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악성 뇌종양 투병 끝에 별세…빈소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 ▲ 2022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 연극 '햄릿'에서 앙상블로 출연한 故 윤석화 배우.ⓒ신시컴퍼니
    ▲ 2022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 연극 '햄릿'에서 앙상블로 출연한 故 윤석화 배우.ⓒ신시컴퍼니
    '1세대 연극 스타' 배우 윤석화가 악성 뇌종양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69세.

    윤석화는 18일 오후 한 차례 고비를 넘기며 상태가 호전되는 듯 보였지만 19일 오전 9시 53분께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가족과 측근들이 보는 가운데 별세했다. 자녀들은 영국에 거주하다 윤석화의 증세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고 최근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2022년 7월 13일~8월 1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 연극 '햄릿'에 출연했으며, 그해 10월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이후 2023년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연극 '토카타'에 5분간 우정 출연했고, 이 무대는 그의 유작이 됐다.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난 윤석화는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이화·금란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미국 하와이대학교 디자인학과를 중퇴한 뒤 뉴욕대학교 드라마·공연예술학과를 수료했다.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했으며, 이후 연극 '신의 아그네스'·'마스터 클래스'·'딸에게 보내는 편지', 뮤지컬 '명성황후'·'아가씨와 건달들', 영화 '레테의 연가'·'봄눈'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 ▲ 2019년 6월 16일 오후 서울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열린 '딸에게 보내는 편지' 제작발표회 현장.ⓒ돌꽃컴퍼니
    ▲ 2019년 6월 16일 오후 서울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열린 '딸에게 보내는 편지' 제작발표회 현장.ⓒ돌꽃컴퍼니
    "어떤 상황에서도 제겐 공연이 최우선이었다. 연극을 하겠다는 저를 집안에서 많이 반대했지만, 그 반대를 무릅쓰고 스스로 선택한 길이었기에 더 열심히 해야 했고, 제겐 오직 이 길뿐이었다." 고인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작품은 1982년 실험극장에서 초연된 연극 '신의 아그네스'다. 주인공 아그네스 역을 맡은 윤석화는 청순하면서도 폭발적인 연기를 펼쳤으며, 이 작품은 연일 매진을 기록했다.

    "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 등 아이스크림과 "하늘에서 별을 따다, 하늘에서 달을 따다 두 손에 담아 드려요"의 오란씨 등 유명 광고 노래를 불렀다. 커피 CF에 직접 출연해 "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여자예요"라는 광고 대사를 유행시키며 대중적인 스타로 사랑받기도 했다.

    1995년 자신의 이름 석화(石花)를 딴 '돌꽃컴퍼니'를 세우고 만화 영화 '홍길동'을 제작했다. 1999년에는 경영난을 겪고 있던 공연예술계 월간지 '객석'을 인수해 발행인으로 활동하며 공연 문화의 저변 확대에 힘썼다. 2002년 건축가 장윤규와 함께 서울 대학로에 소극장 '정미소'를 열어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연극 무대를 꾸준히 선보였다.

    2000년에는 제작과 연출로도 활약했다.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를 연출했으며, 제작에 참여한 '톱 해트'는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상을 받았다. 2011년에는 연극 '여행의 끝'을 공동제작해 영국 웨스트엔드 최초의 한국인 공연제작자로 이름을 남겼다.
  • ▲ 2022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 연극 '햄릿'에서 앙상블로 출연한 故 윤석화 배우.ⓒ신시컴퍼니
    ▲ 2022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 연극 '햄릿'에서 앙상블로 출연한 故 윤석화 배우.ⓒ신시컴퍼니
    1994년 결혼한 고인은 2003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아들과 딸을 입양하는 등 입양문화 개선에도 앞장서 왔으며, 이에 2005년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백상예술대상 여자연기상을 네 차례 받았고 동아연극상, 서울연극제, 이해랑 연극상 등을 수상했다.

    2016년 이해랑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올린 연극 '햄릿'에서 햄릿의 실수로 아버지가 죽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물에 빠져 죽는 비운의 여인 '오필리어' 역을 60살의 나이로 연기했다. 2022년에는 박정자·손숙·손봉숙 등 원로 배우들과 함께 앙상블로 출연해 마지막까지 연기의 불꽃을 태웠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남편 김석기 전 중앙종합금융 대표, 아들과 딸이 있다. 연극인장 진행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