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런 일 벌어졌는데 언급조차 없다"… 국민의힘, 이재명에 입장 촉구'예산안' 기자간담회 열고도 '김만배' 침묵… 성일종 "우리 사회에 공포감"
  •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 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을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침묵하자 국민의힘이 이 대표에게 견해를 밝힐 것을 촉구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장동은 이 대표가 직접 설계하고 실행한,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라고 자화자찬하던 사업이다. 그 사업의 키맨이 수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까지 했다"며 "이 대표와 관련된 사람 4명이 이미 세상을 등졌고, 또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도 이 대표는 아무런 언급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지난 14일 자신의 차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김씨가 흉기로 자해한 부위가 목과 가슴 부분이어서 경동맥과 폐 부위에 부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은 김씨의 측근인 이한성·최우향 씨와 인테리어업자 이모 씨 등이 대장동사업으로 얻은 이익 260억원 상당을 은닉한 혐의로 체포된 다음날이었다.

    김씨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의 대주주로, 사업을 위해 법조계와 정치권을 대상으로 한 청탁·로비를 담당해 이번 의혹의 '키맨'으로 불린다. 

    이에 따라 모든 이목은 대장동 의혹의 '총책임자'로 불리는 이 대표에게 쏠렸다. 이 대표는 그러나 현재까지 김씨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견해를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었지만, 이 자리에서도 김씨와 관련한 견해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국회를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국회를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이러한 행태를 두고 맹폭을 가하는 상황이다. 

    성 의장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대장동 불법 개발 의혹의 진실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 대표의 정확한 입장을 듣고 싶은 것"이라고 주문했다.

    성 의장은 그러면서 이 대표가 지난 13일 '민주주의가 질식해가고 우리 사회에 공포감이 젖어들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오히려 '부정부패로 민주주의가 질식해가고 대장동의 무서운 죽음들로 인한 공포가 우리 사회에 젖어들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무엇이 잘못됐는지, 최종 책임자였던 당시 시장으로서 입장을 밝혀 주길 바란다"고 요구한 성 의장은 "국민들은 진실이 무엇인지 알 권리가 있고, 물을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 대표는)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은 철저히 외면하면서 민생투어라는 이름의 방탄 투어로 지역을 돌며 마이크를 잡고 있다"며 "국민적 의혹과 질문에는 답변을 피하고,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더이상의 희생은 없어야 한다"며 "진술을 거부하는 자가 진실을 거부하는 자다. 대장동 설계자, 이 대표가 스스로 의혹을 해명하고 진실의 입을 열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한 수사를 받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개발1처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난 1월에도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한 이병철 씨가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지난 7월에는 이 대표의 아내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40대 남성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