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대학 서초동캠퍼스 이강숙홀에서 열린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대학 서초동캠퍼스 이강숙홀에서 열린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지금도 저는 달라진 게 없습니다. 콩쿠르를 우승했다고 실력이 더 느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계속 배우고 연습하겠습니다."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우승하며 2주도 채 되지 않은 짧은 기간 이어진 국내의 뜨거운 반응에 당사자인 임윤찬(18)은 "여테까지 피아노만 치면서 살아왔다. 앞으로도 달라지는 건 전혀 없다"며 겸손하게 답했다.

    임윤찬은 지난달 18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폐막한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베토벤 협주곡 3번과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을 연주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부상으로 10만 달러(1억2900만원)의 상금과 음반 녹음, 3년간의 매니지먼트 관리와 월드 투어의 기회를 갖는다.

    1962년 시작된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미국 포트워스에서 4년마다 열리는 북미 최고 권위의 피아노 경연대회다. 지난해 대회가 코로나로 미뤄지면서 올해 5년 만에 개최됐다. 직전 대회인 2017년 선우예권이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바 있다.

    임윤찬은 30일 서울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초캠퍼스 이강숙홀에서 열린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결선 연주 영상들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한 것에 대해 "콩쿠르 기간 유튜브, 구글 등 인터넷은 모두 지우고 지냈다. 솔직히 아직도 연주 영상을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 ▲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대학 서초동캠퍼스 이강숙홀에서 열린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스승인 손민수 한예종 교수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대학 서초동캠퍼스 이강숙홀에서 열린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스승인 손민수 한예종 교수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임윤찬은 콩쿠르 결선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선보였다. 이 곡은 2019년 우승한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결선 때 연주했었다. 3년 전에 비해 더 깊어졌다는 기자의 질문에 "큰 무대에서 어떤 곡을 하면 제일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 있지만 항상 똑같은 마음으로 연주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독서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데미안이나 법정 스님의 책도 읽었지만 계속 읽게 되는 책은 단테의 '신곡'이다. 2020년 리스트의 '순례의 해: 이탈리아'를 연주했고 마지막 곡이 '단테 소나타'다. 출판사별로 구해 유일하게 거의 전체를 외다시피 읽었다"고 말했다.

    임윤찬은 2019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는 최연소 1위와 함께 청중상, 박성용영재특별상을 수상하며 국내외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영재로 입학했으며, 2017년부터 피아니스트 손민수를 사사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임윤찬이 12살 때부터 가르쳐온 스승이자 멘토인 손민수 한예종 교수도 함께 했다. 손 교수는 "큰 관심을 가져주셔서 클래식을 하는 한 음악가로서 긍지를 느낀다. 음악의 순수함이 통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과 음악으로 소통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감사한 마음뿐이다"고 전했다.
  • ▲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대학 서초동캠퍼스 이강숙홀에서 열린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스승인 손민수 한예종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정상윤 기자
    ▲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대학 서초동캠퍼스 이강숙홀에서 열린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스승인 손민수 한예종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정상윤 기자
    이어 "처음 만났을 때 이렇게 많은 음악의 힘을 보여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매주 저에게 곡을 들고 와 음악에만 몰두하고 늘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싶어했다. 음악의 힘이라는 것이 결국은 조그만 연습실 안에서 단련과 절제를 통해 이뤄졌다는 것에 놀랍고 대단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여주기도 했다. 임윤찬은 "선생님은 제 인생의 모든 것에 영향을 주셨다. 레슨에서 피아노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옛날 예술가들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갔는지,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주셨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손 교수는 "윤찬이가 산에 들어가 피아노만 치며 살고 싶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론 피아노 안에서 도사가 돼 있는 것 같다"며 "윤찬의 음악을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배려하는 마음으로 해나간다면 걱정할 게 없다. 끝까지 음악적인 지조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임윤찬은 7월 미국 아스펜 지역을 시작으로 북미 연주 투어에 나선다. 8월 10일 '바흐 플러스' 콘서트, 20일 롯데콘서트홀 '클래식 레볼루션'에 참여해 KBS교향악단과 협연을 앞두고 있다. 12월 10일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콩쿠르 우승 기념 독주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