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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명 칼럼] '통합형 언론자율규제 기구는 위험'하다는 윤석열이 옳다

사실상 '언론강제규제기구'… 언론사 옥죄고 길들이겠다는 전체주의적 발상

박한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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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2-14 14:54 수정 2022-02-14 15:35

▲ 지난해 9월 2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언론단체장들. ⓒ강민석 기자

대선 후보들의 2차 TV토론이 끝난 후 친문·친민주당 매체들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언론관을 비판하고 나왔다. 윤 후보가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꾸는 문제에 대해선 침묵하고 소위 ‘통합형 언론자율규제 기구’에 대해선 반대해서라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윤 후보는 “자율 규제는 쉽지 않고 위험하다”고 말했다. 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신문협회·한국여기자협회·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7개 단체가 징벌적손해배상제가 골자인 언론중재법 개정안 대안으로 언론자율규제 기구를 만드는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확인해준 것이다. 윤 후보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자율 규제를 한다고 하는데 그 내용이 뭔지 모르겠지만 내가 볼 땐 올바른 길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들은 또 징벌적손해배상제를 반대했던 윤 후보가 ‘언론사 파산’ 주장을 한 것은 모순이라는 식의 비판도 쏟아냈다.

필자는 그러한 비판 일부는 일리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들 주장에서 한 가지 반드시 짚어야 할 사안이 있다. ‘통합형 언론자율규제 기구’를 반대하는 것이 과연 이들 주장대로 ‘천박한 언론관’을 드러내는 것이며 ‘언론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이걸 따지려면 우선 통합형 언론자율규제 기구가 뭔지 알아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정확한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기구다. 다만 분명한 것은 언론노조 등 7개 단체가 이 기구를 만들겠다고 기자회견 등 구체적인 행동에 나선 때가 2021년 9월이었고 이즈음 언론계는 언론 징벌적 손해배상에 관한 논쟁과 논란이 한창 뜨거울 때였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선일보가 조국 전 장관 딸을 연상시키는 사진으로 성매매 기사에 활용했다 곤욕을 치렀던 일도 언론중재법 개정안으로 시끄러운 정국 때였다. 조국 전 장관은 이 일로 국회에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서둘러달라고 채근하기도 했다.

그러나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언론계 친여세력조차 반대의견이 많았는데, 왜냐하면 그러한 제도로 인한 피해가 자신들이 미워하는, 예컨대 조선일보와 같은 적대언론에게만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권이 교체되면 한겨레나 경향신문 오마이뉴스와 같은 친여 언론들도 제2의 조국 보도를 하다 얼마든지 날벼락을 맞을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이 대안으로 낸 것이 바로 ‘통합형 언론자율규제 기구’라는 것이다.

한겨레 보도에 의하면 이들은 ‘강력하고 실효적인 자율규제 체제’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설립하려는 이 ‘통합형 언론자율규제기구’엔 포털 등 플랫폼 사업자와 유료방송 사업자 등도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또 △개별 언론사에 맡겼던 인터넷 기사에 대한 팩트체크 등을 통해 심의·평가해 이용자에게 제시하는 한편 해당 언론사에 알리고, △허위 정보를 담거나 언론 윤리를 위반한 기사의 열람차단을 해당 언론사에 청구하며 필요할 경우 실효성 있는 제재를 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피해자가 언론중재위나 법원에 가기 전 신속하게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방안도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통합형 언론자율규제 기구’는 전체주의 방식에 가까운 ‘통합형 언론강제규제 기구’


이 기구의 규제에 따라 제재 대상 언론사의 기사 영향력을 떨어뜨리고 수익을 낮추는 포털 노출 불이익을 주고 제재 내용을 지면이나 인터넷에 상세히 게재하도록 하는 방안과 함께 자율규제를 잘 따르는 언론사에는 공기업, 정부, 지자체 광고 배정에서 우대하는 방식과 같은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강력한 신상필벌도 고려되는 모양이다.

그럴싸하게 포장했지만 지금까지의 내용으로 봐선 결국은 ‘통합형 언론자율규제기구’라는 빅브라더를 하나 만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 기구가 개별 언론사 편집권을 일정 부분 빼앗아 자신들이 갖고 편집에 개입, 간섭해 제재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시 얘기해 언론노조 등이 자기들 영향력 밖에 있는 다수 언론사와 방송, 포털까지 ‘언론자율규제’라는 명분으로 끌어들여 통합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지극히 전체주의적이고 독재적인 발상이다. 포털 노출과 정부 광고 등으로 언론사 줄을 세우는 강압식의 자율기구는 이미 자율기구가 아닌 것이다.

언론계에는 이미 한국신문윤리위원회나 인터넷신문위원회와 같은 자율규제기구가 있다. 진심으로 자율기구를 원했다면 기존의 이 기구들을 제도 보강해 활용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왜 뜬금없이 ‘통합형 언론자율규제 기구’를 새로 만들자고 할까. 우선 인적 구성 등에서 기존의 기구들을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현실적 문제 때문이 아닌가 싶다. 쉽게 얘기해 자신들 편으로만 진용을 짠 새로운 기구여야만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자율기구라는 명분을 강조해 실질적인 ‘강압규제기구’ 성격을 숨기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미 앞에서 지적했듯 언론노조 등이 추진하는 ‘통합형 언론자율규제 기구’는 보도 내용대로라면 실제로는 ‘통합형 언론강제규제 기구’에 다름 아니다. 조국 사태로 언론보도에 친여세력의 불만이 높은데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내편은 보호 네 편은 타격) 실효성은 떨어지고 세계 언론과 지성인들의 비판만 들으니 이걸 피해가기 위해 새로운 기구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짐작이다.

결론적으로 윤 후보가 “자율 규제는 쉽지 않고 위험하다” “한국기자협회에서 자율 규제를 한다고 하는데 그 내용이 뭔지 모르겠지만 내가 볼 땐 올바른 길이 아니다”고 진단한 것은 필자가 볼 때 틀린 말이 아니다. 언론노조 등이 주도하는 ‘통합형 언론자율규제 기구’는 그들이 밝힌 내용상 그간 자율적으로 이뤄지던 언론규제를 오히려 국민과 세계인의 눈을 속이고 빅브라더를 탄생시켜 언론을 줄 세우고 특정 진영의 말을 잘 듣도록 숨통을 더 강하게 죄고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만약 언론노조 등 친여세력이 주도하지만 좌우 여야가 골고루 참여해 합의한 기구로 출범시킨다면 필자의 분석이 틀렸다고 깨끗하게 인정하겠다. 지켜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아무리 명분이 그럴듯해도 고유한 개별 언론사의 편집권을 (사실상) 빼앗아 하는 집단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 필자는 ‘통합형 언론자율규제 기구’에 분명히 반대한다. ‘언론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핑계에 불과하다. 그들이 하고자 하는 방식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전체주의이고 유사 공산주의에 가깝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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