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 버리고 '팬덤' 찾아간 친한계 의원들"제명된 전임 대표 뒤꽁무니 쫓아" 비판도張 '유능한 야당', 내부 총질에 발목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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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동훈 전 대표 토크콘서트에 참석하며 인사를 나누는 모습.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부의 입법 폭주를 막겠다며 국회 앞에 천막을 친 지 두 달이 지났으나 정작 현장을 지켜야 할 일부 의원들의 시선은 민생이 아닌 '한동훈의 콘서트장'으로 향했다.국민의힘이 '8대 악법 저지'를 내걸고 릴레이 농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한동훈 제명' 여파로 불거진 당내 내홍이 투쟁의 본질을 집어삼키는 모양새다.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9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정부의 실정을 공격해야 할 황금 같은 시간에 당에서 제명된 전임 대표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는 것이 공당의 국회의원이 할 일이냐"며 친한(친한동훈)계의 행보에 일침을 가했다.국민의힘이 지난해 12월 10일 여당의 독주를 막고 8대 악법을 반드시 저지하겠다며 시작한 '릴레이 천막농성'은 이날 62일째를 맞았다. 당 지도부는 하루 4개 조, 조당 4~5명의 의원이 2시간씩 교대로 자리를 지키며 대여 투쟁의 불씨를 살리겠다는 방침이다.하지만 '8대 악법 저지'라는 현수막 아래에서 정작 국민에게 닿아야 할 민생 경제 현안은 실종된 지 오래다. 이 배후에는 '한동훈 제명' 여파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 일각의 견해다.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입법 폭주를 거듭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국민의힘의 시계는 오직 '내부 권력 투쟁'에만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친한계 한지아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숙청 정치는 계속 된다"며 "원칙은 죄가 되고 침묵만이 미덕이 되는 정치. 불편한 말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숙청된다면 그 정치가 지키는 것은 가치가 아니라 권력"이라고 적었다.이는 '당원게시판(당게) 사건'으로 한 전 대표 제명을 결정한 장동혁 지도부를 겨냥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당게 사건은 한 전 대표가 당게에 자신과 가족 명의로 익명의 비방글을 쓴 의혹이다.앞서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30일 한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고 보고 조사 결과를 윤리위원회에 넘겼다. 윤리위원회는 지난달 13일 한 전 대표에 대해 제명을 결정했고, 같은 달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됐다.한 전 대표는 전날 서울 모처에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제명 열흘만의 공개 행보다. 김건·김성원·배현진·한지아·진종오·정성국·안상훈·박정훈·고동진·김예지·유용원·우재준 등 친한계 의원 10여 명도 한 전 대표 토크콘서트 현장으로 달려갔다.이들의 행보를 바라보는 당 내 일각에서는 곱지 않게 바라보고 있다. 국민의 삶을 담보로 한 '8대 악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려 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이들은 투사가 아닌 '팬클럽 회원'의 길을 선택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지난달 27일 국회 앞에서 통일교 및 공천 뇌물 등에 대한 특검을 촉구하며 천막 농성을 하고 있는 모습. ⓒ이종현 기자
특히 6·3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장동혁 대표가 공언한 '유능한 경제 야당'의 깃발이 친한계의 집단적 '정치 가출'에 가로막혀 표류하면서 보수·우파 진영 내부에서는 "이대로 가다간 지방 권력을 통째로 헌납할 것"이라는 궤멸적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이에 대해 영남권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적인 효능감이 있어야 되는데 그 어느 쪽에도 다 도움이 안 된다"면서 "대부분 의원이 '왜 총선 앞두고 분열하냐' 이런 목소리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장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유능한 경제 야당'을 내걸었다. 민심을 잃었던 과거를 반성하고, 정책과 대안으로 승부하는 '실무형 야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였다. 실제로 장 대표는 단식투쟁에 이어 천막농성을 벌이며 당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하지만 지도부의 이러한 노력은 번번이 '내부 소음'에 묻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한계가 '한동훈 제명의 정당성'을 따지며 판을 흔들면 민생 법안 논의가 뒤로 밀린다는 것이다. 장 대표의 정부 실책 비판도 이들의 '지도부 책임론' 주장에 동력이 꺾이는 모습이다.당 안팎에서는 친한계의 행보를 전형적인 '발목 잡기'라는 비판도 나왔다. 결국 여당인 민주당 입장에서는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란 것이다.박민영 국민의힘 미디어 대변인은 "(친한계는) 당의 일원이 아니라 한동훈의 팬클럽 일원으로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있다고 스스로 인증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으로서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우리 당 소속이면 대여 투쟁 메시지를 내고 단결한 목소리를 내야 되는 상황인데 한동훈 콘서트에 간다는 것 자체가 이건 반당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장 대표가 추진하려는 '시스템 정당'의 비전이 일부 세력의 '인물 중심 팬덤 정치'에 가로막혀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시각도 있다. 문제는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 단위 평가다. 여당은 이미 청와대 정무라인 참모들을 대거 투입하며 '정권 안정론'을 확산시키고 있다.반면 국민의힘은 내홍에 매몰됐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장동혁 대표의 '유능한 경제 야당' 모델이 제대로 작동할 때 보수·우파는 재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시계는 이제 한동훈의 시간이 아닌 '국민의 시간'으로 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그는 "이제 선거 체제로 빨리 준비해야 한다"며 "이제는 국민 속으로 다시 들어가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만약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한다면 그것은 외부의 공격 때문이 아니라 '내부의 분열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동훈이라는 개인의 정치적 야심을 위해 당의 공적 시스템을 마비시킨 세력이 그 책임을 온전히 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이와 관련해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선거는 구도, 인물, 이슈 3대 요소로 진행이 되는데 장 대표의 체제가 정면 돌파를 선언했기에 이 모든 상황을 안고 가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도 "친한계도 공당의 일원으로서 왜 책무를 다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어떠한 결과와 상황이 도래하느냐에 따라 책임론의 귀책 사유가 결정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