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민주당"이라더니 경제 위기 우려↑환율 1500원 위협하는데 대책도, 논평도 無與 공식 회의서도 내란 프레임에만 화력 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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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경제는 민주당"이라고 자신하던 더불어민주당이 조용하다. 고환율·고물가에 부동산 가격 폭등까지 겹치며 한국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지만, 대책 마련에 팔을 걷어붙이기 보다는 '내란 프레임'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집권당의 모습에 정치권에서는 "불안에 떠는 국민의 민생에는 안중에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대한 이야기로 회의를 시작했다. 그는 대법원이 자체적으로 내란전담재판부 기준 마련 착수에 나선 데 대해 "진작에 하지 그랬나. 조희대 사법부스럽다"며 '사법부 때리기'를 멈추지 않았다.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언급하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사법부를 향해 윤 전 대통령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에 대한 신속 재판을 요구하며 "공명정대한 판결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압박했다.불과 지난달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언한 이재명 정부 기조에 발맞춰 자본시장에 우호적인 정책과 발언을 쏟아내며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어 회의장 내 '경제 상황판'을 설치해 실시간으로 코스피 지수를 다함께 확인하며 경제 분야에서 민주당의 역할을 부각하는 데 힘썼다.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은 경제 현실을 외면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75.5원으로 주간 거래를 시작하며 1480원대를 위협하는 상황이 됐다.지난 17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8개월 만에 장중 1480원선을 넘어섰고, 국민이 원화로 달러 현찰을 살 때 가격은 1500원을 웃돌고 있다. 실질 원화 가치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을 비롯해 IMF 외환위기 당시와도 근접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환율이 고공 행진하면서 경제계는 외환 위기 재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또 고환율로 인한 실물경제 위기 직면 가능성을 언급하며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정부는 연기금 투입 등으로 진화에 나섰지만, 그 사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손 털기 가속으로 외화 수급 불균형은 더욱 심화됐다. 이에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는 4000대를 내주기도 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여기에 민주당 내 대표적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론자인 진성준 민주당 의원의 금투세 재도입 주장으로 시장 불안감은 더해지고 있다.진 의원은 전날 BBS 라디오에서 "금투세가 도입되면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기 위한 별도의 기준이 필요 없어진다"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상법 개정 등으로 주가가 오른 만큼 이제는 시행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주장했다.이와 함께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오며 국민의 주거 불안정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마저도 손을 놓고 있는 모습이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4개월여 만에 세 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며 변동성을 키웠다. 특히 10·15 대책으로 우려가 커지자 정부와 여당은 공급 확대를 약속했다.민주당은 성난 여론을 잠재우고자 '주택시장 안정화 태스크포스(TF)'를 꾸렸지만, 지난 10월 31일 첫 회의 후 한 달 반이 넘도록 추가 회의를 이어가지 않고 있다.정부와 여당이 공언한 '연내 수도권 135만호 주택 공급계획'도 구체적인 로드맵을 확정하지 못했다. 다만 오는 21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수도권 주택 공급 대책에 대한 논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당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하자 작심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지난 4월 17일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긴급 경제상황점검회의에서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는 상황을 보고 고물가 문제뿐 아니라 국가 경제 전반에 상당한 위기가 현실화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1400원이 위기의 현실화였다면 1500원 돌파를 앞둔 지금 상황은 국가 경제의 붕괴 직전"이라고 날을 세웠다.아울러 지난 2월 5일에도 "환율 폭등으로 전 국민의 재산 7%가 날아갔다"고 비판했다.반면 더 높은 환율을 기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민주당은 환율 관련 당 공식 논평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환율 대책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원내에서 고환율 대책을 논의한 것은 없다"면서 "정부와 당 차원에서 그와 관련된 대책을 많이 논의하고 있다"고 답할 뿐이다.이에 대해 야권은 '내로남불'이라며 경제 위기를 방관하고 있는 민주당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불안에 떠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민생법안이라고 주장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같은 사법부 길들이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경제 위기가 심화되기 전에 더 적극적인 관리와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