼 비칠 수 있다"고 했다.이어 "내란처럼 중대한 사건일수록 왜 어떤 혐의는 유죄이고 어떤 혐의는 무죄인지 재판부가 더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