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참고인, '성남지역 안보' 논의에 참석…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비상임이사로도본인이 산하기관 이사에 임명한 사람 사망했는데… "고맙잔아♥" 개딸과 SNS 놀이윤희숙, 이재명 맹폭 "인간 존중,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정치인""고인 죽음 앞에서 '나와 관련 없다' 발언 적절치 않아… 남의 고통과 아픔 모른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의 '법카 유용 의혹' 수사 참고인이 사망함에 따라 이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에 숨진 참고인은 이 의원이 성남시장 시절 주재했던 '성남시 통합방위협의회'에 두 차례 참석하는 등 친분이 있었던 사이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의원은 지난달 30일 당원 및 지지자들이 참석한 토크 콘서트에서 "그의 죽음은 나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받아쳐 비난 여론이 거세다.

    숨진 참고인 A씨, 2014년 이재명 성남시장 주재 안보회의 참석

    성남시 통합방위협의회는 성남시장을 비롯해 국정원 관계관, 국군기무부대 성남지역 관계관, 성남시의회 의장, 성남 관내 경찰서장 및 소방서장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정기회의다.

    A씨는 지난 2014년 12월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의원이 주재한 '통합방위협의회 4분기 회의'에 참석했다. 성남시의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이 의원은 의장을 맡아 중앙에 앉아 있으며, A씨가 착석한 모습도 확인이 가능하다. 그는 2016년 2월과 6월 당시 성남시 부시장이 주재한 통합방위협의회에도 참석했다.

    '경과원' 비상임이사, 이재명이 임명… 李, 측근들도 활동한 바 있어

    또 A씨는 2018년 기무사 전역 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비상임이사로 활동했다. 

    이 의원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태형 변호사,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도 이곳에서 2019년 3월부터 2년간 경과원 비상임이사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숨진 참고인 A씨의 신용카드가 이른바 '바꿔치기 결제'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났다.

    수사당국은 A씨 명의의 신용카드가 바꿔치기 목적의 사전결제에 사용된 단서가 포착됐다고 전했다.

    A씨 카드로 금액에 제약받지 않고 결제한 후 취소하고 한도 규정을 피하기 위해 경기도 카드로 한도 안에서 나눠 결제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참고인 사망에도 지지자들 응원에 "고맙잖아"

    이 의원은 A씨 사망 사실이 처음 보도된 이후에도 별다른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 의원은 기사가 보도되고 자정을 넘긴 시각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팬덤인 '개딸(개혁의딸)'들과 소통했다.

    한 네티즌이 "이장님! 뉴스 댓글 걱정하지 말라잔아(잖아) 가좍(가족)들이 책임진다잔아(잖아)"라고 올린 글에 이 의원은 "고맙잔아(잖아) ♥"라고 답글을 올렸다.

    다른 지지자가 "언론들의 의도가 보이는 날조기사들. 너무 많이 나와서 화나는데 다들 열심히 정화하고 있어요! 좋은 거만 보게 해 드리고 싶어요. 혜경웅니(언니)도 걱정되고 잼파파가 보고 상처 받으실까 다들 걱정하는 밤이에요 사랑해요"라고 쓴 글을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리트윗(재전송)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또 한 지지자가 '계속 댓글 정화를 하겠다'고 하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기려면 동지들의 힘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호응했다.
  • ▲ 윤희숙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3월 경기 부천역에서 열린 윤석열 후보의 유세에서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 윤희숙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3월 경기 부천역에서 열린 윤석열 후보의 유세에서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윤희숙 "인간 존중, 사람에 대한 예의 찾아볼 수 없어"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이재명 의원을 향해 "인간 존중, 사람에 대한 예의라곤 찾아볼 수 없는 정치인"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윤 전 의원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본인 관련 수사 중 사람이 죽었는데 '무당의 나라?', 본인을 안 찍은 국민은 '무식해서?'"라며 이같이 적었다.

    윤 전 의원은 "자신과 관련한 법카 수사에서 참고인이 죽은 것에 대해 '무당의 나라냐, 나하고 무슨 상관이냐' 한다. 자신이 산하기관 임원으로 임명했던 이가 갑자기 죽었는데 참 잔인하다"라며 "불법적 연관이 있었는지는 수사를 통해 결국 밝혀지겠지만, 자신과 관련한 수사에서 사람이 죽었으면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는 것이 보통 사람의 인지상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지상정을 기대할 수 없는 이는 '비정상적'인 사람인데 그 '비정상적' 사람에게서 정상적인 판단과 리더십을 기대하는 것은 허황되기 짝이 없다. 독사 앞에 병아리를 놓고 잘 놀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남의 고통 전혀 모르는 잔인함"

    '법카 유용 의혹'과 관련해 숨진 참고인 사건에 대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고인의 죽음 앞에서 이 의원의 발언은 굉장히 부적절했다"며 "'전혀 관련이 없다'는 발언은 무책임한 태도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또 "비록 법카 유용 의혹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고인 앞에서 그런 말을 한 것은 '꼬리 자르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여러 사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보면 합리적 의심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황태순 정치평론가 역시 "이번 참고인의 죽음이 네 번째인데, 이 의원과 해당 사건 사이에 어마어마한 일들이 관여돼 있을 것 같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면서 "'나와 아무 관계도 없다'는 말은 어처구니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평론가는 "원희룡 장관의 부인이 정신과 전문의 강윤형 씨다. (그가) 과거 이 의원이 '소시오패스' 경향이 농후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남의 고통과 아픔을 전혀 모르는 이 의원의 모습을 보니 이같은 성향이 더 확실하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