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감사 중 공개 발언 잇따르며 갈등 확산한동훈 "같은 진영서 노골적 공격 처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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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의 '한동훈 전 대표 당원 게시판(당게) 논란' 징계 여부가 당내 갈등의 중대 분수령으로 부상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당 기조 변화를 예고했지만, 당 인사들의 관련 발언이 이어지면서 당게 논란은 계파 갈등 이슈로 확대되고 있다.장 대표가 임명한 이호선 당 당무감사위원장은 22일 자신의 블로그에 "가면을 쓴 그의 변신은 상당한 정도까지 가능하지만 결코 완전할 수 없다"는 글을 게시했다. 엘리아스 카네티의 저서 '군중과 권력'을 인용한 이 글은 당게 논란과 관련된 한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이 원장은 "가면을 쓴 사람은 자신의 본모습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지만 그의 임무는 가면 쓰고 분장하는 것"이라며 "그는 가면에 무슨 일이 생길까 두려워 항상 수심에 싸여 있다. 가면은 그 자체가 쓰고 변신한 자의 외부에서 그가 관리해야 하는 무기이자 도구"라고 적었다.당무감사위원장이 조사 대상과 관련해 비유와 인용을 동원한 발언을 공개적으로 내놓으면서 당내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장 대표는 최근 공식석상에서 당의 기조 변화를 잇달아 언급해 왔다. 당내 결집을 강조한 장 대표는 지난 19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충북도당 당원교육에서 "이제 변해야 할 시점"이라며 변화를 약속했다.최근 당원 수가 21만여 명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 것을 내부 결집이 성과로 보고,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외연 확장 시점이 도래했다고 보고 있다.그러나 이런 '변화' 메시지와 달리, 당게 논란을 둘러싼 당 인사들의 공개 발언이 이어지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무감사위원회의 조사와 별개로 상징적 표현과 직설적 발언이 이어지며 논란이 정치적 쟁점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현재 당무감사위원회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당게 논란을 조사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 절차가 개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징계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발언이 잇따르자 사안을 둘러싼 긴장감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여상원 전 윤리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더인터뷰'에서 "사실이 아니거나 옳지 않다면 반박하고 비판하는 것이 맞지 당내 사법 절차에 맡기는 것은 옳지 않다"며 "당을 자꾸 분열시켜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한 전 대표도 공개 행보를 통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전날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민주당과 싸우는 저와 싸워서 정치적 탈출구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며 장 대표를 겨냥했다.그는 "같은 진영 안에서의 공격은 늘 있었지만, 이렇게 당직을 걸고 당의 권한을 이용해 당내 인사를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처음 보는 현상"이라며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그 잘못을 바로잡을 줄 아는 것도 용기"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장 대표 체제에서 임명된 박민영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은 "내가 하면 직언. 남이 하면 내부 총질"이라며 "한동훈처럼 살면 인생 참 편할 듯"이라고 맞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